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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눈팅만 하고 있는데 오늘 인턴 보자니 개그가 반이고 짜증이 반이라 약간 반말투로 쓰겠습니다.
(이하 이름 및 지역같은건 다 가명입니다.)
내가 도서관은 아닌데 어디 연구실에서 자료관리하고 있어.
사람 공백기간이 생겨서 정리가 쭉 안되다가 이제는 좀 정리되어서 그나마 좀 되는데, 그래도 아직 멀었어.
정리할거도 많고, 일할거도 많지만 정리 좀 되면 나름 뿌듯하고 해.
그런데. 마침 다른부서에서 자기네 부서에 온 인턴을 밑으로 보낸다데? 그래서 왔어.
뭐. 처음 온거기도 해서 간단한거 시켰어. 쌓인 책들 나르기,책꽂이에 책 꽂기.
그것도 근무시간 8시간 중에(점심시간 빼고) 한 5시간하기로 약속하고 그래도 3~4시간 시켰어.
근데 이 형 하는말
'이야...인턴이 이렇게 빡샌줄 몰랐는데요'
인턴 생긴거 말해줄께.
인턴이 생긴건 좀 준수해. 옛날에 '퀴즈가 좋다' 진행한 임성훈 아나운서 있잖아. 그분이 좀 젊으면 그렇게 될 거 같에.
아니...뭐랄까... 마스터 이처럼 키도 크고 병...아니다. 그냥 닮았어. (마스터 임이라 부를께.)
뭐랄까. 일하자면 할 수 있는데 이놈이 일 ㅈㄴ 안하는거같다. 라는게 느껴지더라고.
하여간 마스터 임이 자기는 이런 일 못해봐서 힘들다, 인턴일이 원래 이렇게 힘들진 않잖냐.
다른애들은 다 놀고있는데 나만 ㅈㄴ 일하는거 같아 짜증난다. 하고 나한테 하소연하라고.나이레벨 32먹고.
나는 그 일 죙일하는데... 뭐.
그래도 좀 해주세요 하고 실실거리면서 회복도 해주고 일도 거들어주고 했어.
근데 어느날 갑자기 최후의 전사를 찍더만 자기 불만을 ㅈㄴ 속사포 처럼 달려들었어.
뭐. 그 하소연은 위에서 한거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제일 기가찬거 하나만 적을께.
나 여기 일하러 온게 아니라 자기개발 하러 온 거에요.
아. 이거때문에 나 아드레날린이 솟으면서 왠지 타오르는 고통이 일어나데.
그래서 '네. 그럼 집에가서 자기개발 하세요' 하고 학교측, 과장님 둘 다 말하고 보내버리도록 했거든.
'와! 싱난다!' 하고 놀고 있는데 마스터임 다음날 다시 등장. 아놔 부활 ㅈㄴ빨라 학교서 오라고 했다네.
(지금에야 안거지만 이거 그 마스터 임 학과 교수가 자기 실적 올리려고 학생취업상담처를 쪼았더라고,
인사담당과장님도 어찌 해보려고 했는데 그분이 연구소랑 이리저리 아는 사인가보더라고...)
하여간 울며불며 그냥 이 애 데리고 일 해야지 어쩌겠어.
그러고 첫 상담
-뭐가 부족해요
마스터 임 - 시간 좀 더 줘요. 자기개발 하게. 그리고 일도 힘들어요.
야. 나는...근처에 있는 직원식당에서 식칼들고와서 던지고 싶었는데 참고 이렇게 협의봤어.
-하루에 일은 4시간, 오전에 쭉 쉬고 점심시간 후 30분, 퇴근전 30분엔 무조건 일 마친다.
지도 ㅇㅇ 나도 ㅅㅂ ㅇㅇ 해서 결국 어떻게 일 시키기로 했어.
'뭐든지 시켜주세요!' 라고 패기있게 말하는게 일격필살하는 최후의 전사마냥 말하는게
'뭐...그래도 이제 잘 하겠지' 하는 착각을 시켜주게 하더라고.
근데...
시켜달라고 했지 일한다고는 안했다.
이러더라...
책 분류해서 꽂아 달라는것도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다른거 시켜주세요.
인터넷 신문기사 일주일에 한번하는것도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다른거 시켜주세요.
책 바코드 찍어서 책 수량파악하는거 하루에 300개씩 찍게 했더니 그것도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다른거 시켜주세요.
(오유횽아들 이게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편의점이나 피씨방 생각해봐.
바코드 찍는거 가지고 바코드 한번 띡 찍잖아. 그거 300번 찍고 내내 하루일과 끝난다고 생각해봐. 그게 하루 일이야.)
결국 제대로 한 일이라곤 책에 붙어있는 바코드 떼는 일
그리고 크기분류로 책 쌓기...
...아놔 도라도라야동DVD같은...
혹자는 말하겠지. 왜 위에 말 안하냐고.
...다 보고했어...
다 보고해도 '니가 그냥 데리고 다독여가며 일시켜라'
...아놔 ㅅㅂ.
그리고. 내가 위에서 깜빡하고 말 안한게 있는데. 일하는 시간이 4시간이라는게 딱 4시간 동안만 일한다는게 아냐.
'한 4시간 어치 걸릴만한 일인데 해주세요' 하고 던져주는 일이야. 그것도 실제로 해보면 2~3시간만에 끝나고 말야.
그러고서는 자기가 왜 이게 힘들고, 이거 하면서 다음날 몸이 얼마나 아팠는가. 뭐 그런걸 말하고다녀.
그러니까... 비교하자면 방위다녀온놈이 GP근무한 횽아한테 군생활 ㅈㄴ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거고,
초등학교때 숨바꼭질하던걸 가지고 베어그릴스에게 자랑질하고
이명박이 나더러 도덕적으로 살라고 하는 뭐 그런 느낌 있잖아.
되도않는 그런 느낌.
그래도 어찌어찌 참고 일 시켰어.
그런데 오늘 제대로 터졌어.
형아들 만화방 가봤지? 만화책 빌릴때 이름 치고 바코드로 찍 하고 찍으면 책 정보가 쫘르륵 뜨잖아.
그걸 좀 정리해야 되서 바코드 찍고 뜨는 정보 엑셀에 복붙하기를 해달라고 했어.
내가 3주전부터 3일에 1~2번씩 보여줬고, 마스터임도 쉽다네. 그리고 나도 이거 하는거 보여주고 다른 층에 일하러 갔어.
위에 조립하는거 ㅈㄴ 돕고 내 일 ㅈㄴ 돕고 하니까 2시간 걸렸더라고.
그런데 와서 보니까 거의 안되어 있는거야. (그 사람이 한 분량. 내가 20분만에 다 따라잡았다는거 말해줄께.)
나 - 왜 복붙을 못하셨어요?
마스터 임 - 아...제가 이거 어떻게 하는지 해맸어요.
나 - 아...그래요.
하고 부처님 마음을 품은 말년병장이 이등병을 보는 것처럼 지나가려고 하는데... 보이는 인터넷 접속기록
(익플쓰면 왼쪽에 즐겨찾기 말고 오늘 방문한 기록 있잖아. 그거 내가 작업한다고 띄웠다가 갔거든.).
나 -... 이거 뭐죠.
마스터 임 - 아..중간중간에 그것도 했어요.
나 -...일하고 있잖아요. 하루에 일 하시는것도 얼마 없는데 집중 해주셔야죠. ㅎ
마스터 임 - 예. 담부터 그럴께요.
약간 빡쳤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이성의 끈을 잡았어.(글쎄. 그때 문도가 ER찍은 것처럼 흥분했는지도 모르지.)
그래도 간단히 농담 한번 던져봤어.
나 - 하... 혹시 이거 일부러 일 빨리 마치면 제가 다른 일 시킬거 같아서 그러셨어요?
마스터 임 - 네
이런 시점분할 테레비 한화 대 SK야구중계같은소리를...
결국 빡쳐서 마스터 임 여기 보낸 교수님께 근황적어서 메일 보내기로 하고 이렇게 글로 하소연 하고 있어...
내가 진짜 아우... 두달동안 이놈 관리한거 생각하면 빡이 돌아...개드립에 뻘 행동은 얼마나 많은지.
내가 하나하나 적어놓았다니깐.
반응봐서 그 개드립 한번 더 풀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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