일단 10년 2월 군번이고 작년 11월에 전역했습니다.
그럼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좀 소설처럼 할게요
그 길것같던 군생활도 꺾이고 어느덧 내가 중대에서 당직근무를 서고 얼마 안되서였다.
우리부대는 병사 200명이 될까말까하는 작은 대대였다. 뭐 다른부대는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우리는 군단직할부대인데 대대하나가 똑 떨어져 나와서 존재해 있는 부대였다.
탄약고 근무를 서면 탄약고만 가는게 아니라 위병소 근무서는 애들고 함께 부대를 한바퀴 돌면서
투입하고 복귀할때도 그 경로를 따라 교대해서 한바퀴를 돌았다. 원랜 동초라고 한바퀴 도는 근무자를 따로 두긴했는데 그러면 너무 근무자가 많아져서 여러사람이 고충이므로 초소근무서는 근무자가 투입 복귀 겸 동초 근무까지 합쳤다.
내 이등병때 들은 얘기가 있었다. 뭐 나야 직접 안겪어서 모르겠다. 나의 분대 선임이자 사수가 나에게 재밌는 얘기를 요구했지만 개드립치면 혼날까봐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가 답답해서인지 무서운 얘기랍시고 썰을 풀기 시작했다. 뭐 자기도 들은거란다. 근데 대대원 200명이 다아는 얘기다. 왜냐면 후반기 교육을 받을때 우릴 가르치던 간부가 우리부대출신이므로 대부분이 후반기 교육을 거쳐오는 우리부대 특성상 그 간부에게 듣고오는 경우는 허다하지만 나는 몰랐던 이야기다. 내용은 이렇다
막사가 크게 ㅡ자형으로 있고 2층에 한층에 중대 두개씩 해서 총 네개의 중대가 있는데 우린 2중대라 2층에 오른쪽이었는데 막사 왼쪽에 밖에 사격장 가면 있을법한 야외화장실이 있었단다.
"무슨 건물 물이 있었다는 듯이 콘크리트바닥만이 남아있지 않습니까?" 내가 물었더니
"어 거기 그래." 사수가 답했다
"거기가 원래 화장실인데 옛날에 거기서 한명이 자살했대. 그런데 밤에 당직 순찰 도는거 알지?"
"예 알고있습니다"
"근데 그때 XX중사(후반기교육의 그 간부)가 그 날 순찰도는데 그 밤에 화장실로 들어가는걸 봤대"
"그 자살한 사람입니까?"
"그건 나도 모르고, 들어봐. 그래서 그 간부가 갔는데 아무도 없길래. 문을 하나씩 열어봤어. 그래도 아무도 없었대. 근데 분명 옆에 병사도 한명 같이있었는데 걔는 잘 못 봤대. 그래서 하도 이상해서 몇번 화장실 둘러보다가 자기가 잘못본줄알고 에 가자 하고 당직실로 돌아와서 근무를 마쳤대. 근데 다음날 아침 거기에 자살한애가 있었다는 거지."
"아 정말입니까?"
"어 그렇대"
이렇게 나와 사수의 대화는 몇마디 더 주고 받고 끝나게 되었다.
거의 1년이 지난후에 난 중대에서 당직을 스게 되었고.
졸려오던 참에 전화가 와서
"통신보안.2중대 당직부관 병장 XXX입니다."
"순찰가자"
"예.내려가겠습니다. 충성"
원래 당직근무자가 게으르면 순찰 가끔 생까는데 그날은 하사가 근무자라서 자기도 눈치보느라 순찰을 가게되었다. 후레쉬랑 정확히 이름모를 자명종같은 시계하나 들고 그 하사랑 순찰도는데 . 서로 졸려서 좀 멍하니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첫번째로 탄약고 가서 간단히 수하를 하고 특이사항 없냐고 물은뒤에 부대를 한바퀴 쭉 돌고 마지막 . 그 이등병때 들었던 화장실터에 이르게 되었다. 근데 거긴 나 복무중에 다시 조그만한 두칸짜리 화장실을 만들었어. 흉흉해서 부수긴했지만 필요하긴 필요하니까. 다시 짓게 된거지. 근데 내가 멍하긴 했지만 장구류를 찬 병사로 보이는 사람이 화장실로 들어가는걸 봤어
"XX 하사님. 방금 저기.."
"어 나도 봤어. 넌 밖에서 보고있어라"
근처에 위병소가 있어서 위병근무자가 화장실이 급해서 왔나보다 생각했어
원래 근무중에 그러면 안되니까.. 그 하사는 덮치려고 반대쪽 문으로 나올까봐 날 밖에서 지켜보라한거지
'아 저새끼 누군지 모르겠지만 타이밍 존나 구리네. 좆됐다' 이렇게 생각했지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그 하사가 문을 하나씩 열어보는 소리가 나고 터벅터벅.. 몇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얼만 안됬겠지 두칸짜리 화장실이니까
병사와 함께나올줄알았던 하사가 걸어나오네 혼자
"??"
"야 너 나간거 못봤어?"
"아무도 안나왔습니다"
"너 임마 같은 병사라고 봐주는거 아니야?"
"정말 아무도 안나왔습니다."
"아 씨 머지?"
나도 이상한 기분을 감추지 못한채 당직실로 복귀 했어. 그리고 그 하사는 위병소와 탄약고에 전화해서 혹시 니들 중에 방금 화장실간놈 없냐고 물었어. 근데 진짜 갔어도 갔겠다 하겠어? 모두가 안갔다고 하고 생각해보니까 위병소 근처에 진지공사때 만든 소변통?이 있어서 급하면 거기서볼일을 보는게 더 타당하다고 위병근무자가 따지니까. 그 하사도 수긍을 했지. 그러면서 그 하사는 억울해서 나에게 "너도 봤지 않냐?"라 묻는거야.
난 근데 좀 멍하면서 걸어서 누가 들어간것 같단 느낌만 받았지 확실히는 못봤거든.
"예 보긴 본것같습니다."
"아 잘못봤나?.. 아 몰라 넌 올라가봐라."하고 난 경례한 후에
중대 행정반으로 돌아와서 라면을 먹었지. 그리고 곧 동이 터와서 충혈된 눈으로 점호를 받고
9시쯤 근무교대를 한후에 샤워하고 이제 생활관에 누워 근무자취침을 하려는 순간. 후임들이 와서 날 막 불렀어. 그 화장실에 사람이 죽어있다고.
"???"
"뭐?"
후임이 하는 얘기가. 취사병들은 아침을 지어야 하기때문에 점호를 안받는데 그중에 한명이 새벽에 가서 목을 맸다고. 근데 취사병 나갈 시간이 내가 순찰 돌던 그 타이밍이랑 얼추 맞았던거야. 근데 취사병은 활동복으로 다니는데 그 하사랑 나랑 본건. 장구류를 찬 근무자 복장. 나도 얼핏보긴했지만 어둠속에서도 전투복이란 느낌을 받았거든. 근데 난 이걸 얘기하기도 무섭고. 얘기했다간 잠못자고 어디 끌려가서 진술해야될것같아서 후임들을 내보낸뒤에 잤어.
근데 오후에 일어나고 보니까. 일이 상당히 진행이 되있더라구. 그 같이 근무섰던 하사는 중대장한테 보고를 했는데 중대장은 그게 말이 될것같냐고. 너가 본건 근무자라면서. 그리고 죽은시간이랑 좀 아슬하게 안맞다고. 이거 진술하면 귀신본거 밖에 더 되냐고. 하사도 혹시 몰라서 중대장님한테 말한거라고 말했지.
그래서 그 대화는 거기서 일단락되고 . 그 취사병의 유서가 발견되고 어느정도 상급부대 방문이 이어진후 부대는다시 원상태로 돌아왔지.
근데 나중에 그 하사가 나에게 와서 하는말이 "야 너는 우리가 본게 뭐라 생각하냐"
"저도 잘모르겠습니다. 이상하단 거정도밖에 모르겠습니다." 같이 담배피면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지
근데 여전히 의문이 드는건. 근무자 복장에 그 사람형체는 왜 취사병이 죽기전에 우리에게 보였는지. 우리가 본게 정말 근무자였는지 . 뭔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지금은 괜찮은데 그당시에 이 생각땜에 난 중대에 얘기해서 당직근무를 빼달라구 했었다.
여기까지입니다. 한 80프로 정도는 팩트구요 좀 재미나라구 뻥좀 넣었어요.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