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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29468
    작성자 : 아배고파
    추천 : 3
    조회수 : 4295
    IP : 61.98.***.87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7/06/01 12:38:25
    http://todayhumor.com/?love_29468 모바일
    전남친과 친구하기로 했어요.
    처음부터 확신이 없는 연애였어요. 남친은 군대에서 여자친구 만날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고, 하면 안되겠다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절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어요. 저도 좋았구요. 남친의 저런 생각을 몰랐던 저는 연애하자고 졸랐어요. 처음에는 생각 좀 해봐야할 것 같다고 하다가 결국은 '그래 우리 만나자.'해서 만나게 되었죠. 

    그렇게 사귀면서 사실 이별이 몇 번 찾아온 적은 있었어요. 제가 이별을 생각한 건 남친의 연락문제였어요. 저한테 더 이상 관심이 예전같지 않구나 생각하게 됐거든요. 시시때때로 보고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정말.. 사귀고 휴가를 세 번 맞이했는데 장거리라 보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공군이라 휴가를 길게 나오는 것도 아니구요. 두 번은 그래도 오가며 짧게라도 만났는데 마지막 휴가땐 남친 어머니가 수술하시고 입원하셔서 못만났습니다. 순간은 서운했지만 결국 다 이해하는 상황이라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이렇게 자주 만나지 못하니 연락이라도 자주 했음 좋았다 싶었던 거고, 굳이 내가 요구하지 않아도 날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면 시시때때로 연락을 해줄 줄 알았어요. 남친은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핸드폰으로 시간때우고 그러는 사람이 아닌 걸 앎에도 불구하고 '날 좋아한다면 그래도 핸드폰만 봐야하는 거 아냐?' 했어요. 사실 남친은 조금만 참았다가 이따 오래 해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있었던 것 같아요. 저랑 사귀면서의 마지막 휴가 때는 어머니 병환에 얼마 안남은 시험까지 있는 기간이었거든요. 
    저는 남친이 그렇게 바쁘니 긴 통화 아니고 짤막한 카톡이라도 몇번 하고싶었던 건데 그걸 안해주는 남친이 저한테는 '그 정도도 못해주는 사람'이 되어버렸었죠.

    남친은  복귀를 하고 5월 한달은 연락이 정말 없었어요.  이제 시험이 정말 얼마 안남아서 연락을 좀 줄여야 될 것 같다고 얘기했었지만 그게 이틀에 한번이 될까말까일줄은 몰랐어요. 그냥 짧게 전화해서 '오늘 잘 지냈어? 나 공부하러 가볼게!' 말하는 1분이 안되는 통화라도 저는 엄청 좋았거든요. 날 생각해주고 있구나 하는 기분에요. 근데 그것도 언제부턴간 해주지 않고, 이틀 정도 연락이 없는 건 당연한 상황이되고, 더 이상 연락해달라고 징징대는 건 구질구질해보이고 비참해보이고 자존심 상해서 그렇게 해달라고 얘기하지도 않았어요. 그전엔 항상 얘기했었거든요. 그리고 남친은 생활관을 옮겼다면서 옮긴 생활관 폰번호도 안알려줘서 저는 전화를 하고싶어도 못하고, 공중전화로 부재중이 찍히면 안타까워밖에 못하고, 그렇다고 전화를 하루종일 붙잡고 있다 전화를 받는 건 너무 나만 매달리는 것 같고 그랬어요. 생활관 번호를 모르는 채 거의 열흘을 지냈거든요. 나중에 알고보니 생활관 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지 정말 몰랐대요. 그리고 이번엔 후임들과 생활하면서 생활관장이 되어서  후임들 쓰라고 생활관폰은 놔두고 자기는 공중전화 쓰려고 했던 거구요. 어쨌든 저는 휴가 나왔을 때의 연락 빈도나 최근 2주간의 남친의 태도를 좋지 않게 봐서 이제 저한테 관심이 없다 생각했고, 마음정리를해야겠다 싶었어요.
    근데 마음정리를 해야겠다 싶었던 주에 면회를 가기로 되어있어서 면회가서도 같은 태도라면 정말 이별이겠구나 생각했었죠. 그근데 정말 좋았어요. 많이 보고싶었다고 했고 사랑한다고 했고 애틋했고 행복했고 좋았어요. 저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죠. 그리고 그 동안 서운한 것에 대해서도 나중에 페메로 얘기를 해줬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인가 남친은 저에게 '우리 그만 만나면 안될까?' 하더라구요. 사실 그 전화가 올 때부터 왠지 오늘은 이별하게 될 것 같다 생각했는데 진짜 그런 연락이더라구요. 결국 내가 생각한 게 맞았구나, 더 이상 내가 좋지 않구나 생각했어요. 알겠다고 했어요. 이유는 안묻냐고 묻기에 마지막 통화니까 하고싶은 말 있음 다 해보라고 했어요. 가정환경도 안좋고, 금전적인 상황도 그렇고 저한테 잘해주지 못하는 게 미안하다며 난 니가 행복했음 좋겠는데 날 만나면서는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그게 이유였어요. 예전에도 같은 이유로 이별을 말하면서 꼭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라고 엉엉 울었던 적이 있었어요 남친이. 너한테 해 줄 수있는게 없어서 너무 힘들고 괴롭다면서.. 저는 뭐 해달란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요... 그 때는 위로해주면서 남친을 잡았어요. 난 괜찮으니까 나는 너랑 사귀는 게 너무 행복하니까 그냥 만나자구요. 나 이대로 차이면 열받아서 잠도 못자고 너는 이러나 저러나 날 찬 나쁜놀으로 기억될 거라면서요. 붙잡았어요.. 고맙다고 하면서 다시 사귀기로 했었는데 이번엔 안잡았어요. 지금 잡아봤자 우리 이별을 미루는 꼴이 될 게 분명했거든요. 저는 솔직히 이 이별이유가 이해가 가지않았는데 남친의 사고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의 입을 통해 남친입장을 들었습니다. 아마 책임감이 너무 큰 것 같다구요. 휴가 때도 자주 못봐서 실망만 시키고, 다른 사람 만나면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기가 발목 잡는 것 같은 기분일거라구요. 그래도 여전히 이별을 고한 남친이 밉기는 했어요. 하지만 제일 친했던 친구가 가장 먼 사이가 될 거라는 것도 못 견디겠더라구요. 어쨌든 울며울며 작별을 했어요. 아직도 좋아하는데 헤어지는 건 못하겠어서 일부러 더 모진말 하면서 니 마음이 그냥 여기까지인거고 그거에 대해서는 미안할 필요 없다고 얘기했어요. 절대 자기 마음이 여기까지인 것도 아니고 니가 마음 더 쓰지 않았다고 생각했음 좋겠대요. 참지못하고 결국 엉엉 울면서 얘기하더라구요. 

    헤어지고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연락왔어요. 안 받아야 마음정리 되지만 안받으면 진짜 영영 끝일까봐 받아버렸어요. 근데 받아서 왜 자꾸 전화하는거냐고 화내고는 끊었어요. 마음이 너무 안좋았어요.
    결국 얼마후에 다시 전화를 걸었어요. 공부는 잘되냐 물었더니 잘 안된대요. 그러게 시험이나 끝나고 헤어지지 , 나는 너 생각해섷그래도 시험뒤에 이별하려고했는데~ 하면서 그냥 친구처럼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남친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이하길래 제일 큰 스트레스 하나만 얘기해보랬더니 저랑 이렇게 된 게 스트레스래요. 니가 헤어지자고 한거야..했더니 알아...하더라구요. 이대로 영영 멀어질까봐 겁나고 힘들다구요. 근데 나랑 다시 만나고싶은 것도 아니잖아 했더니 응 지금은..이러더라구요. 저도 남친이 언제 다시 헤어지자고 할 지 모르기도하고 지금 사실 저도 연애할상황은 아니라 다시 사귀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친구로 지내자고 했어요. 남친이 넌 내가 이렇게 하는데 싫지 않아? 하길래 정도 뚝뚝 떨어지고 밉고 그런데 이해되기도 하고.. 근데 나도 이대로 멀어지는건 싫다고..너 나랑 결혼한다며~ 했더니 맞아..너랑 결혼해야되는데 하면서 또 울어요..ㅋㅋㅋㅋ 사실 너무 좋아지니까 그게 무서워서... 자기는 당분간 계속 힘들 거 같은데 나만나면서 저까지 힘들게 하기 싫어서 거리 두려고 연락 일부러 안한 적도 있다구 하더라구요. 하지만 정말 멀어지기는 싫어서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너무 스트레스받고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질테니 괜히 책임감 갖지 말고 이제 여자친구 아니니까 더 이상 뭐 해줘야겠단 생각도 말고, 생각나면 전화하라고 받아주겠다고,  대신 나도 전화할거고 우리 그냥 친구처럼 지내자고 했어요. 서로 이제 서로에 대한 부담감 없이 일단 좀 더 자기 생활을 꾸린 뒤에 만나기로 생각하고있을거에요. 

    이제 남친은 없지만 남사친이 생겨서 좋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이게 뭐하는 건지 좋은 선택인지도 모르겠고 아무 답도 없지만 그냥 하고싶은대로 해보려구요... 그래도 누군가 이런상황을 겪었다면 그리고 이게 잘못된거라면 알려주셔도 좋아요..ㅎㅎㅎ
    인생 참 어렵고 재밌고 신기하고 힘들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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