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을 고민하다가 사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디카게에 올립니다.
2009년 이후로 다시 5월18일이 주말인 해가 찾아왔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독재정권에 맞서 무고한 시민들이 응전한
세계에서도 기념비적으로 남을만한 항쟁이었습니다.
주말을 이용하여 이를 기억해보고자 광주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서울 오유벼룩시장은 일정관계상 포기해야 했습니다. 아쉽기는 하나 후회하진 않습니다.
광주의 5.18항쟁 관련 유적지는 대중교통으로는 하루만에 돌아다니지 못 할 만큼 많습니다.
때문에 저는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를 필수코스로 하여 매번 코스를 약간 달리하여 다녀오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는 518번 버스를 이용하면 이와 관련된 거의 모든 곳을 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내버스는 기점, 종착지, 경유하게 되는 코스 지역 등을 기준으로 번호를 부여합니다.
허나 광주 518번 버스는 그와는 전혀 별개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지역을 왕래하는 노선으로 짜여져있습니다.
5.18의 이름이 붙는 공원, 금남로, 전남대, 망월동 묘역 등을 모두 경유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 것 하나로도 광주에서 1980년 5월 18일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평소에는 대구에서 출발하기에 광천동 터미널에서 출발하나
오늘은 논산에서 호남선 열차를 타고 내려온 관계로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곳은 5.18기념공원이라는 곳이며 주로 학생들의 항전에 대해서 기념하고 있는 곳입니다.
중앙 광장에 세워진 동상입니다. 뒤에 보이는 KBS방송국은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의미로 비춰질까요...
다음으로는 전남대학교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전남대학교 정문입니다.
본래 예정에 없었으나 베오베에 있는 플래시몹 게시물을 보고 혹시나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들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신식으로 리모델링 되었으나 이 장소가 전남대 학생들이 최초로 계엄군과 대치했던 장소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총학생회에서 게시한 것으로 보이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그 때 당시를 이어받은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문구입니다.
안타깝게도 일정에 없었던 탓인지 제가 시기를 잘못 맞춘 탓인지 플래시몹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박물관에 들렀다가 다시 나오는 길에 찍은 전남대 연못입니다. 용지라고 칭하는 것 같습니다.
건국대학교 호수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전남대 앞에서 다시 5.18을 타고 국립5.18민주묘지 정류장 앞에 내렸습니다.
추모의 글귀가 담긴 리본을 묶어 놓은 윗쪽과
광주의 뜻에 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있는 아랫쪽이
서로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민주의 문을 지나 신묘역으로 나아갑니다.
저는 5월 17일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만
다음날이 될 18일에 있을 추모식 행사의 예행연습이 한창이있습니다.
광주 시민군의 모습을 담은 조각상입니다.
당시 이 분들의 마음은 각각 어떠했을까요...
저는 올해 혼자서 다녀왔지만
전국에는 5.18을 알리는 모임이 상당히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그러한 단체가 이 곳을 찾아서 처음오는 분들 혹은 개인적으로 온 분들께
자원봉사로써 몇몇 분들께 얽힌 사연을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최초에는 그러한 단체를 통해서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접했었습니다.
벌써 7년 전이네요. 그 때가...
여기에 모셔진 모든 분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을겁니다.
사진에 나온 이 곳은 설명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최미애 열사님의 자리입니다.
묘비 뒤의 글귀는
임신한 아내를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떠나보냈던
남편분께서 아내에게 남긴 한마디라고 합니다.
또한 뱃속의 아기는 어머니의 사후 20여분동안 괴로움에 몸부림쳤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곳은 행방불명자 묘역, 영혼묘라고도 부르는 곳입니다.
시신을 찾을 수가 없어 묘비만을 세워놓은 곳입니다. 때문에 봉분은 없습니다.
이 곳에서의 제 고개와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장소였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5.18추모관에서 볼 수 있는 촛불을 담은 배입니다.
이 곳에서 촬영한 사진도 있지만
주로 영상자료가 많고
무엇보다 직접 한 번 보시기를 추천드리는 관계로 따로 사진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셨던 5월의 광주시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또 지금 이 지경이 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그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