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겪은 일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그 때 일을 떠올리면 종종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등산을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주말만 되면 자주 산으로 가곤 했습니다.
집이 경남이라 지리산을 자주 갔었는데요...제가 처음 지리산 정상(천왕봉)에 올랐던 때가 초등학교 6힉년이었죠..(자전거사준다는 아버지의 유혹에;;; 정말 죽는 줄 알았음;;)
어쨋든 어릴적부터 등산을 정말 자주 갔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떄 아버지랑 둘이서 2박3일로 지리산 종주를 가게 되었습니다..전부터 계획했던 산행이라 무척 들떠 있었죠...
노고단을 시작으로 첫날은 비가 많이 와서 좀 힘들었지만 순조롭게 산을 올랐죠...
산장 밑에서 텐트치고 밥도 해먹고 별보면서 커피도 끓여먹고...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해서 사진도 찍고 다음 산장으로 출발했죠...
그런데 정상에서 부터 제가 체력이 완전히 바닥이 나기 시작하더니 산장도 도착하기 전에 완전 탈진상태가 되었습니다...
눈물이 나더군요...체력이 이렇게 약해졌는가....자신이 너무 한심해서...아버지에게 짜증도 많이 부렸습니다...베낭도 다 아버지에서 맡기고;;;
그렇게 겨우겨우 산장에 도착했는데...그 때 시간이 제 기억으로 오후 5시쯤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산장에 도착한 시간이 애매하기도 했지만...보통은 산은 해가 빨리 지기 떄문에 산장에서 쉬고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는게 정석인데...
아버지가 지금 내려가자고 하시더군요...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뿐이라 금방 내려간다고 하시면서...저에게 물어보시는데...산장에 있던 사람들은 내려가지 말라고 말리고...
저는 너무 힘들어서 짜증도 나고 그냥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산을 내려 오기 시작하는데....정말 순식간에 해가 져버리더군요...
밤에 산 타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정말 피가 마르도록 무섭습니다...
손전등이 없으면 말그대로 한치 앞이 보이질 않습니다...
나뭇잎 부스럭거리는 소리, 돌 굴러가는 소리, 짐승 울음 소리.....미쳐버리는 줄 알았죠..
설상가상으로 제가 들고 있던 손전등이 안켜지는 겁니다...분명히 건전지는 새거였는데...
아버지가 들고 있던 손전등도 거의 꺼질듯 희미하게만 비춰지고...
그 때 아버지가 처음 입을 여셨죠..."이거 진짜 위험하겠는데...발 조심해라...잘못하면 낭떠러지일수도 있으니까"
할수 없이 아버지가 3미터 정도 먼저 내려가시고 바닥을 비쳐주시면 제가 내려가는 식으로 내려 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는데....갑자기 앞서 가는 아버지의 등이 아버지처럼 안보이는 겁니다...;; 그 때 당시의 공포는...태어나서 처음 겪은 패닉상태였죠;;;
저도 모르게 "아버지....!!! 아버지....!!"하고 불렀었죠...
아버지가 뒤돌아보시고 제 표정보시더니..."니 아빠 못믿나?? "하시는데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산에서 죽은 귀신들이 우리 불빛보고 따라오는 거 아닌가...제대로 내려가고 있는건가....
그렇게 진짜 몇 시간을 내려가니 아래쪽에 불빛이 보이더군요...다행이 민박집 불빛이었습니다..그 떄 시간이 새벽 4시 반정도 였죠...민박집 입구에 도착하니 다리가 풀려서 일어나질 못하겠더군요...
아버지가 고생했다고 삼계탕시켜주시는데 한입도 못먹었습니다..민박집주인도 이 시간에 내려왔냐며 놀래더군요;;;
그 뒤로 아버지랑 밤에 내려왔던 산길을 낮에 다시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중간쯤부터는 산행로가 아니라 나무가 없는 곳만 골라서 내려 왔더라구요...지금 생각해도 그 떄 어떻게 내려왔는지 신기합니다...
후로도 아버지랑 등산은 자주 가지만...아버지도...저도....절대 밤에는 산을 타지 않습니다...여러분도 혹시나 등산을 하시더라도 밤에는 하시지 마세요...정말 위험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떄 당시 아버지가 "아빠 못믿나??"하실 떄 아무말도 못했던게 정말 죄송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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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라 해도 본인이 직접 겪지 않은거면 자작냄새가 많이 난다고들 하시죠^^
공게에서는 절대 진지 드시지마시고 편하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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