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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ametalk_295789
    작성자 : 루윈옹
    추천 : 3
    조회수 : 2233
    IP : 1.230.***.14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6/02/02 15:05:56
    http://todayhumor.com/?gametalk_295789 모바일
    더 디비전 베타 감상문(디비전이 RPG 라는 사실에 대해)
    이 글은 매우 주관적인 견해를 반영하고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오로지 베타 하나 때문에 디비전을 지른 1ㅅ 입니다
    저는 PC 버전으로 플레이를 했고 겜 좋아하는 지인이 거의 없어서 파티의 경우 매치메이킹 파티로 플레이 했습니다. 
    뭐 감상만 놓고 보자면 꽤 열심히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아마 디비전을 이번에 플레이 해 보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동렙 적 엔피씨는 무지막지하게 튼튼합니다. 레벨 6~7 구간에서 병원미션 하드모드를 플레이하셨거나 다크존 노랭이 엘리트를 쏴본 분이라면 적들이 총알 흡수하는 스펀지 라는 말에 대개 공감하실 겁니다. 저같은 경우 DMR을 헤비스카로 쐈는데 헤드샷 데미지가 2000 넘게 나오는 총으로도 외견상으로 후드와 방진마스크(?!)를 쓰고 있는 적을 잡으려면 헤드샷을 두세발정도 먹여야 한다는 점에 어떤 의미로 감탄했습니다. 제 후드티에 그정도 방어력이 있는줄은 몰랐거든요. 대한민국에 전쟁이 나서 징집당한다면 꼭 후드티와 방진마스크를 챙기겠습니다.

    이와 반대로 또 플레이어 체력은 의외로 걸레짝이어서 몹들에 비해 훨씬 따뜻하게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렙 정예몹과 무엄폐 근접 맞다이를 까려는 순간 순식간에 영혼까지 털리게 됩니다. 제 템이 구렸냐고요? 아뇨. 무기는 당연히 발당 데미지 560 이상의 하이엔드(주황템) 라이트 스카였고(3종 스킬 모두 활성) ㅂ방어구도 올파랑에서 슬슬 보라로 넘어가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레벨은 물론 8-12 렙이었고요. 그래도 다크존 노랭이 정예(체력바가 노란색이라서 ㅎㅎ)하고는 맞다이 하기 어려워요. 헤드를 드르르르르륵 긁어야 되는 정도? 심지어 로그하고 저격전을 벌이고 있을 때 바로 옆에서 갑자기 스폰된 일반 몹에 손도 써 보지 못하고 죽은 적도 있습니다. 즉 엄폐 안하면 4렙~6렙 잔챙이가 아닌이상 피토하게 아픕니다

    요컨대 내체력은 FPS 인데 적체력은 RPG -_-

    게임상의 분류로 보면 디비전의 느낌은 택티컬 보더랜드 같은 느낌입니다. 이 게임은 RPG로 만들어졌죠. 만약 고스트리콘같은 느낌을 바라며 디비전을 사셨다면 아마 놀라움과 실망을 감추지 못하셨을 겁니다. 간지나게 헤드샷으로 적을 제압? 그런거 없습니다. 세심한 컨트롤로 헤드에 돌격소총탄을 연타로 쌔려 박아야 아머가 깨지고 체력이 달기 시작합니다. 몸샷으로 적을 잡으려면 한탄창 비우는 건 일도 아닙니다. 전 동생과 번갈아가며 베타기간동안 내내 미친듯이 제 캐릭터를 다크존에서 굴렸는데 동생이 게임할때마다 옆에서 "머리를 노리라고 머리를! 총알 아깝잖아!"라고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 게임은 RPG로 만들어졌습니다. TPS가 아니라 액션 RPG입니다. 솔직히 좀 생소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을 잡는데 이렇게 총알을 많이 써보기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총알을 머리로 흡수하고 있는 적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 유비, 이 게임 왜 택티컬 슈팅 느낌의 게임을 RPG로 만들었을까요?

    몇가지 심증이 가는게 있습니다.

    첫번째로, RPG이기에 가질 수 있는 몇가지 시스템 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벨링 시스템으로 구역간에 몹 레벨 차이를 주면 시작부터 플레이어들이 도시 중심부로 침투하는 것을 손쉽게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오픈월드형식의 TPS였다면 아마 플레이어들은 시작부터 도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닐 수 있겠죠. 아마 유비는 컨텐츠 소모속도를 지연시키고 도시가 서서히 탈환되어 간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걸 수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  파밍이라는 개념은 컨텐츠 소모 속도라는 개념 자체를 흐지부지하게 만듭니다. 파밍의 컨텐츠 소모시점은 '플레이어가 지루해질 때 까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견과 이름이 같아도 수치상으로 조금씩 다른 템들이 나온다는 것은 파밍을 게임의 주요 컨텐츠로 내놓은 게임의 전형적인 특징이죠. 아마 다크존에 열심히 들락거리신 분은 아시겠지만 다크존 세이프 하우스에서 3일내내 같은 돌격소총과 샷건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매번 들릴때마다 단 한순간도 그 스팩이 같았던 적이 없었죠. 이름까지 완벽하게 같은 하이엔드 템이라고 해도 한발 데미지가 작게는 470에서 많게는 570까지 들쑥날쑥입니다. 물론 템모으는 재미가 쏠쏠하긴 했습니다. 특히 옷, 처음 시작할 때는 구질구질한 자켓차림이었던 캐릭터가 끝날쯤엔 포스트 아포칼립스 패셔니스타가 되어 있었죠.

    고스트 리콘같은 액션 TPS면 겜이었다면 너무 쉽지 않았을까?라는 의견도 있던데, 절대 아닙니다. 고스트리콘 최고 난이도나 스셀 블랙리스트 최고 난이도 깽판 모드가 마냥 쉽던가요? 그건 다 인공지능 하기 나름입니다. 하지만 작은 조절이 난이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니 굉장히 귀찮고 시간드는 일이될 뿐이죠.

    추가로 RPG 게임의 경우, TPS에 비해 서버 부하가 적고 플레이어들이 핑에 대해 좀 더 관용적이 됩니다. 캐쥬얼 FPS에서 300핑이면 피격이든 타격이든 못해먹을 상황이지만 PRG에선 1000핑이어도 어째어째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있었던 디비전 서버 점검 직후, 1초에 가까운 서버 반응시간에 잠깐 시달렸지만 그래도 어떻게 게임이 가능하긴 하더군요. 아마 매치매이킹에 의존하는 오픈월드 PVP를 구현할 때의 편의도 디비전의 RPG게임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TPS였다면 PVP는 선빵 필승이었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짧은 시간의 베타동안 온갖 삽질(단신으로 병원미션 하드를 권총으로 깬다던지, 단신으로 로그사냥을 떠난다던지)을 다 해보면서 재미있게 즐기긴 했지만 몇가지 비주얼 글리치(특정 엔피씨를 바라보면 미친듯이 깨진 화면 출력 등등)나 매치매이킹 버그(핑나쁜 방장에게 매치매이킹시 계속 오류를 출력하며 게임 밖으로 튕겨지고 재접하면 같은 파티 또팅, 또팅...)등으로 조금 아쉽기도 한 디비전 베타였습니다.

    뭐 저처럼 예구 지르신분들은 3월에 다시 보겠군요. 다크존에서 뵙겠습니다. 로그 되지 마세요(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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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02 15:56:37  116.122.***.35  lv.27포마피  70473
    [2] 2016/02/02 16:35:49  175.197.***.153  바람의매  633039
    [3] 2016/02/02 16:50:33  223.62.***.20  고래들의노래  34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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