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들 읽다보니 태풍전망대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김일병 사건이 일어난 5xxGP같은 경우 주간에는 태풍전망대 기준 우측으로만 식별되지만
야간에 경계등은 1소초를 제외한 80연대 전 섹터에서 식별이 됩니다. 경계등이 자주나가 보고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김일병 사건으로 인해 28사단은 수색대대(사단소속)가 GP 근무를 서고 수색중대(연대소속)가 수색매복작전을 나가던 것이 반대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상급부대 간부에게 들었어요. 하여간 김일병 사건은 레전설)
지휘통제실 바로 아래 위치한 소초라고 넌지시 힌트를 많이 줘서 0소초라고 바로 맞히는 분 들이 있을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군요. ㅋ
1.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잃어버리는 후임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아버지가 대한민국 100대기업 사장) 한달에 군인 신분으로 용돈을 나랑사랑카드로 80만원 씩 받는 후임이 한명있었어요.
이 후임이 신교대에 전입을 왔고 맞선임인 저는 더블벡을 열어 빨래를 시켜주려 개인 물품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양말이 한 짝...팬티가...두개 있었습니다. 게다가 양말이 짝이 안맞음...
오징어 선임 : "??? 야 너 왜 양말이 한짝에 팬티가 두개밖에 없냐?"
쭈구미 후임 : "아...저...제가...빨래를 해놓으면 다른 얘들이 훔쳐가서 이것 밖에 못가져왔습니다."
오징어 선임 : "나도 거기 상황 아는데...야 그럼 너도 다른 얘들 껄 훔쳐서라도 가져와야지."
대왕 오징어 선임 : "그럴 수도 있지~ PX에 이쁜 보급품 많이 파니깐 사서 쓰라그래~"
뭐 이때까진...착해서 그런가보다 했고, 저도 전역자에게 받은 보급품 몇개를 나눠 줬습니다. (이 때 눈치채고 바로 무슨 조치든 했어야함.)
그런데...다음날 점호 준비를 하는데...진짜 샀어요...간부용 밀리터리 속옷...병장들만 입는 흰색 속옷...
대왕 오징어 선임 : "와 이쁘다 야~ 오징어 너랑 니 동기들 담배들고 따라와"
군대와서 소대생활 중 처음 집합을 해봤고, 처음 쌍욕을 먹어봤고, 처음으로 타인에 대해 독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이후로 사격 훈련 시 가스조절기를 잃어버렸고, 진지 공사 시 야삽을 잃어버렸고, 깐깐한 당직 사관이 당직시 군번줄을 잃어버렸어요.
그래...신병이 긴장하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겠지만...대박 사건이 났어요.
그 후임이 전입하고 두달 즈음...소대 최고 선임과 고가초소 근무를 섰는데...
대왕 오징어 선임 : "하...싯팔! 000 ! 야! 미쳤냐! 탄입대 안입어? 이생키가 탄입대를 벗고 있네"
네...이등병이 소대 최고선임과 근무를 서는데 탄입대를 벗고 근무를 서고 있는 거에요.
쭈구미 후임 : " 아...아닙니다...안입고 온거 같은데요."
요??? 요?????????????????????? 요!!!!!!!!!!!!!!!!!!!!!!!!!!!!!!!!!!!!!!!
HEY~ YO~ 미친 후임~ 탄입 안입?~ 왜임?~ 안입~으면 피트 죽임~?
너님 나님 소대~ 선임 한테 죽임~ 이후 너 또 나님~에게 죽임~
군대 다나~ 까임~ 요는 뭐임? 미친 거임? 대박 돈거임? 나님~과 치킨 게임? 넌 그냥 개임~ 아님 닭대가림~
혼자서 8비트의 분노의 랩을 쏟아 부으며 그 야간에 소대 다른 선임과 탄입대를 가지고 고가초소로 올라가 주고왔습니다.
근데 놀라운 건...처음 나갈 때부터 탄입대를 입지 않았는데...근무나가는 선임 / 중대행정실 당직사관보고 및 총기수령 / 대대행정실 당직사령 보고를
충실히 하고 걸리지 않았다는 거죠...
그리고...
GOP 투입전 교육이라고 하여 폐바 부대에서는 GOP관련 여러 교육을 받게되는데, 그 중
'누르고, 던지고, 쏘고'연습을 할 때였어요. (적 침입 시 크레모아 격발, 수류탄 투척, 개인화기 발사)
연습용 수류탄을 이 후임이 던질 차례가 되었는데
"어~? 어어어~? 어!?"
툭
안전핀까지 뽑은 후 자기 발 아래로 투척(이라고 쓰고 자살이라 읽는다)
통제를 하던 부사수(GOP올라가면 소대 최고 선임)가 바로 땅을 쳐다보고 다시 주우려는 찰나
팍~~피슈우우우우웅~
통제를 하던 부사수의 얼굴에 연습용수류탄이 튀겼고, 중대원 전체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온것 마냥 경이로움에 침묵만이 가득했어요.
부소대장 : "...하하 다죽었네~ 다죽었어~"
GOP : "...하하 저런얘는 못올라와욤~"
쭈구미 후임 : "...계획데로야!~ 난 잔류할꼬얌"
네... 잔류...
2. GOP 투입 후 바로 상병이 된 저는 소대 6번째 선임이었어요.
한마디로 풀린 군번? 그리고 GOP에서 많은 후임들이 무릎연골연하증으로 인해 폐바로 보직변경 됨에 따라 많은 신병을 받게되었어요.
그리고 그 중 신병 하나가 전입 2주 후 첫 근무를 투입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까지 안개가 많이 껴서 전방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이미 7시간의 근무후에 내려오지 못하고 4시간을 더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후임이 사수와 단 둘만이 있는 초소에서...
쭈구미 후임 :"하나님 아버지~ 제가 지금 너무 힘들어요~ 이 고난을 헤쳐나갈 힘과 지혜를 주세요. 저에게 내려진 이 사탄의 시험에서 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 후임은 모든 선임이 무섭단 이유로 근무를 기피하게 되었어요. 게다가 조금 갈굼을 할라치면 기도하고...
(선임이 말하는데 급기도....) 갈구면 가만히 있지 않게다는 말까지하자...폐바로 보직변경 되었어요.
이때쯤 저는 사회에서 군생활 편하게 하는법을 인터넷으로 읽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있다고 믿기 시작했어요.
3. 특A급 카이스트 출신 후임.
소대는 술렁였어요. 카이스트 재학 중인 후임이 들어온다고 소문이 이미 근처 고라니와 너구리 짬타이거(고양이)가 알만큼 퍼져있었죠.
왜 306보충대에서 차출하지 않았을까. 왜 신병교육대대에서 차출하지 않았을까. 왜 사단에서 차출하지 않았을까. 왜 연대에서 차출하지 않았을까.
왜 군생활 하위 3프로인 이 GOP 밑바닥까지 카이스트의 재원이 온 것일까. 우리 소대에서 나로호 로켓발사라도 하게 된 것일까.
저는 이미 검증 안 된 신병들에 항상 의문을 가지고 대했기에 기대감 보다 불안한 감이 컸어요.
오징어 상황병 : "야 너 어쩌다 여기까지 왔냐? 뭐 지원하라고 간부들이 말 안하던?"
쭈구미 전입병신 : "저는 GOP 오기 싫다고 신교대에서 분명히 그랬는데, 주임원사님이 근무만 서고 편하다고 그러면서 넌 정신건강도 좋고
가정도 화목해서 GOP가 딱이다고 오라고 그래서 온다고 했고 오게된 것 같습니다."
오징어 상황병 : " 그래~여기가 있을만 해~잠을 좀 못자서 피곤하고, 의욕없고, 입맛 없고, 다리아프고 죽고싶고고, 살기싫고^^
이제 좋았던 정신건강이 안좋아지고 화목했던 가정은 니가 힘들다고 집에 전화함으로서 화목함은 깨지게 될꺼야"
라고 말해주고싶었지만 대충 알았다고 했어요.
근무만 서면 편하지...편할까? 그 근무가 다가오는 겨울에는 10시간이 되고 안개꼈을 때 21시간도 근무를 서는데 편.할.까.?
하여간 연대 주임원사의 농간에 빠져 GOP로 바로 오는 후임들이 상당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3주 그 후임은 근무를 투입했지만...중대장에게 개인면담을 신청했습니다.
쭈구미 전입병신 : "근무에 들어가게 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못쉬겠고 공황장애가 오며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방탄만 써도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가 나올려고 하며 기절할 꺼 같습니다."
중대장 : .....폐.바.로.꺼.져.
하여간 얼마되지 않는 기간동안 GOP 실외에서 방탄을 쓰지 않고 다니는 전입병신이 한명 있었고, 지나가던 간부가 뭐라하면
'공황장애가....블라블라~ 어지러움이...블라블라~ 구토가... 블라블라~ 기절해욧~ 블라블라'
라고 아주 상세히 의학적정보를 터는 똑똑한 이병이 한명있었답니다아~
여기까지 쓸게요~ 기무부대 잡혀 간 이야기는 쓰긴 썼는데...내용이 좀 정치적인 것도 많고...게시판 성격도 안맞고 해서...
내용을 좀 수정하여 올리던지...하여간 고민 좀 해봐야할 꺼같아요.
좋은밤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