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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00057
    작성자 : 싫다
    추천 : 0
    조회수 : 205
    IP : 183.107.***.9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2/03/11 05:19:28
    http://todayhumor.com/?gomin_300057 모바일
    뻘글
    피곤하다.자고 싶지는 않다.내가 이 글을 왜 쓰고 있는걸까?

    심심해서일수도 있고,새벽 4시,피곤하고 지친 마음을 달래려 애써 끄적이는지도.노래가 좋네.

    게임을 켰는데 하고 싶지가 않다.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다 자는 중.애초에 이럴거였으면 오후에 들어갈걸.괜스레 후회된다.

    책을 보고 싶지만,이 시간대에 이런 마음가짐으론 책을 펴기가 선뜻 쉽지가 않다.봐봤자 어짜피 공황상태라..

    ...쓰다보니 중2병스럽다.대체 이걸 왜 쓰고 있는거지.다시 원점.

    나도 글을 잘 쓸 수 있었으면...새내울 읽어보니 후덜덜한 것들도 많이 보이던데.내가 저럴 수 있을 때가 올까?

    항상 말할 때 보면,참 번지르르해.논리가 많아.그런데 결정적인 핵심이 없어.

    누구나 조금만 유의해서 들어보면,그냥 대충 빠져나가려고 저러는 걸 알아챌 수 있는 내용.언제부터 이랬을까?

    옛부터,난 조용한 편이었어. 다른 애들이 놀고 있을 동안,난 구석에서 책을 읽는 걸 좋아했지.그땐 만화책을 주로 읽었지만..

    그래,내가 소설을 읽기 시작한 건..아마 1학년때.그때쯤. 난 그때도 유식해 보이고싶어 애를 쓰고 있었지.

    주위의 기대가 그랬고,그때까지의 내 사고가 그랬다. 아마 사람들은 날 범생이로 알았을거야.실제로도 그랬고.

    3학년이 다 끝났을 때,유학을 갔고...유학이라도 하기 뭐하게 그냥 놀고만 왔지만.회화는 신기할 정도로 늘었으니 후회는 없어.

    6학년 때 돌아오고 한달동안 미친듯이 공부만 해서,수학 92,국어 97점이라는 괴랄한 점수를 받았어.아무것도 몰랐는데 한달에 그정도면 대단한 거야.정말로.칭찬이라도 해주고 싶어...

    그리고 난 예전 초등학교로 돌아왔지.예전 친구들과 사귀고...다만,난 그때 지나치게 어리석었어.철이 없었지.말도 못할 정도로.

    그때까진 난 너무 쉽게 살았어.차라리 부도난 게 다행이라 할 정도.그게 아니었으면 이렇게라도 될 수 있었을까?

    참 찌질했어.지금도 그 때 내가 했던 말들 생각하면 치가 떨려.그 때의 내가,과연 지금의 나와 같다고 할 수 있을지.왕따인건 같다만..

    친구도 하나둘 떠나갔고,난 이제 공부밖에 남지 않았어.그래서 공부를 했지.하교하면 1박2일 좀 보다 공부하는게 낙이었다.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갔어.....

    단지 그런것만이라면 아마 내 성적 하나만은 좋았을것도 같다.부도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됬고,집이 넘어갔고,외할머니 집에 얹혀살게됬어.

    그리고,무엇보다 아빠와 헤어진 게 나한테 큰 의미였을거야.그때에서야 실감이 났거든.

    참 웃기지 않아? 엄마,아빠가 식당에 아침 일찍 나가 11시에 오는데도,난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고 좋아하기만 했어.

    아빠 식당이 이제 문을 닫게 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아니.아빠가 회사에서 나와 식당을 차렸다가 부도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그걸 유지하려고 외할머니한테,엄마한텐 알리지도 않고,돈을 빌렸다는 것도.

    그래봤자 자세한 경황은 엄마가 어디다가 올리려 했는지 한글문서로 적어논 결혼생활의 경위를 훑어보고 알았지만.

    왜 그런것도 굳이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참 멍청했다니까...마음같아선 그 부분만 내 인생에서 삭제하고 싶어.그럴 수 있었다면...

    여하튼 아빠랑 헤어지게 되고,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된 외할머니의 집에 얹혀산다는 건 참 충격이었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외할머니가 엄마를 눈물로 맞아주고,함께 껴안아 우는 장면을 뒤에서 지켜보는 기분은 참 재밌었다니까.

    그래 씨발 존나 재밌어서 눈물이 나오더라.이 모든 상황이 다 연극이었으면,아니 악몽이라도..

    대충 혼란이 진정되고,내 방을 안내받았지.전에 어떤 오빠가 하숙생으로 있었던 좁은 방.전의 내 방의 2분의 1정도 되려나?

    난 그곳에서 외할머니와 그 친구가 수다떠는 걸 듣기 싫어 계속 문을 굳게 잠그고 인터넷을 돌아다녔었지..

    중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혼란과,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공포와,어쩌면 이런 게 다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가 뒤섞여 내 머리를 어지럽혔어.

    그런 머리상태로 공부가 되었을까?될리가 없어.될리가 없지.하지만 지금 다시 돌아간다 해도 결과가 달라질까?

    중간고사는 완전히 망했어.수학점수는 67점.처음 받는 점수.나머지는 80점대.안그래도 나는 내팽겨치고 우울증에 심취한 엄마는 그걸 보고 노발대발해서 나한테 고함쳤었어.

    내 기분을 알았을까?알았어도 그랬었을까,과연?그때 내가 어땠는지,그걸 알아줄 필요나 느꼈을까?

    그때 엄마는 무서웠어.처음 보는 얼굴로,항상 눈물이 맺혀서,나를 보지 않아.항상 멍한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그땐 이상한 약도 먹었어.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먹는 약이라던데.노란색이었나?캡슐형이었을거야 아마.

    본론으로 돌아가면,난 완전히 그때 자존감을 잃어버린 것 같아.

    지금까지 쌓아온 나에 대한 생각,나는 비록 친구도 없고 뚱뚱하지만 공부는 잘하지라는 안이한..그런것들까지 모두 다 부서져버려가지고.

    더이상 공부에 손이 가지 않았어.저런 걸 해봤자 난 60점대인데 뭐.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괴롭혀서.모든게 덧없이보이고.

    안그래도 하루에 몇 권 씩은 읽던 소설에 파뭍혔어.눈을 뜨면 책을 읽고.눈을 감기 전에 책의 잔상을 기억하며 잠들었지.

    나는 형편없었어.몇 평도 되지 않는 방에 문고리를 걸어잠그고,내 얼굴이 보이지 않게 거울을 치우고 불을 껐어.보다보면 혐오감이 솟아올랐거든.

    왜 이렇게 됬나.내가 원래 이렇게 무너질만한 사람이었나.정말 이랬어야만 했나.

    새벽까지 책만 읽다 잠들었으니,수업에 집중은커녕 잠을 안자면 다행.성적은 점점 내려가 수학성적 19점에서 정점을 찍었지.

    신기하게 영어는 항상 90점대더라?공부를 하나도 안했는데 말이야.유학이 좋긴 좋나봐...그래도 난 그런거에라도 위안을 얻었어.

    그래,그래도 난 공부는 잘했잖아.하나도 안했는데 이정도면 공부를 하면 굉장해질거야.그런데 공부는 하기 싫어.이게 내 마음가짐.

    중2가 됬어.엄마는 우울증에서 벗어났어.아빠도 취직자리를 계속 알아보시고 있었어.이젠 집도 옮겼지.이젠 외할머니도 보지 않아.

    모두 조용해.집에 들어오면.학교처럼 시끄럽지 않아.외할머니네 댁처럼 수다소리도 안들려.

    다 벗어났어.다 잘 살아가고 있지.이제 나만 이 악몽에서 깨면 돼.나만.

    왜 나를 데려가지 않아?날 이렇게 만든 건 당신들이잖아.왜 나는 옛날로 돌아갈 수 없어?

    난 쓰레기야.반 애들도 날 보면 뒤에서 욕을 해.왜 저렇게 사냐고 말이야.걔네들을 탓할 순 없어.예쁘지 않고,공부도 못하거든.

    왜 나만 이렇게 버려놓고,당신들은 그렇게 옛날로 돌아가버리는거야..내가 엄마 딸이잖아.엄마는 딸을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니었어?

    그래..이런 거 다 부질없는 거 알아.이런게 엄마 탓이 아니라는 것도.이 모든 걸 만든 아빠를 증오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런데 있잖아.이상하게 그럴 수가 없어.조금만 그러려하면 옛날 아빠가 생각나고,지금도 가끔 찾아올때 그 힘없는 웃음도 생각나거든.

    결국 내 탓으로 돌아와.모든 생각은.미칠 것 같아.

    바뀌려고 했지만 바뀐 게 없어.달라진 거라면 겨울방학때 거식증 몇 주 걸려서 살이 좀 빠졌다는 거 뿐.그런데도 예쁘지 않아

    가끔 쉬는시간때 책을 내려놓고 애들을 둘러봐.이제 나한테 욕을 하는 애들은 없어.새 반에선 애들이 꽤 착하거든.신기하더라.적응이 안돼.

    이제 바뀌면 되.바뀌어야 하지.조금있으면 고등학교거든.인문계에는 들어가야지?엄마의 말씀.나도 들어가고 싶어요,엄마.옛날처럼..

    이대로 가면 공고는 확정인데,난 그런 걸 바라지 않는데,정말로.옛날의 나로 돌아가고 싶어.나도 문과에 들어가고 싶다고.

    6학년때 약간 사귀어서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친구는 아직도 내가 공부 잘하는 줄 안다? 그 기대에 부합하려고 얘기할 땐 옛날 흉내를 내야 해.그럴 땐 정말 내가 공부를 잘하는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잠시동안이라도 행복해져.그래봤자 일시적이지만.

    이젠 게임을 시작했어.재밌더라.처음 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애착도 깊어.캐릭터도 예쁘더라고.하다보면 이 캐릭터가 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젠 더 떨어질 곳도 없을 것 같아.올라가는 것만 남았을 텐데.쉽지는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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