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워킹이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EPL급 카메라 워킹을 보인다 할지라도 절대 EPL과 같아질수 없음

그 이유는 기본적인 전술 차이임.

K리그는 베이스 전술이 3-5-2, EPL은 베이스 전술이 4-4-2 혹은 4-3-3 인게 가장 큼

3-5-2 전술은 미들을 5명을 두고 두텁게 해서 미들을 우리것으로 만들어 공격을 풀어나간다
라고 말을 하곤 하는데 이게 사실 알고보면 제일 무식한 전술임. 예전에 우리축구를 벌떼축구라고
표현한 시절이 있었음. 그때 전술이 3-5-2였음. 그냥 우루루 몰려가서 압박해서 공 뺏는 축구.
실력이 부족한걸 무식하게 체력으로 메꾸는 전술임. 이게 2002년까지 계속되어왔음.

2002년 이후가 되어서야 해외로 선수들이 나가고 하나둘 중계가 되기 시작하면서 축구를 보기 시작한
사람들이 4-4-2네 4-3-3이네 4-3-1-2네 등등 전술에 대해 아는척을 하기 시작함.

근데 사실 우리나라 축구는 축구가 처음 들어왔을때부터 2002년까지 3-5-2였음. 요새 사람들이 맨날 포백포백하는데 이게 하루아침에 현대축구의 대세니 뭐니 하는 포백으로 바뀔수가 없음. 이게 가능하면 우리나라가 축구 천재들만 모인 나라여야 됨.

문제는, 유스 시스템에 있음. 감독들이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우승을 해야되고, 선수들도 좋은학교를 나와
좋은 팀에 가기 위해서는 우승을 해야함. 일단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한번이라도 스카우터들이 더 보니까.

하여튼 우리나라 결과지상주의가 문제임.

그럼 이기기 제일 좋은 방법은 뭐냐. 전술같은거 개나 주라고 하고 3-5-2. 체력으로 밀어붙이는거임.
근성론이 나온 이유가 결국에는 먼저 지친놈이 나가 떨어지게 되어 있으니까.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12년동안 죽어라 배운게 3백전술인데 대학교, 더 늦어서는 프로가서 갑자기 4백해라 하면 잘 됨? 전문 풀백 해본 놈이 한놈도 없는데? 3백과 4백은 수비 한명 더 들어가는 전술인거 같지만 엄청나게 다른 전술임. 아, 참고로 풀백이랑 윙백이랑 뭐가 다르냐고 하는놈은 그냥 찌그러져. 전형적인 피온 위닝으로 축구배운 놈들일게 뻔하니까.

그리고 위에서 설명 안한게 있는데 3백이 단기전에서는 엄청난 효율을 발휘함. 이 효율이 웬만한게 아님
4백의 경우 기본적으로 지역방어임. 이놈이 공을 갖고 있던 말던, 난 슛 각도만 줄여주면 되는거고, 내쪽으로 돌아들어오는 사람만 잡으면 되는거임. 즉, 체력적인 부담이 많이 없다는거.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공격 입장에서는 공을 잡으면 내 앞에는 넓디넓은 공간과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다는거임. 즉, 공격도 부담이 별로 없음.

근데 3백은 닥치고 맨마킹임. 90분동안 키랑 덩치랑 속도도 비슷한놈이 내가 공을 가지고있던 말던 끈덕지게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어떨거같음? 그것도 깁태희급 예쁜 여자도 아니고, 땀 찔찔 흘리고 하악하악 거칠게 숨쉬는 남정네가. 그만큼 더 부담되서 실수할 확률도 높아지고, 그게 결국 역습으로 이어짐

근데 왜 단기전에서"는"이라고 했냐. 90분동안 그렇게 심한 체력소모를 하는 짓거리를 시즌 내내, 8~9개월씩 할 수 있을까? 예전 우리나라처럼 한시즌 경기수가 많지 않은 리그이거나 스쿼드가 엄청나게 빵빵해서 트리플 스쿼드에 실력들도 거의 비등비등한 애들을 데리고 있는 팀이라면 가능함. 근데 유럽리그 같은경우에는 한시즌 가장 적은 경기를 하는 팀이 40경기임. 많이 하는 팀은 3~4일마다 경기를 하니까 70~80경기도 되고.
저렇게 하면 시즌 1/3도 못가서 방전이 되버림. 그래서 유럽리그는 4백이 주를 이룸. 서로서로 쉽게 가자는거지.

근데 우리나라는 작년이 되어서야 한팀당 경기가 30경기였음. 종이컵, 아니 리그컵 같은 경우에는 서로 2군 내보내는게 예삿일이었고, 기껏해야 FA컵? 그거 합치면 제일 많은 팀도 34경기. ACL나가는 팀은 여기서 좀 더 늘어나긴 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도 3-5-2만 죽어라 쓴건 아니고 경기수 많은 팀들은 4백과 3백을 혼용해서 번갈아가면서 썼음.

암튼 좀 많이 헛나갔는데 우리나라는 기본이 3백임. 3백은 압박이 심한 전술이기때문에 필연적으로 빠른 상황판단과 빠른패스, 거침이 동반될 수밖에 없음.
그래서 우리나라에 넘어오는 외국인선수들이 하나같이 몇경기 뛰어보고 생각보다 훨씬 거칠고 빠른 리그라서 놀랬다는 말을 하는거임. 이게 립서비스가 전혀 아니라는거지.

SF영화만 보던 사람이 정통 사극을 처음본다거나 데스메탈만 듣던 사람이 국악 합주를 처음 듣는다거나 하면 무슨 생각이 들거 같음? 더럽게 재미없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

근데 정통 사극만 보다가 SF보는 사람도, 국악만 듣다가 데스메탈 듣는사람도 똑같은 생각을 함.

나같은 경우에는 유럽축구를 보긴 봤던 사람임. 실제로 새벽경기 꼬박꼬박 다 챙겨보고, 경기 하이라이트도 줄줄 꿰던 사람임. 근데, 우리팀 생긴 이후로 끊음. 재미가 없음.
왜냐면 내 축구의 시작은 고종수였고, 이동국이였고, 안정환이었으니까. 나한테는 네덜란드전때 졸린눈 비벼가며 축구볼때 지고있는데 이임생이 머리가 깨져서 피가 철철 나는데도 엉엉 울면서도 붕대감고 뛰겠다고 할때 그 감동이 남아 있으니까.

말이 또 새네.
시작은 K리그와 EPL의 차이라고 시작했는데
암튼 결론을 어떻게 내려야될질 모르겠는데,

K리그좀 봐. 까도 보고까. 망할 피온 위닝 에펨에 나타나는 능력치만 맹신하지말고
직접 두 눈으로 잔디냄새 맡으면서 응원하면서 봐.

K리그랑 EPL은 좀 비약하자면 배구랑 농구랑 비교하는거랑 비슷함.
그냥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대상임. EPL애들이 3백 쓰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K리그 애들이 4백 쓰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임. 그니까 그냥 까지 말고 봐.

깔려면 최소한 EPL 10경기건 K리그 10경기건 한쪽 리그 10경기는 경기장 가서 직접 봤다는 증거 내놓고 까. 그럼 아무말도 안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