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KTX 열차표 끊으러 갔다가 완전 사기당할 뻔 했네요
사기당할뻔한 장소는 시청역 지하도 내에 있는 KTX 열차표 판매소입니다.
제가 이번 주말에 가족들이랑 대전에 벌초를 다녀와야 하는데
자동차로 가자니 길이 많이 막히면 18개월된 딸아이가 힘들어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점심먹으러 나간 김에 KTX표를 사려고 그 판매소로 향했습니다.
그간 오며가며 봐두었던 곳이라서 거기서 사면 되겠다 싶어서 갔죠
머리가 희끗하신 아저씨 한분이 앉아 계시더군요
제가 자리에 앉았는데도 한 30초정도 정리하던걸 마무리 하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제가 "금욜 저녁에 대전까지 가는데 동반석을 예매하려구요" 했더니
단박에 "금욜 저녁에 동반석은 100% 매진이야" 하더군요..
제가 여태껏 동반석을 안타본거도 아니고...살짝 이상했죠
저녁 시간이 전부다 매진이냐고 물어봐도 그렇다고만 합디다.
그래서 일반석으로 예매를 하라고 유도를 하는데 슬슬 필이 왔죠..
KTX 판매 대리점은 당연히 매출베이스 수수료가 수입이니까 비싼표를 팔아야 많이 남기겠구나..
참고로 동반석이 어떤건지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설명해 드리자면
KTX 좌석을 보면 아주 웃기게 좌석이 안돌아가고 역방향 순방향 좌석이 있잖아요
열차 진행방향을 보고 앉는게 순방향 반대가 역방향..
이 좌석들이 쭈욱 끝에서부터 오다 보면 제일 가운데에서 만나겠죠?
이 마주보고 앉는 좌석이 4개가 동반석입니다.
KTX에서 이 좌석 4개는 꼭 한세트로만 팔고 있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무릎을 맞대고 불편하게 가야하니까 할인을 해주면서 같이 파는거죠
근데 이게 꽤 할인폭이 큽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원래 4장을 일반석으로 사면 장당 22,900원 X 4 = 91,600원인데요
동반석 요금은 4석을 2.5석으로 계산해서 2장(45,800) + 0.5장(11,500) = 57,300원입니다
무려 37.4%나 할인해줍니다.
이 37.4%의 할인이 그 대리점 아저씨 입장에서는 아까운 것이었겠죠...
제가 잘은 모르나...당연히 판매 매출의 일정%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일텐데
일반석 4장을 예매하는 것보다 37.4%나 수수료가 줄어들테니
제가 들어오자마자 동반석을 요구하니까 기분이 확 상했겠죠
그렇다고 동반석 예매 화면 한번 조회해보지도 않고 표가 없다는 구라를 치면 안되죠.
혹시나 해서 돌아오는 차편도 알아봐달라고 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1시 이후로 동반석 조회해 달라구요
역시나 화면 조회 한번 없이 "꽝! 없어~" 이럽니다
이 지점에 이르르자 짜증이 나서 벌떡 일어나 버렸습니다.
버럭 화를 낼까도 했지만...동반석이 정말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 일단 참았습니다.
바로 사무실로 와서 조회를 했지요...
이런...젠장...역시나 표가 있더군요...
가는날도 오는날도 매진된 열차가 있긴 했지만 원하는 시간대에 동반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그 아저씨...이래도 되는건지...
당장 티켓을 출력해서 달려가려다가 참았습니다.
가서 화를 내봐야 뭐하겠습니까...제가 이미 표를 예매했던거도 아니고..
화내봐야 기분만 상하고...
그 사람은 인터넷으로 조회해보면 당장 들통날 거짓말을 왜 했을까요...
참..씁쓸해진 점심시간이었습니다.
혹시나 시청근처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중에 그곳을 방문하실 예정이거나
오다가다 눈여겨 보셨던 분들은 조심하세요~
정말...옛말대로 서울은 눈감으면 코베어가는 곳이구나...하는걸 느꼈습니다.
아...이 곳의 정확한 위치는요
시청역에 들어오시면 6번출구 옆쪽에 을지로 지하보도로 연결되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유리문을 지나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구요. 그 계단 아래 오른쪽이예요
그 주변 벽에 여러군데 사인이 붙어있어요 KTX 예매처 라구요...
다들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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