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출근을 한다. 직장인 처럼 진짜 출근)을 하면 신임 소대장과 당직사관 그리고 병사들이 도수체조 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이들은 아직 체육복 차림이고 전투복을 입고 출근 하는 나에게 선임 소대장이 경례를 때린다.
경례를 받아 줄 때는 받아 주는 듯 안받아 주는 듯 설렁 설렁 말년의 포스를 풍기는게 중요한데 이 느낌은 아마 예비역이면 모두 알 만한 각도일듯.
중대 입구로 들어 서면 분주한 병들이 앞다퉈 경례를 한다. 그 때마다 "어~ 그래~ 수고~ 오냐~ 그래~ 어이구~ 아잉!" 같은 상콤한 단어들로 응대한다.
겨우 소대장실로 들어 오면 방금 구보를 마치고 땀에 젖은 신임 소대장이 지 사무실에 들어 오면서도 내가 있다고 멍청하게 출입법을 한다.
똑똑"들어가도 좋습니까?" "야 이 병시나! 소대장실에 들어 오면서 소대장이 출입법은 왜 하냐!?" 이렇게 신입이를 갈구며 하루가 시작된다.
근데 중요한 것은 만약 출입법을 안하고 들어 왔다면 난 당연히 출입법 안했다고, 문이 벌컥 열려서 놀랬다고 갈궜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병들에겐 천사 후임 장교들에게는 악마 처럼 대한다. 쿠히히히히히히힣히히히
슬슬 출출하여 중대 식당으로 간다. 식당에 가면 밥을 먹는 애들이 보인다. "응~응~ 그래 많이 먹어 얘들아~ 아 우유가 어디있지?" 이러면
일병 혹은 상병이 짬밥의 애들이 우유를 집어다 준다. "훌륭해! 아주 멋진 군인이여!" 입에 발린 칭찬을 우유 하나 집어 줬다고 해주고
후임 소대장은 북한군을 때려잡아도 "ㅅㅂ 소 뒷걸음에 쥐잡았네"라며 핀잔을 주는 이 맛.. 아! 나는야 선임 소대장.
8시. 조금 전 중대장이 출근을 했다. 피하는게 상책이다. 근데 오늘은 왠지 한번 들어 가보고 싶다.
기합든척 경례를 하고 중대장 실에 들어가니 "야 야 소대장 잘 됐다. 이거 이렇게 이건데, 이번에 우리가,, 그래서 만들어 보고해"
아 ...시바 괜히 들어갔다. 근데 상관없다. 착실한 후임 소대장들이 내 생각대로 컴퓨터 화면에 구현 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건 골백번은 더한 중대작계 훈련이다. 같이 짬밥을 먹어온 병장들이나 하사들은 이제 눈빛만 봐도 대충 멀해야 하는지 안다.
아~ 근데 이걸 등신같은 신임 소대장 한테 머라고 설명해야 저놈이 한큐에 알아 먹을까..
암튼 다시는 절대로 두번 반복해서 가르쳐 주는 일은 절대 네이버,,,없을 거라는 각오와 다짐을 받은후(귀찮으니까) 한큐에 많은 양을 설명해버린다.
설명을 다 한 후 해보라고 하면 영혼과 육체가 불리된 표정의 한마리 오징어가 땀을 흘리고 있다. "아 시발! 등시나! 방금 갈쳐 줬잖아!"
"옙..예..해보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 ㅅㅂ..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잘 하라고 잘!" 이렇게 다그친 후 커피탄 우유를 쭈욱 들이 킨다.
"야. 나 잠시 둘러 보고 올 테니까 점심 먹기 전까지 알아서 해놔라" 이러고 나는 소대로 돌아 간다. 아이들이 앞다퉈 경례를 하고 오냐~응~그래~
쉬어 쉬어~를 연발 한 후 과업 떠나기 전까지 잠깐 뉴스를 시청한다. 아~오늘도 좆나 덥겠네! 아~ ㅅㅂ 기상케스터 이쁘다..이런 헛소리를 하다가
곳 과업을 떠나라는 소리가 들려 온다.
사실 늘 나의 과업은 작계수정이다. 이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중대장의 갈굼을 받는 짬은 지났다. 사실 나는 전차주차장에 가거나
무전기 수리소요 파악, 방독면 상태 점검, 등 할게 산적 하지만 이미 후임 소대장이 두명이나 있는 선임 소대장은 분리 수거장에 간다.
내가 분리 수거장에 가는 이유는 분리 수거장에서 일어나는 악습과 폐단을 척결 하기 위함은 개뿔이고 짱박혀 있는 놈들과 같이 짱박히며
순찰을 가장한 흡연 및 장기자랑을 보기 위함이다. 이미 벌써 자리를 잡은 말년들이 나를 보고 살짝 경례같은 걸 한 후 "소대장님 기다렸습니다.
안그래도 지금 막 시작 하려던 참입니다" 하며 나를 반긴다. 오늘은 총맞는 연기를 잘하는 잘해서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이병 놈이 요즘 클럽에서
핫하다는 셔플(...)댄스를 춰보겠단다.. 오.. ㅅㅂ 휴가나가면 춰야지 오 ㅅㅂ 하며 신병의 신들린 무반주 셔플을 보며 감탄을 한다.
그러다가 옆에 병장놈이 지겨워 졌는지 담배나 피우러 가잖다. 같이 간다. 연기를 내 뿜으며 "아..소댐, 전역 얼마나 남으 셨습니까?"
"나? 4달? 정도?" "전 이제 3주 남았습니다 ㅋㅋㅋ" 와 시바 나가면 연락해라 꼭! 이라며 서로 의리를 다짐 하지만 정작 연락 오는 놈들은 몇 안된다.
점심시간이 나가온다. 후임 소대장을 갈구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심보로 소대장 실을 박차고 들어 간다. 멍칭한 표정으로 경례를 하고
그 경계를 상콤하게 무시해주고 "야! 다했냐?"하며 물으면 꾸물거리며 "아..저..그게.." 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밀치듯 소대장을 밀어내고 야! 비켜 ㅅㅂ 이걸 못하냐. 잘봐라 훅지나간다. 타닥타닥 클릭클릭 이렇게 마우스 따위는 장식품이라는 듯
키보드 단축기 만으로 하나의 보고서를 완성시켜놓는다. 후임이 오전 내내 쩔쩔 매던 것을 단 20분 만에 완성 시켜 놓으니 나를 존경하는 표정으로
"선배님 대단하십니다!" 를 연발 한다. 푸하하하하 븅신~ 으로 대응 한다. 이제는 다시 안갈쳐 줘야지. 또 내가 했네 아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