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음슴체
일주일쯤 전에 면접보러 서울갔다 개털리고 돌아옴
털린거 우울해서 술사러 근처 이마트 갔더니 이마트 문닫음
되는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롯데마트로 발걸음을 돌리는 찰나에 양복입은 이인조랑 마주침
기분도 안좋은데 "복이 많아 보이시네요" 드립을 시전함
열받아서 그냥 무시하고 갈라는데 내 옷 잡고
"근데 사주가 꼬여서 운이 안좋으시네" 추가타를 날림
오늘 일진이 안좋아서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한 번더 튕김
그랬더니
"오늘 일도 다 사주팔자가 꼬여서 그래요, 잠깐 앉아서 얘기좀 합시다." 라고 날 꼬심
앉아 있을 시간은 없고 롯데마트 가는걸이니까 가면서 얘기 한 번 들어보겠다고 함
그랬더니 따라옴
롯데마트 가는 내내 하느님에 대해서 늘어놓기 시작함
하느님의 복을 받으면 사주팔자가 풀린다는 말을 30억번 정도 들음
그래서 어떡하면 복주냐고 물어보니까 하느님도 뭘 받아야 복을 준다고함
아 그렇냐고 그러고 그냥 계속 들음
롯데마트도 문 닫음
짜증 폭발해서 하느님을 놓고 일기토를 신청함
여기서 부터는 대화형식으로 쓰겠음
증산도1 : 하느님을 일단 믿고 열심히 구하면 복을 주심
나 : 못믿겠는데? 안보이는데?
증산도1 : 그게 다 님 집안이 '업' 이 많아서 그런거임
나 : 업이 뭐임?
증산도1 : 사람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마음 속에 쌓이는게 업임
나 : 부당한 일은 뭐임?
증산도1 : 지나가는 사람 그냥 때리면 그 사람이 억울하잖음? 그런게 부당한 일임
나 : 아, 우리 조상들 길가다 이유없이 맞고 그랬음?
증산도1 : 꼭 그렇다는건 아님
나 : 인간이 하느님을 닮게 만들어졌다던데 그럼 하느님도 길가는 사람 때리고 그럼?
증산도1 : ㄴㄴ 아님 인간만이 그럼
나 : 아 그럼 인간이 하느님이 못하는 것도 할줄 아는거임?
증산도1 : ...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하심
나 : 그러니까 하느님도 지나가던 다른 신들 치고 그럼?
증산도1 : ㄴㄴ 아님 그런 안좋은 일은 악한 신이 주도하는거임
나 : 아 하느님이랑 악한신은 따로 있는건가?
증산도1 : 아님 하느님은 혼자고 그 아래에 선신과 악신이 나눠짐
나 : 결국 걔들도 하느님이 만든거 아님?
증산도1 : 맞음 ㅇㅇ
나 : 그럼 하느님이 잘못했네
증산도1 : 인간은 하늘을 이해할 수 없음
나 : 그럼 님들은 이해 함??
증산도1 : "책" 에 쓰여 있음 ㅇㅇ
나 : 책은 누가씀?
증산도1 : 하느님이 씀
나 : 하느님이 막 타자치고 펜들고 씀?
증산도1 : ㄴㄴ 그건 아님 하늘의 말을 들은 어떤 제자들이 씀
나 : 그럼 사람이 썻네
증산도1 : 근데 이게 진리임
나 : 그럼 그 사람이 구라를 쓰면 그게 진리가 되는거임?
증산도1 : ... 일단 믿고 따르면 언젠간 복이 옴
나 : 와우
증산도1 : ...
증산도 1이 울거 같은 표정을 짓자 증산도 2가 개입함
증산도2 : 이 분이 생각이 많으시네, 대학생임?
나 : 그렇슴 컴공임
증산도2 : 장남임?
나 : 장남임 ㅇㅇ
증산도2 : 조부모님은 살아 계심?
나 : 친가는 돌아가시고 외가는 살아계심
증산도2 : 아버님쪽에 업이 많이 쌓여있음
나 : 그러니까 업이 뭐.. 됐음 그래서 어떻게 하면됨?
증산도2 : 일단 선을 행하면 됨
나 : 차에 치일거 같은 사람 구하고 그러면 됨?
증산도2 : 그런것도 됨. 근데 일단 믿어야 함
나 : 차에 치일거 같은 사람 구하면 신성모독 아님?
증산도2 : ?
나 : 그 상황도 하느님이 펼쳐놓은 상황 아님?
증산도2 : 그거는 악신이 ..
나 : 악신은 하느님보다 쌤?
증산도2 : 그렇진 않은데 악신이 그러는거임
나 : 그럼 그때 하느님은 뭐함?
증산도2 : "하느님도 바쁘신데 그렇게 여기저기 신경 못쓰심"
나 : 아 전지 전능한게 아니네
증산도2 : ㄴㄴ 전지전능함 근데 대통령이 있으면 장관들이 있듯이 신계도 구조가 그럼
나 : 아.. 신보다 인간이 먼저 임?
증산도2 : 그건 아님 어쩃든 악한일은 악신이 시킴
나 : 근데 악신은 하느님이 시키는거 하는거 아님?
증산도2가 딴소리를 시작함
증산도2 : ... 믿음이 없으면 복이 안옴. 일단 책을 읽어 드릴테니 들어보셈
나 : 악신이 하느님보다 쌤?
증산도2 : 43페이지에.. 인간은 하늘을 섬김에 어쩌구..
증산도2 : 세상이 말세임으로 어쩌구..
나 : 말세인건 어떻게 암?
증산도2 : 책에 써있음
나 : 아.. ㅇㅇ..
나 : 근데 예전부터 궁금했던게 있음
증산도2 : 뭐임?
나 : 지금 이러고 앉아 있는것도 결국 하느님이 하는거 아님?
증산도2 : 하느님은 세상 모든일을 주관함
나 : 그럼 내가 안믿는것도 하느님이 하는 일임?
증산도2 : 악신이 그럼
나 : 아니 그러니까 결국 하느님ㅇㅇ 동의?
증산도2 : ...
나 : 그럼 내가 의심을 갖는것도 의심이라는걸 만들었으니까 그런거 아님?
증산도2 : ...
나 : 애시당초 믿게 만들려면 처음부터 그러던가 아니면 의심을 만들지 말던가 해야되는거 아님?
나 : 내가 생각엔 하느님은 그냥 장난을 치는거임. 만약 있다면 ㅇㅇ
증산도2 : 의심은 인간이 하는거임
나 : 아까 한 얘기 또함? 내 말이 맞음 안맞음?
증산도2 : 에이 맞는건 이게 맞는거지.
하면서 날 툭 침
아 헐?
그래서 그냥 집가서 맥주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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