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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ewol_29284
    작성자 : 하늬바람물결
    추천 : 6
    조회수 : 316
    IP : 175.112.***.17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5/18 23:30:53
    http://todayhumor.com/?sewol_29284 모바일
    자원봉사자분들께, 고맙습니다.

    배에 남아계신 18분이 하루빨리 돌아오시길 간절히 빕니다...



    안녕하세요.
    전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 중 한 아이를 외사촌동생으로 둔 사촌누나입니다.
    동향이나 볼까 싶어 오유를 눈으로만 보고 있었는데... 봉사하신다는 분의 글을 읽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가입했습니다.

    사촌누나라는, 어쩌면 가깝고도 멀게 보이는 입장상 이런 글을 쓰기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꼭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말을 많이 삼가서 그분들이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분들께 진심만은 닿을 거라 믿어봅니다.

    얼마 전에 아이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채비를 해서 장례식장에 갔습니다.
    파란색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으시고 상차리는 걸 도와주시는 봉사자 분들이 장례식장에 계셨어요.
    처음에 저 사람들은 왜 다른 사람의 가족 일에 와서 도와주나 싶었죠.
    우리 일은 구경거리가 아닌데 왜 저런 남이 와서 참견하는 지 알 수 없다고 그렇게 꼬아서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좀 적대적이고 경계어린 태도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들도 왜 저 사람들이 도와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조심스럽게 가만히 살펴주시고 도와주시기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참견이 아니구나. 정말 함께해 주고 계시는구나.
    그리 생각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촌여동생을 끌어안고 울고 있을 때 옆에서 같이 눈물 지으시던 여성분,
    조문객분들의 신발정리를 도맡아 해주시던 남성분,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고 냉장고에 가니 다른 건강음료와 먹거리를 권해주시던, 하지만 굳이 물만 꺼내가는 모습을 걱정해주시던 여성분,
    밤 늦은 시간까지 함께 계시며 조문객들과 가족들의 먹을 것을 챙겨주시던 분들,
    계속 쉬지 않고 일하시다가 밤에 마지막까지 정리하시고, 겨우 2~3시간 쉬고 오셔서 충혈된 눈으로 아침상 준비를 해주시던 남성분.
    연화장과 추모공원에서 살펴주시던 분들,
    분향소에서 그 아이와 친구들, 선생님들,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을 돌봐주시는 분들.

    그 외에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서 도와주시고 슬픔을 나눠주고 계시는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덕분에 가족들이 그 아이의 달리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기리고 생각하고 기억을 나누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덕분에 그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길고도 짧은 소중한 그 시간을 그 아이와 계속 함께하며 보낼 수 있었어요.
    그 아이가 겪었을 무서운 일 때문에 세상을 많이 원망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세상이 살아갈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나눠주신 마음들, 서로 나누며 살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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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18 23:36:44  220.76.***.138  야옹멍멍개냥  526351
    [2] 2014/05/18 23:59:16  1.231.***.223  AsYouWish*  422687
    [3] 2014/05/19 00:11:11  124.111.***.17  행복하냐  544389
    [4] 2014/05/19 03:57:04  183.109.***.238  Ardisia  543110
    [5] 2014/05/19 10:15:11  183.105.***.229  내가너때문에  465783
    [6] 2014/06/02 01:06:27  125.180.***.156  유기농메롱  52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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