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아는 동생들과 무한리필 고기집에 갔었습니다.
고기 샐러드바 컵라면 등등이 준비된 프랜차이즈였고요.
무한리필인만큼 이것저것 음식을 무제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지만
음식을 남기면 벌금을 내야하는 곳이었습니다.
기분 좋게 고기 잘 먹다가 동생들이 컵라면이 먹고싶다며
작은 컵라면 하나에 물을 받아왔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동생이 컵라면을 받더니
'어? 안뜨거운데?' 하고 열어보고 '아 열기가 있긴 하네'며
뚜껑을 닫는걸 봤는데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저랑 라면을 가져왔던 동생은
마지막 고기를 더 가져온다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마지막 고기니 신중히 골라야한다며 한참 이것저것 고르다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자리를 지키던 동생이
라면 물이 미지근해서 아직도 라면이 하나도 안익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라면 물을 마셔보는데 미지근하다고
이대론 안익을텐데 어쩌냐는 겁니다.
그래서 알바생한테 얘기하면되지 뭐 별일이라고 생각하며
알바생을 불렀습니다.
물이 미지근해서 안익는다고... 치워주실 수 있냐며
익지 않고 불기만 한 라면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알바생이 라면 상태를 보더니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면서 물 어디서 받으셨나고 묻고 또 왔다갔다...
그러더니 와서 하는 말이 뜨거운 물은 문제 없답니다.
자기가 가서 틀어보니 뜨거운 물이 잘 나오고 있고
물을 채우거나 바꾼적이 없으니 문제가 없답니다.
그래서 아니 라면을 보시라고 안뜨겁지 않냐고 익지를 않는데
그럼 저희가 어디서 찬물을 가져다 넣은거냐고 물었지만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합니다...
그래서 물었죠. 그래서 이거 안익은 라면 먹으라는거냐고.
그랬더니 '네. 면은 다 드셔야해요.'
너무 어이가 없어 몇 번 더 물었습니다.
이거 안익었잖아요. 근데 다 먹으라고요???
대답는 계속 같았고요.
그렇게 어이없이 보다 알바생은 가버렸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진 그래 알바생은 그럴 수 있다 했습니다.
나갈때 사장님이나 매니져한테 얘기하면 되겠지.
근데 사장님은 안계신것 같고 다 젊은 직원들만 보이더라고요.
어이없어하며 라면 외에 먹던 것들을 처리하고
(그와중에 떠온 다른 음식들은 최선을 다해 다 먹었습니다.)
계산하러 갔는데 젊은 여자 분이 있더라고요.
혹시 매니져님이시냐고 물으니 애매하게 대답했습니다.
(정확히 맞다고 한건지 아니라고 한 건지 애매하게 대답했습니다.)
일단 알바생보다 윗사람으로 보이니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표정 싹 바뀌면 저희 자리에서 컵라면을 가져오더군요.
그러면서 휙 던지는 말이 '안차가운데요?'
'아뇨 차갑다는게 아니라 미지근해서 라면이 안익었다고요.'
그러니 아까 알바생이 했던 말을 똑같이 읊어댑니다.
이런 상황이 더 있어서 매뉴얼이라도 있는건지
계산대 오기전에 직원들끼리 짠건지...
그러면서 돈 내야한답니다. 음식을 다 못먹었으니 벌금 내라는 거죠.
거기다 다른 손님들은 아무 말 안하는데 왜 그러시냐는 말까지 더하더군요.
까탈부리며 떼쓰는 진상손님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얘길했죠.
아니 저희가 라면에 왜 장난을 하겠냐
왜 라면 옆에 온수기에서 뜨거운 물 안넣고 다른데서 물을 넣었겠냐
저기서 물넣었다 cctv 로라도 보자 했더니 그건 봤답니다.
???? cctv를 봤다는건지 우리가 넣은 걸 봤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실랑이를 하고 있으니 아까 알바도 와서 또 같은 얘길합니다.
우리 뜨거운 물은 문제없다. 다른 손님들은 다 아무말 없다.
그래서 물었죠. 아까 라면 안익은거 보셨죠? 보셨잖아요? 라니
또 아무 말 못합니다.
그걸 먹었어야한다고요? 라고 물으니 또 답 없고요.
결국 그 계산하던 여자 직원이
아까부터 돈에 들고 있던 제 카드를 휙 긁더니 사인하세요. 라더군요.
그리고 사인하는 동안 자리를 지키지도 영수증을 뽑지도 않고 그냥 휙 가버렸습니다.
??????????????????
벌금 전 가격으로 찍히긴 했지만
정말 기분나빠서 사인하고 어이없어하는데
다시 돌아오더니 카운터에 있던 그 라면을 카운터 뒤 쓰레기통에 휙 던집니다.
면이 다 불긴했지만 국물도 있는 음식물쓰레기인 라면을
주방이 아닌 카운터 뒤 쓰레기통에 던진다??
저희 보라는 걸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더 상대할 사람도 아닌 것 같아서 그 상황에 그냥 나오긴 했습니다만
저희 나가고 자기들끼리 진상손님이라고 엄청 욕했을 것 같아요.
저도 3명이서 4만원 넘는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적은 돈도 아닌 돈 내고 기분만 상하고 나왔고요.
제가 진짜 잘못한건가요?
그들 말대로는 온수기 물 온도가 낮아졌을리가 없다지만
저희는 정말 미지근한 물 온도에 라면이 안익었던게 사실이었거든요.
그래도 그걸 다 먹었어야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