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를 써보자!
그 5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vol 1에서 vol 4에 이르기까지 댓글을 다셨던 분들중에
몇몇 댓글에 대해선 조금 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언급해보겠습니다.
vol 1이 의도치 않게 베오베로 가는 바람에 거기서만 이 시리즈를 보신 분들이
제 답글을 보실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그 분들의 요청이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되겠죠.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안 좋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참고로 제 답변이자 의견에는 내러티브를 만드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힌트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Q1
A
가장 먼저 이 분께서 요청하신 부분에 답변을 조금 해드리자면...
개인적으로 저는 저 글에 왜 반대가 붙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 만화계 시스템에는 '편집자'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 만화 작가중에 타카시 오바타라는 분이 한분 계신데,
그 분이 그리신 만화 '바쿠만'에 나온 에피소드인 '편집자와 만화작가의 갈등'이라는 것은
한국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프로라고 불리우는 분들조차 작업하는 환경을 보자면,
이야기(내러티브)에 대해 얘기를 나누거나, 조언을 줄 수 있는 조력자가 아예 없습니다.
작가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할 정도로 무언가를 언어화시킬 수 있는 분들도 드물고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말 그대로 여러분들이 매주 입시를 치뤄야 하는데,
학교도 없고, 학원도 없어서, 교과서랑 참고서 보고 개인이 알아서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저 또한 저 암담한 과정을 10년 넘게 거쳐왔습니다.
완벽한 비효율이죠.
그리고 몇해 전, 웹툰 붐이 일어나면서 신인 작가분들도 많이 등단하게 되고
웹툰 사이트가 많이 늘어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기반은 어떻던가요?
정말로 만화와 이야기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아서 작가의 수가 늘어나고
사이트의 개체수가 확장된 걸로 보이시나요?
글쎄요. 저는 이부분에 대해 조금 회의적입니다.
최초에 사업 자금을 모은 몇몇 분들이
웹툰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라손 치더라도,
사이트의 대다수는 만화가 돈이 되니까, 인기가 있어서 사람들이 몰리니까,
돈을 벌 수 있어, 라는 비즈니스 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합니다.
사업을 시작해서 이윤을 남기겠다는 마인드 자체는 틀린 것이 아니지만,
문제는... '만화와 이야기, 그리고 만화계 전체에 대한 사랑'이 아닌
'비즈니스'를 최중심으로 시스템이돌아갈 때,
자연스럽게 급락하게 되는 '이야기의 질'입니다.
전개과정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이 어떤 씬에서든
이쁘고 잘 생기게 그리면 이야기 전개나 플롯 자체가 엉성하던 어쩌던
어린 독자분들은 호응하고....
소수 기업에서는 어떻게든 사람 끌어모으려 하다보니 거의 동인지나 다름없는
저질만화들이 사이트에 버젓이 게재가 되고...
물론 현 사회의 암담함과 맞물려 들어가 한층 더 악화되는 일면도 있지요.
거기에 더불어, 편집자가 될만한 역량이 되기 위해 개인이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은 전혀 없고,
또 개인의 노력으로 어떤 역량이 완성되더라도,
인건비나 여러 이런저런 핑계로 기업 내에선 써주지를 않습니다.
그들은 돈을 사랑하고, 잘생기고 이쁜 겉모습을 사랑하지,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아요.
악순환의 반복이죠.
프로들도 이럴진데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어떻겠습니까?
헬프를 외쳐도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은 전무후무.
따라서.... 저는 저런 요청을 하신 저 분이 어떤 레벨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굉장히 '절실하다. 이 바닥 실제로 느껴봤구나. 솔직하다'라고 느꼈습니다.
제 3 자가 봤을 땐 '또 날로 먹으려고 하네...'라고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저건 경험해보지 못하면 절대로 저쪽 상황이 어떤지, 실제적으로 체감해 본적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저는 저 분께서 걸어주신 링크로 들어가서 직접 그리신 만화를 한 3화 정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좀 해보았는데,
조언을 드리고 싶은 부분은 어떤 부분이냐 하면은
생활툰이라는 것을 하기로 마음을 먹으셨다면
가장 먼저 자신이 그리는 장르에 있어 능통하셔야 된다는 것입니다.
생활툰하니 일본만화 중에 아즈망가와 요츠바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군요.
작화의 특성이나 이야기 전개방식을 한 번 꼼꼼히 분석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제가 직접 알려드리는 것도 좋지만, 저는 역시 자기가 공부해서 자기화시키는 게
제일 좋은 학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활툰이라는 것 자체는 정통 시나리오와는 달리 의존도가 강한 장르입니다.
의존도가 강하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면,
기존의 극(drama)은 시나리오의 스펙타클함, 드라마틱함, 관계의 역동성, 강력한 전환점 등에 그 중점을 둡니다.
강철의 연금술사, 원피스, 나루토, 베르세르크, 드래곤 볼, 헌터헌터, 그 남자 그여자의 사정, 등만 봐도 그렇지요.
이와는 반대로 생활툰은 아기자기함, 소소함, 일상적인 개그에 거의 의존을 합니다.
편하게, 쉽게 휙휙 볼수 있지만, 그만큼 인물묘사나 이야기 전개에 깊이감이 없다는 거죠.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몇달 전 끝나버린 N 포탈 사이트의 만화가 지망생을 주인공으로 한 생활툰.
개인적으로 '자기발견'이란 플롯을 중심으로 잘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생활툰을 그리는데 필요한 요건들을 스스로 갖추었는지를 체크해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생활툰은 최소한 이 3개 항목은 채워져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1.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귀여움을 어필할 수 있도록 그림체가 다듬어져 있는가?
2.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그렸을 때, 대중들이 '아 맞아맞아 나도 이래' 라며 공감해줄 수 있을 정도의
스토리 텔링 능력을 갖추었는가?
3. 생활툰만이 아니라 그 영역을 좀더 초월한 보편적인 정통파 드라마 시나리오를 써낼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 저는 생활툰을 그리던, 스릴러를 그리던, 시나리오 공부는 해야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생활툰만을 그리겠다! 라고 자기선언을 해버리면,
그것은 이야기의 표현력 자체에 한계를 가지고 시작하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공부의 시작은 역시, 다양한 플롯의 잘 만들어진 이야기들, 에피소드들을 접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지 유심히 자기관찰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작업을 꾸준히 하시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 4-5컷만 봐도
이 작가가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인지 아닌지가 보일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제가 언급해드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90프로 정도는 맞는 얘기라 생각합니다.
Q2
A
가져가셔도 됩니다.
Q3
A
제가 쓰는 시나리오.... 시리즈는 라이트 노벨에만 국한되서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마도 vol 4에서 츤데레 인물이 나와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저는 라노벨을 막 좋아하고 그러진 않습니다.
저는 좀더 모든 장르를 망라하는 보편적인 스토리 구조,
탄탄한 흐름, 설득력 있는 인물묘사 등등....
작가가 되기 위해, 혹은 다른 이유로 공부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시리즈가 활용될 수 있게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중에 '기본기가 있어야 응용이 있다'라는 코멘트를 하신 분이 있는데
맞는 말씀....
저는 코메디를 기가 막히게 쓰는 작가가 비극을 못 쓸거라고는 생각을 안합니다.
장르는 껍질, 이야기는 보편.
vol5에서는 '플롯의 종류와 활용법'에 대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감사합니다.
시나리오를 써보자 vol 1
시나리오를 써보자 vol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