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6년째 연애하고 얼마전 큰일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저희는 제가 31살, 여자친구가 26(빠른)살 6년째 연애중인 커플입니다.
저번주 금요일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낌새가 이상하더군요.
스킨십도 안하고 하루종일 말도 없고 얼굴표정도 뚱하고..
뭔가 있겠구나 싶어서 데이트 막판에 커피한잔하면서 얘기했죠. 뭐가 문제냐..
여자친구는 자기 주변은 다 결혼하고 심지어 자기보다 어린애들도 결혼하는데
우리는 6년째 만나면서 결혼에 대한 확답도 없고, 마냥 기다리자니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제 현실이 지금은 물론이고 향후 5년안에 결혼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몇년전에도 이 문제로 싸우고 헤어졌다가 울고 불고 죽어버리겠다고 난리를 쳐서 다시 만나긴 했었습니다.
그래서 전 얘기했죠.
현재 내 상황 알고 있지 않느냐. 난 너와 몇년 안에 결혼하겠다는 확답을 줄 수가 없다.
지금 이 말 꺼낸게 아예 오늘 아침부터 생각하고 온 것 같은데
네가 원한다면 내가 널 놔주겠다.
라고 얘기하고
그날 여친 울고불고, 결국 헤어졌습니다.
문제는 다음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음날 밤
저도 기분이 울적해서 술한잔 마시고 들어오는 길에 여친에게 연락이 옵니다.
집앞에 있으니 만나자고.
전에도 울고불고 떼쓰고 죽어버리겠다고 난리친 적이 있어 대강 맘의 준비를 하고 가긴 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였습니다.
나랑 안만나면 죽어버리겠다. 결혼 이따위 얘기 안할테니까 제발 만나만 달라. 오빠랑 사귀지 않으면 난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없다. 등등등...
글로는 이렇게 썼지만
진짜 어마어마 합니다..-_-...
그래서 택시 태워 같이 여친의 집으로 데려갔죠..
그런데 그 자리에서 부모님과 마주치고
여친 집에 들여보내고 부모님앞에서 무릎꿇고 말씀드렸습니다
여친이 결혼하기를 원하는데 당장 제 상황에 몇년동안 결혼하는게 불가능하다. 그래서 놓아주려고 하는데 쟤가 저런다...
부모님께서는 제 개인적인 상황까지 모두 들으시고는 알았다고 끄덕이십니다.
그 다음날.
여친 직업 특성상 지방에서 일이 있어 내려갔습니다.
이왕 모질게 하기로 한거 연락도 카톡도 아무것도 안받았죠.
새벽 한시에 전화 오길래 그날 폰 끄고 잠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저녁 7시 넘어서 여친의 어머님께 전화가 옵니다.
얘가 부산을 내려가서 늦어도 오늘 낮 3~4시에는 들어왔어야 하는데, 폰은 꺼놨고 애는 안들어오고 있다고.
환장합니다.
애도 아니고 어련히 들어가겠지 하고 집에 있는데
전에 죽는다고 난리친것도 있고 얘가 진짜 뭘 어떻게 할지 몰라서 불안한 마음은 있었는데
밤 열두시에 전화가 옵니다.
자기 서울에 있고 여의도에 있다고.
데리러 갔죠.
만났더니 또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내용은 전과 동일..
여러분...
진짜 이쯤되면
처음엔 결혼할 수 없는 현실때문에 어쩔수 없이 헤어졌다면
이젠 걔가 무섭습니다.
있던 정도 다 떨어지고, 지치고
6년을 사귀어왔는데 이런게 이번이 세번째구요..
이쯤되면 진짜
내 인생을 얘한테 바쳐야 얘가 속이 시원하려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여의도에서 차 태워
집으로 돌려보내는 길에
난 너가 무섭다. 난 이제 너한테 마음이 조금도 안남아 있다.
모든걸 다 얘기했는데
얘는 막무가내입니다.
그러지 말라고, 제발 다시 사랑해달라고.
그런데 진짜 진절머리가 납니다.
마지막 타협으로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1개월의 시간을 갖고 생각하자. 서로 연락도 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고.
아니면 여기서 모든걸 쫑내자.
그랬더니 여친이 한달동안 연락도 만나지도 않겠다고 합니다.
이제 제가 무서운건
얘가 한달동안 연락도 만나지도 않고 있더라도
그 후에 계속 저에게 만나달라고 매달리면 어쩌나
두렵고 걔가 진짜 이젠 무섭습니다.
미저리같습니다.
어떡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