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일문학과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슬슬 취업이 걱정되는 정도의 학년입니다. JLPT 1급은 가지고 있구요.
애니를 보면서 일본어를 배우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죠. 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전 미연시였지만.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땐 몰랐는데 일본어를 공부하게 되면서 언어라는게 실제로 쓰기 위해서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배운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잘 되더라구요
일본어를 배우는 기본적인 순서는
1. 책을 사러 가세요. 서점에 가면 일본어 교재 중에 문법/회화/단어장 보통 이렇게 세 종류가 있을겁니다. 전 처음에는 문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어나 회화는 단순하게 외우거나, 실제로 애니를 듣다보면 어느정도 보이거든요. 하지만 문법은 누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문법을 배울 때 추천드릴 방법은 그 문법이 한국어랑 어떻게 비슷한지, 어떻게 다른지 생각 해 보면 좋습니다. 금방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한가지 주의할 점은, 아무리 비슷하다고 해도 일본어와 한국어는 다른 언어라는 것 입니다. 처음에 이해를 돕기 위해서 비슷하다고 인식만 하는게 좋습니다.
2. 보통 일본어 문법 초급 책을 한 권 뗀 후에 중급 책까지는 보는게 좋습니다. 초급만 가지고는 정말 간단한 일상 회화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급정도까지 보면 어느정도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레벨까지 올라가집니다. 제가 본 책들은 대부분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단어는 기본입니다. 하루에 10개면 10개. 20개면 20개. 정해서 꼬박꼬박 외우지 않으면 아무리 문법이니 청해니 잘 해도 쓸모 없습니다. 잘 할 수도 없구요.
3.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한자. 초반에는 사실 한자 걱정 하지 말고 그냥 일본어 단어만 외우세요. 무리하게 한자까지 같이 하려다가 괜히 흥미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자를 하는 시기는 '왠지 나도 모르게 일본어가 되는 데 뭔가 부족해서 가슴 속에서 뭉게뭉게할 때'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 뭔가 간질간질 한게 있어서 점점 더 빠져들게 되거든요. 한자를 알게 되면 단어 외우는 건 더 쉽습니다. 영어에서 agri라고 하면 농경의~ 관련이고, cabon이라고 하면 탄소의~라고 하는 것 처럼 일본어 단어에도 규칙이 있습니다. 完은 '칸'이라고 읽는데 어떨 때엔 다르게 읽는다던가 라는 식으로 말이죠. 한자를 배우게 되면 외우는 단어의 양을 줄이는 대신, 한자를 외우면서 지금까지 배웠던 단어들을 복습하는 것도 좋습니다.
4. 청해를 빼 놓을 수 없겠죠. 문법과 단어가 일본어에 투자하는 시간에 비례한다면 듣기는 평소에 투자하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말 그대로 노래듣고, 애니보고 하는게 제일 좋아요. 그래서 가끔씩 JLPT시험 보러 가면 청해는 다 맞는데 독해랑 단어가 안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죠. 듣기는 집중적으로 하루에 몇 시간 공부한다, 라기 보다는 평소에 자주 일본어를 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어차피 한국에서 특별하게 수업을 받는게 아니면 청해 100점이건 만점이건 일본인과 직접 대화하면 못 듣습니다. 말의 빠르기, 말의 정확도가 완전히 달라요. 애니라던가 방송은 또박또박 듣기 쉽게 말 해주는 편이지, 실제로 일본인과 만나서 대화하면 책으로 공부하는 거랑은 완전히 다릅니다 ㅎㅎ.
절대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만으로는 능숙해 질 수 없습니다. 애니보고 노래듣고 소설보는건 일본어의 '부분'일 뿐이지 절대로 전체가 될 수는 없어요. 정말로 공부를 하고서 이해를 하는 것 만이 일본어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혼자 공부하던 학원을 다니던 많은 노려고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