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딸 아이가 집에 크레파스를 두고 학교에 왔다며 아빠인 나보고 좀 가져와 달라고 전화를 걸어왔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나는 평소처럼 학교 근처에 있는 해장국 아줌마한테 부탁해 갖다놓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 아이가 싫다면서 아빠인 나보고 학교 정문까지 크레파스를 가져와 달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갑작스러운 딸 아이의 부탁에 난감하다.
행여 어린 딸이 나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지는 않을까봐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딸 아이의 부탁대로 크레파스를 가지고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에까지 갔지만 차마 정문 앞에 서있을 수가 없어 구석지로 몸을 숨겼다.
잠시 뒤 딸 아이가 나를 찾아왔고 갑자기 내 손을 잡고 학교 정문 앞으로 끌고 가더니 같이 나온 친구들을 나에게 한 명 한 명씩 소개시켜줬다.
딸의 친구들은 나에게 인사를 했고 딸은 고맙다면서 손을 흔들고는 다시 수업을 들으러 교실에 들어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학교에 한 번이라도 찾아와 볼 걸. 딸 아이가 나를 창피할거라는 것은 온전히 내 착각이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 때문에 딸이 놀림 당할까봐 학교조차 제대로 가보지 못한 '뇌성마비' 아빠 서장철 씨 사연이 올라와 재조명되고 있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서장철 씨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좁은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외딴집에서 9살 딸 서수연 양, 6살 아들 서종범 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2년 전 아내가 집을 나가 혼자 힘으로 어린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 서장철 씨 여태 단 한 번도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찾아가보지 못했다.
마음은 정말 딸의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행여 자신 때문에 딸이 친구들의 놀림감이 될까봐 서장철 씨는 딸이 준비물을 두고 간 날이면 항상 학교 근처 해장국집 주인에게 부탁했다.
그러던 어느날 딸 집에 크레파스를 두고 학교에 간 서수연 양은 아빠 서장철 씨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물을 꼭 학교 정문 앞으로 가져와 달라"고 말했다.
아빠 서장철 씨는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딸 서수연 양의 학교로 향했지만 정문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 숨어 어린 딸을 기다렸다.
그때 미소 띤 얼굴로 딸 서수연 양이 다가왔고 서수연 야은 서장철 씨의 손을 잡고는 "아빠 왜 여기 있어? 이리 와봐"라며 그를 끌고가 친구들에게 소개 시켰다.
그동안 딸 서수연 양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빠 서장철 씨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자신의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뒤늦게 딸의 마음을 알게된 아빠 서장철 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학교에 한 번 찾아가 볼 걸"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빠가 미소 짓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딸 서수연 양에게 있어 아빠 서장철 씨는 '뇌성마비를 앓는 아빠'가 아닌 '최선을 다해서 사는 아빠'였던 것이다.
한편 '뇌성마비'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9살 소녀 서수연 양의 사연은 지난 2016년 11월 방송된 KBS 1TV '동행'을 통해 소개됐다. 시간이 흘렀지만 친구들에게 아빠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던 서수연 양의 착한 마음은 지금까지도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 눈물이 핑..도네요... ———————
http://www.insight.co.kr/news/123067 ㅊㅊ ㅇ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