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간 오유는 눈팅만 하다가 저와 비슷한 종류(?)의 고민에 여러 조언과 충고의 답글들이 달리는것을 보고...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좀 기니까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저는 올해 35살의 남자이고 결혼한지는 이제 막 6개월이 된 신혼입니다. 아내는 1년전 강원도에 여행을 갔다가 캠핑장에서 만나 알게 되었고 6개월여의 연애 끝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좀 빨랐죠 ㅎ;
처가집이 딸만 넷이고 아내는 그중 셋째 입니다. 나이는 저와 동갑이고 위로 결혼한 언니 둘과 아래로 미혼인 여동생이 있습니다. 이 처제가 사실 굉장히 한 인물 합니다. 처음 처가에 인사 드리러 갔을때 얼굴을 보고는 아주 잠깐이지만 같은 핏줄인데 내 여자친구는 왜 이렇게 다르지...하고 생각될 정도로 빼어난 미인입니다. 키도 크고 뭐...직장은 모 대기업을 다니고 있구요.
처음엔 몰랐는데 제 아내와 처제가 어릴때부터 서로 사이가 굉장히 안좋았답니다. 여러가지 일이 있었겠지만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고, 지금까지도 만나면 거의 한두마디 대화만 형식적으로 나눌 정도로 냉랭 합니다. 그나마 처제는 제가 앞에 있으니까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농담도 하고 언니한테 애교도 잘 부리고 하는데 그럴때마다 제 아내는 아주 차갑게 썰렁하다던가 재수없다던가 하는 말로 딱 끊어버리곤 합니다. 한번은 제가 아내한테 화를 내면서 그러지 말라고 처제 노력하는거 안보이냐고...했다가 도리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처제 편든다고 한소리 들었습니다. 여하튼...
3개월전...그러니까 결혼하고 3개월 지난후 회사에서 긴급히 미국 출장명령이 떨어져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한달 정도 있을 예정이었지만 미국쪽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6개월 이상을 지내게 되는 상황 이었지요.
출국하기 전날 처제, 아내, 아내 친구들, 제 친구들이 모여서 술을 마셨습니다. 새벽까지 쉬지않고 마셔서 다들 거의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고 그나마 술이 좀 쎈 제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제가 제게 오더니 몸 조심해서 잘 다녀오시라고, 필요한거 있으면 메일로 알려주면 소포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호의가 고마워서 처제밖에 없다고 처제랑 결혼할걸 그랬다고 농담처럼 그랬구요. 그때 처제가 제가 말했습니다. 혹시 미국 출장갈 일 생기면 형부 보러 갈테니 거기 도착하면 주소 좀 이메일로 알려 달라구요. 그때는 아무 사심없이 그러자 했습니다. 그리고 출국 했지요.
여기부터...문제가 생깁니다....
한달 전...8월 12일 이었네요. 회사에서 업무를 보는데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주변이 굉장히 시끄러운데 형부 형부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처제 였습니다. 일단 나와서 어쩐일이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지금 JFK 공항에 있다는겁니다. 회사 일로 출장을 왔는데 형부 사는곳이랑 가까우니 보러 가겠다고 어떻게 가면 되냐고 물어보더군요.
반가웠습니다. 아무 의심없이 버스 타는 법을 알려주고 도착하면 다시 전화하라 했지요. 그리고 조퇴를 하고 처제를 마중 나갔습니다. 뭐...버스에서 처제가 딱 내리는데 일단 막 반갑고 해서 저도 모르게 미국식으로 포옹하고 짐 들어서 제 차에 싣고 집으로 갔지요. 저는 회사에서 원베드 스튜디오 하나를 렌트해줘서 거기서 혼자 머물고 있었구요. 집에 도착했는데...처제가 스튜디오를 스윽 한번 둘러보더니 형부 너무 불쌍하게 산다고 꺄르륵 웃다가 갑자기 집 청소를 하기 시작 했습니다. 저는 하지말라고 내가 하겠다고 말렸는데 처제는 '저 화내요?' 이러면서 제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후다닥 집 청소를 다 끝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더니 아무것도 안먹고 어떻게 사냐면서 장을 보러 가자고...그래서 처제와 함께 H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 준비를...역시 처제가 다하고 (요리를 굉장히 잘합니다)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밀린 얘기를 한참이나 나눴지요.
새벽 2시쯤 되서 저는 이미 너무 피곤한 상태였고...처제는 시차때문에 아직 쌩쌩한것 같았습니다. 저를 힐끔 보더니 막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얼른 주무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놀고 싶은데 너무 졸려서 안되겠다고 미안하다고...처제에게 사과하고는 소파에서 자려고 하니 침대에서 자라더군요. 저는 괜찮다고 처제가 침대에서 자라고 했지만 자기는 아직 더 놀아야하니까 제가 거실에 있으면 방해된다고 침실방으로 가랍니다. 그래서 전 그냥 대충 씻고 침대방에 누웠구요.
아...솔직히 좀...술을 마셔서일수도 있지만...싱숭생숭 했습니다. 형부와 처제라는 보더만 없었다면 이 상황에 그냥 있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엄연히 법적으로 혈연이 된 관계니까...하고 한 10분쯤 보채다가 에이 하고 그냥 잠들려고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처제가 조용히 문을 노크하면서 제게 자느냐고 묻길래 저는 아니라고 하면서 일어나 불을 켜고 문을 열었습니다.
음...;; 제가 문을 열자마자 처제가 제 목을 꼭 끌어 안았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술만 마시지 않았더라면...제가 혼자 외롭게 지내는 신세가 아니었다면...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지만...저도 모르게 처제를 그대로 안고 침대로 데려 갔습니다. 더이상은 여기에 남기기 곤란하고...
그후 처제는 4일을 더 저희 집에서 머물렀고...그동안 저희는 너무나도 태연하게...마치 부부처럼 연인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사랑을 나눴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혹시 서로에게 죄책감을 줄까 호칭을 형부 처제에서 오빠, ㅇㅇ야로 자연스럽게 바꿔부르기 시작했고 처제가 돌아가는 날은 아무렇지 않게 또 놀러오라고...또 오겠다고 하고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놈이죠 제가...어떻게 그렇게 할수 있었는지...
처제가 돌아가고 나서야 제가 무슨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는 제 자신에게 크게 실망 했습니다. 상식과 도덕으로 설명할수 없는 죄를 저질러놓고도 태연하게 한국에서 걸려온 아내의 전화를 받으며 사랑한다고, 몇달있다가 보자고 말하는 제 자신이 역겨웠습니다. 제발 시간이 되돌아갔으면 하고, 하루에도 수백번씩 기도하고 또 기도 했습니다.
사람이라는게 참 무서워서, 그렇게 큰 일을 벌여놓고도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될대로 되라는 식이 되더군요. 어차피 우리의 관계는 우리 둘 밖에 모르고, 처제가 먼저 그 일을 입밖에 올릴 일은 없을거라고 믿었습니다.
사건은 그저께 저녁에 터졌습니다.
아내에게서 온 전화를 받는데 다짜고짜 제게 그러더군요. 혹시 ㅇㅇ이 만났었냐고.
순간 심장이 발바닥까지 내려앉는 기분이었지만 침착하게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 했습니다. 아내가 설명해주더군요. 장모님과 아내, 처제 셋이서 추석 준비를 하려고 장모님 댁에 모였는데 이런저런 얘기끝에 장모님이 지나가는 말로 우리 셋째사위는 밥이나 잘 챙겨먹나 몰라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처제가 무심하게 잘 지내시던데? 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아내와 장모님은 약간 당황해서 네가 어떻게 아느냐고...처제는 이메일로 형부가 얘기해줬다고 얼버무렸답니다.
근데 여자의 감이란게...정말 무서운것 같습니다. 아내가 너 얼마전에 미국 출장 갔다더니 혹시 형부 거기서 만났냐고, 처제는 아니라고 자기는 LA쪽으로 갔었다고 했답니다.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갑자기 아내가 잠깐 숨을 고르더니, 출입국증명서 어디서 어떻게 떼는지 아느냐고 제게 묻는것이었습니다.
아....
출입국 증명서에는 처제가 JFK에 왔었다는 기록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고...그걸 아내가 본다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눈에 뻔히 보입니다. 아내에게 그냥 처제를 믿으라고 왜 이렇게 동생을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고 되려 화를 내봤지만 아내는 이번엔 뭔가 좀 이상하다며 저를 의심하는게 아니라 처제가 이상해서 그런다고 알아봐야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제게 벌어진 일들을 정리한 것이고...이제 여러분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저는 아내에게 모든 사실을 솔직히 털어 놓으려고 합니다. 아내는 당연히 이혼하자고 할테고요. 하지만 저는 이혼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한순간의 실수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그렇게 아내의 마음을 돌려놓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처제와는 그냥 순간적인...욕망을 참지 못한것 뿐이구요.
제가 얼마나 나쁜놈인지는 잘 압니다. 그러니 비난보다는 오유인들께서 제게 도움을 주십시오. 어떻게 해야 아내에게...용서 받을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예전처럼 돌아갈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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