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원룸을 전세로 얻어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올해로 서른 살 이구요.
저한테는 20년 지기 친구가 있어요.
애는 괜찮구요.
제가 작은 방을 전세로 얻어서 살고 있는데요.
3년 전 쯤 친구가 부탁을 하더라구요.
"내가 근처에 일을 좀 해야 되서 두달 정도만 같이 살아주면 안 되겠느냐?"
마침 저도 바쁜 시절이였고 하니, 두달 정도면 괜찮다며 그리 하겠다고 했어요.
친구도 미안하다며 관리비를 보태준다고 했고. 그렇게 넉달이 넘어가게 됩니다.
친구는 방은 없었지만 차가 있었어요. 서울 쪽에 사신다면 아시겠지만,
그 주차공간이라는게 몹시 문제가 많아요.
하루는 친구가 차를 대다가 집 주인이랑 마주쳤나 봐요.
서로 한참 노려봤던 것 같던데. 그 집 주인이 친구가 제 집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혼자 산다고 했는데 왜 동거인이 있느냐?'
라고 연락이 와서 '친구가 갈 곳이 없어서 몇일 재워 주기로 한 것이니 몇일만 사정을 좀 봐달라.'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물론 친구에겐 별 얘기를 안했어요.
일이 재때 끝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요.
그리고 두달이 지났습니다.
친구의 일은 끝났고, 그래도 친구는 나가지 않더라구요.
관리비도 점점 보태어주지 않길레 저는 친구가 돈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같이 살았습니다.
불편했죠. 정말 원룸에 둘이 사는 건 몹시 불편한 일이죠.
그때쯤 집 주인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부모님을 모셔야 되서 방을 좀 빼줬으면 한다. 이사비용과 복비는 내가 부담하겠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 말은 95% 정도는 "당신들이 이 집에서 나가줬으면 한다." 란 말이지요.
물론 세입자니까 그냥 살면 되긴 하는데요.
좀 미안한 마음도 있고, 결정적으로 회사랑 거리가 좀 되어서 이사를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회사는 엄청 나게 바빠서 저는 4일에 한번 집에 들렸다 가게 일할 시기에
이사를 가야 해서, 급하게 급하게 집을 구했습니다.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어서 하루 연차휴가를 냈더니 마침 그날 몸살이 걸리더군요.
하는 수 없이 친구더러 집을 알아봐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좋다고 한 집으로 가서 살게 되었어요.
그리고 딱 이사 하기로 했던 그 날. 하루 전에 얄밉게도 친구는 짐을 빼서 부모님 댁으로 가 버립니다.
다른 친구가 한명와서 이사를 도와주고.
저는 새로운 집에 살기 시작합니다.
썩 마음에 드는 집은 아니였지만, 이게 어디냐며 힘내서 살고 있었지요.
그때 쯤 친구가 또 근처에 일거리가 생겼다며 들어오려고 하더라구요.
저는 딱 - 잘라서 거절했습니다.
친구도 체념하고 근처에 집을 구해서 살더라구요. (회사에서 임대해 줬답니다.)
집이 근처고 하니깐 한번씩 소주 먹는 날들이 있었어요.
친구한테 어떻게 사냐고 물어보니 월세 60을 내고 살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월세를 회사에서 내 준다는 걸 상상도 못했던 저는,
그러면 그냥 우리집에 들어와서 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보름 뒤에 저희 집에도 또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 때 쯤이던가? 친구가 술이 좀 무섭게 취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주량이 일정시기를 넘어서면 다른 인격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택시 타고 근처까지 와서 길에 드러누워 있는 애를, 택시비 계산해 주고, 집까지 데려다 온 적도 있구요.
술먹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는 사람 깨우고, 빨가 벗고 제가 자는데 오려고 하고,
정말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렇게 다섯달 정도를 살다가
하루는 술상을 차려놓고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생활비를 좀 보태어 달라." --친구가 그렇게 들어 온 이후로 생활비나 관리비를 한푼도 보탠 적이 없어요.
그러니깐. 의외의 대답이 나오더라구요.
"친구사이에 돈을 주는게 잘 못 된게 아니냐. 너 어차피 전세잖아."
기가 막혔습니다. 전기세, 가스비, 인터넷 요금, 공공관리비, 치약, 휴지...
조용히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나가면 갈 데는 있냐?, 언제까지면 되겠냐?"
그러니깐 도저히 왜 불편한지를 이해를 못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내 쫓는 다는 것에 반감을 크게 가지고는
자신은 모아둔 돈이 많다고, 내년에 아파트 산다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저는 한달에 160도 안되는 돈 받고 일하는 월급쟁이인데.
저 친구는 어느새 아파트 살 돈까지 마련해 두고 있다는 거예요.
화가 너무 났지만 평정을 유지하였습니다.
"두 달 안에 집 구해서 나가도록 해, 불편해서 안되겠다."
순간 친구가 화를 벌컥 내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전세인데 내가 같이 산다고 뭐가 문제냐? 불편하냐? 나는 불편한거 못느끼는데 왜 너만 그러냐?"
그런 이야기가 좀 오가다가 보니깐 친구는
막 욕을 했어요. 친구 다 필요없다느니, 니 말대로 사라져 주겠다느니,
대신 두번 다시 연락 안하겠다느니 하면서.
기분은 많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친구가 나가겠다니 잘 참았다 싶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_- 친구가 안나가더라구요.
저도 괜히 친구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조용히 살고 있는데.
관리비를 주더라구요. 그날 부터 한 두달 정도 관리비를 받았어요.
그 두달 뒤에 친구가 나가게 되었는데요. 이유는
저희는 중학교때 같이 놀던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한명이 외국에서 일을 해요.
그 친구가 4년전에 저랑 잠시 같이 살았는데. 집을 너무 지저분하게 써서 쫓아냈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랑은 약간은 서먹서먹 한게 있는데.
지금 집에 있는 친구랑 제일 친한 거예요.
하루는 한국온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그럼 이 집에서 살면 되지 어서 들어와라."
라고 이야기를 하고 탁 끊더라구요.
신경은 좀 쓰였는데. 예전에 미안한 것도 있고 해서, 5일만 참아야 겠다 싶었어요.
외국에서 일하던 친구가 들어오고, 저는 돈도 없고 해서 집에서 주말을 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었는데, 얘들도 밖에 안나가고 집에 있는 거예요.
한명은 제 컴퓨터로 오락을 하고 있고, 한명은 뒤에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며 4시간 이상
그러고 있더라구요. 그러더니 배고프다면서
나보고 밥 달라고 둘이서 몰아 붙이길레.
밥도 해주고, 물도 갖다주고 심심해서 빨래도 하고. 하니깐 갑자기 삶이 처량해 지더라구요.
한 이틀 참다가 친구들한테 뭐라고 했어요.
그런건 니네가 좀 하면 안되냐. 왜 저런것 까지 날 시키려고 하냐?
하니깐. 웃으면서 그냥 넘기는 거예요.
그래도 휴가니깐 좀. 편하게 있다 가게 해야지 하고,
답답한 마음에 제 홈페이지에만 살짝 끄적였어요.
그런데 마침 이 친구가 그걸 발견 한거예요.
여튼 그 순간 부터 외국에서 온 친구는 조용히 솔선수범하다가 외국으로 일하러 가고.
남은 나를 원래 동거하던 친구가 막- 뭐라고 하더니
"두번 다시 이 집에 오지 않겠다. 잘 있어라."
하고 다음날 짐 싸서 나갔어요.
기분은 엄청 상했는데.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다짐 했죠.
그리고 6개월 정도 지난 후에,
이 친구가 여기 근처에 여성과 연애를 하게 됐다면서 주말마다 집으로 들어오더라구요.
두번다시 안보겠다고 하던 친구가 간만에 놀러 오니까 반갑더라구요.
그랬더니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이러다 근처에 일이 생겼다며 눌러 사는 분위기가 되었네요.
글이 쓸데 없이 길고 적어보니 병신인증 하는 것 같았어요.
내가 무엇을 잘 못하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기위해서 정리 해 봤던 글이예요.
오늘은 집에가서 같이 사는 건 안된다고 확실하게 얘기할려구요.
아침부터 두서 없는 이상한 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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