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존 메이어와 케이티 페리도 각각 숱한 염문설을 뿌린 주인공들이지만
두 사람이 사귈 당시에는 심지어 생방송 도중 동반 인터뷰까지 응할 정도로
서로와 깊은 사랑에 빠졌음을 스스럼 없이 밝혔고
대중들 역시 오랜만에 각자 어울리는 짝을 만났다는 반응이었음
고로 테일러가 말한 그 '사적인 요소' 는 존 메이어라는 한 남자를 두고
지독하게 떠들썩하고 지저분한 결말을 맞이한 구여친 테일러와
눈에서 하트가 흘러 넘치는 뜨거운 열애 중인 현여친 케이티의 묘한 신경전이 아니냐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음
▶디스 확인: 인터뷰가 공개된 다음 날 케이티 페리의 트윗
"양의 탈을 쓴 레지나 조지를 조심하라..."
해당 인터뷰가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두 사람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자 케이티 페리가 날린 트윗
정황상 테일러의 인터뷰에 대한 리액션이 확실해 보였고, 이로서 테일러가 디스한 대상이 케이티가 맞다는 게 인증된 꼴
'레지나 조지' 는 21세기 미국 10대 여자 아이들 (그리고 게이들) 에게는
일종의 '바이블'로 통하는 하이틴 코미디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 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든 이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최고의 여왕벌이지만 사실은 주변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드는 Bitch
=다시 말해 '착한 척하는 애 (테일러 스위프트) 한테 속지 말아라' 라는 뜻으로 해석 가능
▶테일러의 확인 사살
테일러의 최신작 '1989' 앨범 부클릿에 실린 사진을 통해 디스의 대상이 케이티임이 기정사실화됨
캡션: "Imogen's Grammy and a Tea Kettle. Feb 9, 2014"
이모젠의 그래미 트로피와 주전자. 2014년 2월 9일
테일러는 1집부터 본인의 모든 앨범 아트 디렉션 (즉, 자켓 제작) 을 직접 하기로 유명함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앨범을 주도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앨범 아트워크에도 공들여 의미를 부여함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 컨셉은 테일러가 직접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
그리고 문제의 트랙 "Bad Blood" 의 가사가 적힌 페이지에 이런 사진을 셀렉함
이번에 함께 작업한 아티스트 이모젠 힙의 작업실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이모젠이 자신의 키보드 위에 '주전자'와 '그래미 트로피'를 나란히 진열해 둔 장면
그리고 옆에는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활짝 웃는 표정을 연상시킴
이 이미지가 케이티 페리 디스로 해석되는 건
1. "Bad Blood"
: 케이티 페리 디스곡으로 알려진 "Bad Blood" 페이지에 들어감
이모젠과 작업한 노래는 따로 있는데 굳이 저 페이지를 선택했고,
그간 테일러의 아트 디렉션 스타일을 보면 분명히 노래와 연관된 사진이라는 걸 유추 가능함
2. "그래미 트로피"
: 테일러는 이미 7개의 그래미를 수상한 반면 케이티는 7년 연속으로 쭉 후보 지명만 받고 있음
테일러와 케이티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뒤로 팬들이 이 둘을 비교할 때면
"테일러는 앨범을 많이 팔았지" vs. "케이티는 1위 곡이 많잖아!"
"케이티는 해브걸이지" vs. "테일러는 모델 같은 기럭지를 가졌지," 하는 식으로 주고 받곤 하지만
그래미만큼은 테일러가 압도적으로 앞서 있기 때문에 디스전이 불거진 이후 테일러 팬들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게 바로 이것
3. "주전자"
= 미국 애들이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Spill a true tea" 를 의미
차를 흘린다는 "Spill a tea" 는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가십이나 주제에 대해 "썰을 푼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고
여기에 "True" 가 붙으면 "True tea = 진실의 차," 그러니까 아주 명백한 사실을 말한다는 뜻으로
웹상에선 상대를 비꼬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함
그러니까 말하자면 저 사진의 진짜 캡션은
[난 그래미를 받았지 #TrueTea] 가 되는 거고,
그리하여 그래미 트로피가 없는 케이티 페리를 비웃는 디스가 되는 것임
해외냔들이나 양웹 많이 하는 냔들이라면 사진의 뉘앙스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을 거야
한창 디스 여부를 놓고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앨범 부클릿이 공개되었는데
그래도 '실명'을 까지 않은 이상 케이티 페리라고 100% 확정할 수는 없다던 일부까지도
이 사진이 뜬 순간 "케이티 페리 디스 맞군ㅇㅇ" 하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됨
▶문제의 노래 공개
테일러의 평소 작사 스타일이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되
모든 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끔 보편적으로 주제를 확장해 가사를 쓰는 경향이 있음
따라서 이 노래도 가사만 뜯어놓고 보면 특정 여가수에 대한 디스곡이라기 보다는
일차적으로 배신당한 연인에 대한 분노를 써내려간 곡으로 받아들이기 쉬움
말인즉슨, 테일러가 앨범 발매 전부터 굳이 '여가수에 대한 디스곡이다' 하고 강조하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이 노래를 케이티 페리와 연관 짓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가사 내용
게다가 케이티 페리는 다들 알다시피 러셀 브랜드와의 이혼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당초 PRISM 앨범은 그런 인생의 암흑기에 대한 자전적인 곡들로 채우려다가
음반을 작업하면서 삶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서 주제가 상당 부분 바뀐 건데,
끝내 앨범에 수록된 "Ghost" 라는 곡은 그 어두웠던 시기를 노래하고 있음
(이혼 이후 너무 힘들어서 자살까지 생각했던 시기에 대한 곡)
그리고 테일러는 "Bad Blood" 에서 다음과 같은 가사로 "Ghost" 를 인용함
"You live like that, you live with ghosts"
그저 우연의 일치일 수도, 혹은 이 곡이 케이티에 대한 노래라는 걸 암시하는 레퍼런스일 수도 있음
▶케이티 페리, 딱 한 번의 언급
케이티 페리도 당시 새 앨범을 발표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고
특히 올해 초에는 슈퍼볼과 월드 투어 등으로 숱한 프레스를 상대해야 했지만
딱 한 번을 제외하면 그 어떤 공식 매체와의 인터뷰 도중 테일러와의 갈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음
그 딱 한번은 바로 슈퍼볼 하프타임 쇼 공연을 앞두고 빌보드와 가진 심층 인터뷰
[...Still, it's hard to imagine the sales gap didn't stoke Perry's competitive spirit, especially as a new wave of female stars from Ariana Grande to Iggy Azalea began chewing up radio spins. Pop fans tend to pit female stars against each other: Madonna vs. Lady Gaga, Gaga vs. Perry, and lately, Perry vs. Taylor Swift. That last beef has been fought through magazine profiles and subtweets without either explicitly naming the other. In 2014, for instance, Swift described a fellow female musician as her "straight-up enemy" who tried to "sabotage [Swift's] entire arena tour." The next day Perry tweeted, "Watch out for the Regina George in sheep's clothing," a reference to Mean Girls that everyone took to be about Swift. Asked about it now, Perry only says, "If somebody is trying to defame my character, you're going to hear about it."]
앞부분은 이미 이 글에서 언급한 것들이라 해석 패스하고
...(테일러 스위프트와의 갈등에 대해) 질문했을 때, 페리는 그저 이렇게만 답했다.
"누군가 제 이름에 먹칠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다들 그 얘기를 듣게 되겠죠." = 다들 들었듯이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을 타깃으로 "Bad Blood" 라는 곡을 쓴 것이 맞고, 그것이 자신의 명성을 더럽히려는 행동이라고만 짧게 언급
당시 테일러와 케이티의 라이벌 구도 프레임에 뛰어들어 신나게 떠들던 호사가들은
케이티가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서는 것이 테일러에게 잽을 날리는 것과 같다면서 (그만큼 큰 무대니까)
심지어 케이티가 공연 도중 테일러를 디스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하며 칼을 갈고 있다는 루머까지 파다하게 돌았음
이런 루머가 주요 엔터테인먼트 뉴스나 블로그 등에까지 퍼지자
케이티가 슈퍼볼 직전에 빌보드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 마디 언급하고 넘어간 것으로 보임
물론 결과적으로 하프타임 쇼에서 누군가를 디스하는 퍼포먼스는 없었음
▶테일러 스위프트의 추가 언급 지난 2월 영국 '텔레그래프' 지와의 인터뷰에서 케이티 페리에 대한 질문을 받자, 테일러는 다음과 같이 답변함
[...But just whom they might be talking about in that way, Swift is not prepared to share. The gossip sites’ one-time fascination with her love life may have been temporarily frustrated, but it threatens to be replaced by interest in her apparent feud with Katy Perry, the rumoured subject of a track on 1989, Bad Blood. ‘I’m not giving them anything to write about,’ she says, smiling steelily. ‘I’m not walking up the street with boys, I’m not stumbling out of clubs drunk. But I’m never going to talk about her in my interview. It’s not going to happen.’]
"전 (기자들에게) 쓸 거리를 만들어주지 않을 거예요." 강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전 (밤새 길거리에서 남자들과 어울리다가) 아침에 거리에서 잠에서 깨는 사람도 아니고, 클럽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나오지도 않죠. 하지만 제 인터뷰 도중 그녀 (케이티 페리) 에 대한 얘기 만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예요.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