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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300648
    작성자 : 야도미진타
    추천 : 11
    조회수 : 1121
    IP : 123.248.***.100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5/01/16 23:27:41
    http://todayhumor.com/?animation_300648 모바일
    <한화꼴찌탈출> 3화. 오빠, 웃지 말고 들어. 나는...

    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1/1421390119zCevTEH7jbj.png

    # 일러 사용 허락 받았습니다. "2화" 링크 가보세요~

    2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nimation&no=300493&s_no=9458520&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498292



    -----------------------

    집으로 돌아와서 정신을 차려보니 일요일이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바로 잠들었던 터인지, 침대에서는 치킨과 땀이 섞인 괴상한 냄새가 진동했다. 하지만 햇빛이 적당히 들어와 기분좋은 오전이었고 왠지 몸도 상쾌해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불이랑 시트덮개를 빨기로 마음먹고 침대 분해를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분리한 시트덮개와 이불을 개서 낑낑거리며 밖으로 나가다가 문에 부딪힌다. 아릿한 고통이 발가락 끝애서부터 전해져온다. 나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이불과 시트 덮개를 놓쳐 방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가만, 나 츤데레에 도짓코인거야? 이거 완전 모에요소 투성이네. 데헷★

    “오빠… 뭐하는 거야…” 근친과는 관계없는 소라가 들어와서, 내가 ‘데헷’하는 장면을 보고 기겁하고 말았다.

    “아니… 나는…” 여동생에게 마치 야동을 들킨 마냥 허둥댔다. 아니 근데, 동생이 왜 지금 있지? 예전에는, 아니 지난 주만 해도 소라가 친구랑 쇼핑을 간다, 숙제를 한다, 하며 집을 비웠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이 시간까지 집에 있다. 이상한 일이다. 혹시 정말로 친구들과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하던 찰나,


    “오빠, 할 얘기가 있어.” 표정을 보니 매우 진지해보였다.

    “말해봐.”

    “오빠, 웃지 말고 들어.”

    “뭔데 그래?”

    “나는.. 아 말 못하겠다.”

    “괜찮아, 괜찮아. 말해봐”

    “나에게는 초능력이 있어.”

    둔탁한 망치가 머리를 때린 듯이, 어안이 벙벙했다. 뭐냐고 이건. 하지만, 여동생의 표정은 진지해보였다. 혹시 얘도 중2병인가…

    “무슨 소릴하는거야.”

    “나에게는 초능력이 있어. 내가 직접 경기를 보러가면, 나는 경기 결과를 조작할 수 있어.”

    “뭔 개소리야.” 그 말 그대로였다.

    “오빠는 어제 내가 어떻게 경기결과를 알았는지 궁금했지?”

    “그래.”

    “바로 이거야.”

    소라의 말이 끝나자, 방에는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일단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이게 말이 되는가? 아니다. 그러면 어제 한화가 7-2로 이기고, 그걸 소라가 예상한 것은? 이것도 아니다. 둘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것은 집어치우고 수학만으로 계산하면, 각 팀이 0~19점을 낸다고 가정하면 확률적으로 1/400이다. 게다가 한화는 지고 있었고, 29연패중이었다. 확실히 이걸 맞춘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하지만 말야. 계산해도 1/400정도의 확률이라고. 8백만 분의 1의 확률인 로또 복권도 당첨자가 나오는 법이잖아. 그냥 우연일 수 있다는 생각은?”

    “그래? 그럼 보여줄게. 야구장에 가자.” 여동생은 가볍게 말했다.

    “뭐라고?”

    “1/400이 1/160,000이 되면 조금은 믿겠지?” 확실히 일리있는 말이다. 하지만 또 가는 것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어제 공짜로 받은 티켓이 있었지?”

    “확실히 그렇지.” 뭔가 일본어 번역체 투가 났지만, 익숙해져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준비해.”


    그래서, 나는 지금 옷을 갈아입고 있다. 12시간 후면 이제 주말도 끝이다. 1)소환사의 협곡에서 중요한 약속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소라의 이 황당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럴듯한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갈 수 밖에 없었다.

    “집에서 밥 먹고 갈래?. 돈도 부족하고.” 나는 소라의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점심을 만들고 있었다. 집에 있는 김치와 야채, 계란을 대충 볶은 김치볶음밥이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집안을 매웠다. <츤데레에 도짓코인 오빠가 나에게 요리를 해주었습니다> 같은 라이트 노벨 나오면 분명 잘 팔릴 것이다. 이제 여동생 모에가 아니라 오빠 모에의 시대인 거지. 다만 저 제목이 거슬리네. 문장으로 된 제목은 뭔가 싼티나잖아.

    “뭘 그리 혼자서 실실 웃고 있어, 오빠.” 고운 목소리였다.

    “김치볶음밥이 맛있을 것 같아서.” 거짓말이다.

    우리는 살짝 탄내나지만 먹을만한 김치볶음밥을 먹고는 곧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야구장에 도착했다. 공짜표를 내밀며, 어제와 똑같은 자리를 요구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알다시피 이번 시즌 내 한화의 성적 때문에 빈자리가 넘치기 때문에 한화 구단은 경품으로 표를 왕창 뿌린다. 우리같은 경우도 어제 받았고. 사실 공짜 표 받아도 안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오빠.”

    “왜?” 왠지 나를 부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늘 경기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거겠지. 솔직히 말해 들떴다. 동생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을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있다고 해도, 혹은 동생의 말이 거짓말임이 밝혀진다 해도 결국 내 궁금증은 해소되는 것이니까. 어떻게 일이 마무리된다고 생각하니 안절부절 못할 것 같기도 하다. 왠지 어제 동생이 뭔가 간지러운 투로 말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괜히 오줌이 마려왔다.

    “오늘은 3대 6으로 질 것 같아.”

    “그래? 한번 지켜보자.” 3대 6이라... 잠깐. 아까는 분명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했잖아? 왜 지금은 예측이지? 오호라. 역시 거짓말인가. 소라에게 이걸로 따져볼려고 했지만, 우선은 화장실이 마려웠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먼저 가 있어.” 그러고는 화장실로 허겁지겁 달려간다.


    시원하게 문제를 해결하고는 돌아와서 자리를 찾았다. 사실 찾을 것도 없다. 넓은 1루수 쪽 관중석에는 동생밖에 없었으니까.

    “물어볼 것이 있어.” 내가 아까 궁금했던 질문이다.

    “뭔데?”

    “아깐 경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며? 근데 왜 방금은 3-6이라고 예상을 한거야?”

    “네가 3-6으로 조작할꺼니까. 갑자기 36이라는 숫자가 좋아졌거든.” 그렇게 나오면 나도 따질 방법이 없다. 원래 반박과 반증이 쉬울수록 과학적인 의견이라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반박이 어렵다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든,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비상식이든. 그러나 나는 굳이 소라에게 따지지 않았다. 어차피 기껏해야 3시간 후면 결론이 날 일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1-0, 1-1, 2-1, 3-1. 5회까지는 한화가 이기고 있었다. 클리닝 타임으로 여유가 나자 나는 소라에게 물었다.

    “3대 1로 이기고 있는데? 진짜 3대 6으로 지는 거 맞아?”

    2)“점수 조건 둘 중 하나는 클리어됐다.” 뭐지. 정말 중2병인가.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앞으로 상대팀이 5점만 더 내주면, 소라의 말은 진실이 된다. 그런데 나는 왜 소라의 말이 맞기를 기대하는 거지?

    "거기 두 분, 커플이시죠?" 장내 아나운서다. 이 사람, 어제 기억못하나.

    “아, 두 분 어제…” 그제야 알아차린 모양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평소에 좋아하는, 예전의 가족들과의 추억이 있는 이 1루수 쪽 3층 자리에는 우리 둘 밖에 없기 때문에 주목을 자주 받는 듯하다.

    “여러분, 이 커플은 어제도 오셨던 분입니다. 그 때 아마 경기 결과도 예측하셨죠?” 이 장내 아나운서, 생각보다 자유롭게 말하는 것 같다. 이것도 한화 구단이 이 모양이라서 그런가…

    “오늘 경기 결과도 한번 예측해보실까요?” 아나운서는 농담처럼 말했다.

    “글쎄요… 3대 6으로 질 것 같은데요?” 소라가 참 개념 없이 말했다. 인석아. 아마 예전처럼 관중이 많았으면 넌 죽었어. 예상대로 아나운서는 난색을 표하며 허둥지둥 마무리했다.

    “네, 그럼 다음~ 커플.”


    그리고 경기재개. 정말로 7회 초에 상대 팀, (3)NC다이노스가 5점을 추가하면서 3대 6으로 한화를 이겼다.




    ------------------

    (1) 리그 오브 레전드

    (2) 코드 기아스 반역의 를르슈의 주인공이 자주 쓰는 대사.

    (3) 야구는 3연전이 기본이다. 1화에서 토요일 경기가 nc다이노스라고 밝혔기 때문에 일요일도 NC다이노스지만, 따로 서술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조금 지루하다고 생각되시면 어쩔 수 없습니다. 뭐 짧게 짧게 짤라서 쓰는거라 한 화에서 별로 일이 진전되지 않죠, 하지만 만약에 "이거 왜 이리 급전개야?" "이거 왜 이리 억지스럽지?" 이런 것은 참고 끝까지 봐주시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라노벨도 직접 쓰자니 어렵네요... 읽을 때는 재밌으면서도 괜히 중2병처럼 "이런 싸구려 책은 나도 쓴다" 이랬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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