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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젯밤에 티몬을 먼저 보내고, 우리 쌍둥이 텐트는
이곳 Portland 에서 2박을 하였다.
어제 하루 휴가를 보냈으니 오늘 더욱 열심히 일해야죠!
바로, 우리가 좋아하는 일.
자, 오늘도 열심히 자전거 타고 목적지인
Port Fairy 까지 가봅시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Look out Point 에서 멈춰 서 잠시
옆에 꽤 재벌처럼 보이던 중국인에게 단체 사진 한 장을 부탁하고는
다시 열심히 달리고 달려 중간에 휴게소 겸 우체국 겸 슈퍼 겸 카페를 하고 있는
이 동네의 유일한 샵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가는 길도 물어보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아버님이 사주신 아이스크림,
1달러짜리 아이스크림이지만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우리는 나란히 달리고 달렸다.
그러던 중, 앞서가던 신랑이 갑자기 멈춰 서는 한 집 앞으로 다가갔다.
왜 그런가 하고 가보았더니, 한 미모의 여성이 섹시하게 말을 타고 있었다.
평소에 아무리 예쁜 집을 지나쳐도, 아무리 럭셔리한 별장을 지나쳐도
잘 멈추지 않던 신랑이기에 갑자기 이러는 그의 행동이 뭐 마음에 썩 들진 않았지만
덕분에 이 집 주인인 킴과 잠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녀가 바로 이 집 주인이고, 말을 타고 있던 여성은 이 농장의 우프로
일하러 온 영국에서 온 워홀러라고 한다.
우리에게 여행을 하다가 이렇게 농장에서 하루 4시간 정도 일하면
밥도 주고 잠자리도 준다며, 혹시 잘 곳을 구하지 못할 경우
이런 방법도 해보라고 친절히 알려주었다.
그렇게 서서 잠시 이야기 나누다가 갑자기 그녀가
잠깐 들어와서 차 한잔하겠냐고 물어서 우리는 당연히 좋다고 했고
잠시 그녀의 집에 들어갔다.
그녀는 우리를 위해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쿠키를 내어주었다.
자신의 집 앞을 지나가는 낯선 외국인 자전거 여행자,
그것도 4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선뜻 집으로 초대하다니
오늘도 또 한번 따뜻한 호주 사람들에게 감동하는군.
그녀는 굉장히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현재 이곳에는 1명의 우프가 있는데,
보통 자신이 키우는 말을 관리하거나 이것저것 일을 돕는다고 한다.
그리고 예전에 한국인 여성이 우프로 일하러 온 적도 있었다며
이메일 주고받을 때는 영어를 굉장히 잘했는데
정작 집에 오니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는 그녀의 말에
취업을 위해 죽어라 공부해서 토익 점수를 갖고 있지만
외국인만 보면 영어울렁증에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여행 전의 내가 생각났다.
여행 한 달 만에 그래도 영어울렁증을 꽤 극복한 나처럼
지금쯤 이 집에 왔었던 그 한국인 여성도 꽤 많은 발전을 했으리라 믿는다.
아직 갈 길이 멀어 아쉽지만, 우리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키우는 귀여운 개와 꽤 많던 말.
항상 자전거 타고 말 옆을 지나가기만 하다가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군.
그렇게 그녀가 내어준 든든한 간식 덕분에 우리는 힘차게
페달을 밟고 밟아서 꽤 많은 거리까지 이동했고,
이윽고 점심시간이 되어 아침에 미리 준비해왔던 도시락을
길 한쪽 편에 어느 이름 모를 누군가의 집,
대문 앞에서 꺼내놓고 먹기 시작했다.
도시락 반찬은 피넛버터와 뉴텔라를 듬뿍 바른 식빵과
삶은 감자와 생당근, 그리고 따뜻한 커피였다.
그렇게 남의 집 앞에서 조용히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이 집에서 키우는 개가 나오더니 우리에게 다가왔다.
주인이 우리를 쫓아보내라고 요놈을 보냈나 했는데,
우리에게 다가와 음식을 달라고 갖가지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우쭈쭈, 귀엽다 귀여워!
눈이 축 처진 게 고놈 볼수록 정말 귀엽다.
우리가 갈 때까지 계속 우리 옆을 지키고 있다가
우리 자전거가 떠날 때까지 계속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 괜히 뭉클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우리 집 강아지, 퍼니가 생각났다.
' 잘 있지? 우리가 지금 어디에서 뭐 하는지 매일 생각하고 있지?
여름 휴가를 가거나, 명절에 시댁에 가도 1주일이면 너를 데리러 왔는데
지금 두 달째 우리가 오지 않아서 꽤 걱정 많이 하고 있지? '
조금만 더 기다려, 나중에는 평생 행복하게 살자.
엄마, 아빠 퍼니를 잘 부탁해요.
너의 주인은 이렇게 길에서 생고생 아닌 고생을
아니, 그래도 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단다.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었을까.
함께 열심히 달리던 중, Yambuk이라는 곳에서 잠시 멈췄다.
평소 어머님이 즐겨드신다는 진저 비어.
나는 처음에 맥주인 줄 알았는데 생강 맛이 나는 음료수였다.
그리고 두 분은 평소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적당량의 거리를 이동하시는데
오늘은 더 가지 않고 이곳 얌북에서 멈춰 서 캠핑을 할까,
고민이 된다고 하셔서 슈퍼 주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런데 오늘 바람이 꽤 강한데다 이곳 캠핑장은 바람이 바로 부는 곳이라
우리가 가려고 하는 Port Fairy 까지 가서 그곳에서 자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Yambuk 에서 잠시 쉬고 원래 목적지였던
Port Fairy 까지 다시 출발!
그리고 20 키로 정도를 더 달리고 달려,
목적지인 Port Fairy에 도착했다.
Port Fairy 는 비치가 아름다운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지
이곳에만 캐라반 파크가 4군데나 있었다.
그러나 모두 초고가의 캐라반 파크!
이럴 때는 너무 유명한 관광지는 싫다.
그나마 유일하게 저렴했던 한 곳에 먼저 갔더니
시설도 별로 좋지 않고 뭔가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키친에서 어떤 남자가 팬티만 입고 큰 개 두 마리와 함께
개털을 날리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키친에서 먹고 자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대낮에 술에 취해 우리에게 이따 같이 술 먹자며
주사를 늘어놓는 사람도 있었고,
아마 예전에 얼핏 듣기로 호주에는 집 없이
캐라반 파크의 캐빈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니
아마도 그런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평소에는 빅4 캐라반 파크는 비싸서 잘 이용하지 않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이곳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곳은 아이들하고 오기에 참 좋은 곳 같았다.
어린이 수영장도 있고, 세미나실도 있고 최고의 시설이었다.
다만, 우리에게는 모두 필요 없는 시설일 뿐.
멤버십 카드가 없었던 나는 직원에게 디스카운트 해달라고 애교를 부려
10% 할인을 받았고 우리는 한 사이트에 함께 텐트를 치고 50달러를 지불했다.
유명한 곳인지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은 캐라반들이 있었고,
저녁을 먹으러 바비큐장에 갔더니 한 모임에서 온 어르신들이
20명 정도 함께 바비큐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아버님은 인기 짱!
단체 여행으로 캠핑장에 놀러 와서도 자신의 그릇과 포크, 나이프를 꼭 챙기고
와인 한 잔과 함께 여유롭게 대화를 하며 정성껏 그들의 디너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같은 음식이라도,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준비하느냐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꽤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온 우리 두 부부를 마치 가족이라고 생각했는지
다들 관심을 보이며 우리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는데,
언제부턴가 우리는 그냥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 Yes, we are family! '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목적지인 Warnambool 까지 자전거 길이 따로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도로가 아닌 자전거 길을 편안히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자, 오늘은 너희들과 함께 달린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지만,
오랜만에 한국의 국토종주 길과 같았던
이 한적한 길은 왠지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호주에는 개와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해변가나 산책로에 가면, 거진 사람 수만큼이나 개들이 많다.
정말 이곳에 사는 개들은 참 행복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작은 아파트 안에서 하루 종일 사는 강아지들에 비하면,
그래서 개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마당 있는 집을 갖고 싶어하고
자유롭게 산책시킬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겠지.
예전에는 기차역이었지만, 지금은 폐쇄된 KOROIT 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은 예전에는 기찻길이었고
폐쇄된 이후로 지금은 이렇게 산책로로 만들어놓은 것이었다.
잠시 이 곳에서 간식과 물을 먹고 나서
우리는 다시 출발했다.
비가 오기 전에 어서 도착해보자!
계속 가다 보니, 자주 갔던 경기도 양평의 팔당댐과
꽤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던 곳도 지나가고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그레이트 오션로드가 시작되는 워남불에 도착했다.
도착하자 마자, 숙소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고 있는데
한 남자가 맨발로 개를 안고서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 너희, 숙소 찾고 있어?
우리 집에 방 있어. 60달러에 4명이 자게 해줄게.
그리고 룸메이트가 한국사람이야.
같이 만나면 재밌을 것 같아. '
길에서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 선행을 베푸려는 그의 제안이
나는 꽤 솔깃했고 꽤 흥미진진한 만남이 될거라 생각했지만,
앞으로의 여행루트 및 웜샤워와 컨택하려면
이것저것 인터넷을 꼭 해야 하는 날이였는데,
그의 집은 안타깝게도 인터넷은 안된다고 하였다.
정말 고마웠지만,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 모두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려야 하므로 아쉽지만 우리는 그 곳에 가지 않기로 했다.
고마웠어요. 션.
그리고 모텔로 가시겠다는 두 분을 따라
우리는 추가요금만 저렴하게 지불하고,
또다시 같은 방을 이용했다.
' 항상 감사합니다. '
어머니와 나는 오늘 있었던 일, 최근에 있었던 일
이것저것 수다를 떨며 저녁을 준비하였고
남자들은 계속 인터넷으로 앞으로 여행 루트를 공부하며
양고기 스테이크가 식어가는 줄도 모르고 인터넷에 빠져있다.
저녁 먹은 것은 정리하고 나서, 이제는 내가 인터넷을 사용할 차례.
졸린 눈을 비벼가며 모텔의 공용키친 한 구석에서 여행기를 작성했다.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출발!
어제 워남불의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이 알려준
메인 도로가 아닌 다른 코스로 가려고 찾아갔더니
저 멀리 보이는 것이 길이냐. 벽이냐.
몇 개의 언덕을 지나고 나니 그나마 길이 괜찮아졌다.
그렇게 우리는 중간에서 함께 쉬어가며,
차가 없이 조용한 곳이라 잠시 대화도 나눠가며
장난도 쳐가며,
중간 지점의 한 샵에서 쉬기도 했다.
' 아, 커피 마시고 싶어! '
' 2달러짜리 계란 사려고 멈춘 것이 아니구요.
잠깐 쉬었다 갑니다. '
얼룩 무늬가 귀여웠던 말도 보고,
점심 시간이 되어 주유소에서 두 분이
포테이토 파이를 사주셨는데,
우리는 정확히 반으로 갈라서 나누어 먹었다.
길에서 서서 먹고 있는데 건너편에 귀여웠던 한 가족.
저 꼬마 아이가 타고 있는 자전거는 페달이 없는 자전거,
어렸을 때는 저렇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자, 드디어 그레이트 오션 로드 시작이로구나!
바로 여기입니다!
우리의 이 멋진 사진은 바로,
신랑에게 열심히 배워서 어머니가 찍어주신 사진이랍니다.
그리고 신이 난 신랑도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우리가 어느덧 여행 40일만에 애들레이드에서 그레이트 오션 로드까지,
그리고 곧 멜버른에 도착한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나면서 신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착한 Peterborough.
원래 오늘 이 곳에서 다같이 함께 자려고 했는데
아직 시간이 2시밖에 되지 않았고 체력이 괜찮은 것 같아서
우리는 예정보다 조금 더 멀리 가기로 했다.
그래서 여행 10일만에 우리는 두 분과 잠시 헤어지며
다시 길에서 만나기로 하고 조금더 먼 곳까지 이동을 하기로 했다.
10일만에 다시 둘이 된 우리는 뭔가 어색하면서도
두 분과의 잠시동안의 헤어짐이 아쉬우면서도
다시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이 곳을 지나갔고,
가는 길에 유명한 여러 포인트에서 계속 멈춰서 구경하며
오늘 정말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한없이 보는구나.
매우 아름답습니다!
우리의 목적지인 Port Campbell에 도착했다.
포트 캠벨은 아름다운 비치가 있고 유명한 관광지라
하루 쉬기에 더없이 좋은 곳 같았다.
도착하자 마자, 캐라반 파크에 들어와서
텐트를 쳐놓고 라면을 먹었다.
이 곳은 34달러로 조금 비싸긴 했는데 시설이 좋았다.
' 근데 여기 휴계공간이 우리 텐트보다 더 좋은데,
나 그냥 여기서 자면 안돼, 여보? '
아쉽지만 텐트로 돌아가,
빨래까지 해놓고서는 비치 구경을 하러 나왔다.
오랜만에 둘이 오붓하게 보내려니, 우리는 갑자기 치맥이 생각나서
신랑과 함께 피쉬앤칩스 10달러 싼 것을 하나 사들고는,
과일맛이 나는 맥주 5달러짜리를 한개만 사서
둘이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캬, 이 맛이지!
근데 갑자기 어느샌가 갈매기 한 두마리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우리를 이렇게 둘러싸버렸다.
요놈들 내가 주나봐라!
그렇게 신랑이랑 한 개도 남김없이 깨끗이 다 먹고 나서는
내일 또 자전거를 타고 이 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에
정말 아름다웠던 비치를 한참 동안 다시 걸었다.
매일 자전거를 타지 않고 10일정도 타면 하루 쉬기도 하지만,
얼마 전에 그 하루를 이미 보내버버렸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한적한 곳에 오면 하루 더 쉬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에 어쩔 수 없이 또 길을 나서야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일주일 책보고 영화보고 그렇게 쉬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운 밤은 그렇게 흘러간다.
* 여행 정보 *
11/19 : 47 AUD
11/20 : 79.4 AUD
11/21 : 55.2 AUD
사용 경비 : 1,733,597원
이동 거리 : 1369.52 km
" CO2 Project : 91.30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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