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는 그냥 평범한 학생입니다.
오유에 글써보는건 처음인데 뭐라도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써보네요..
요즘 진짜 하고싶은게 없네요. 제가 고2라 이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실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하고싶은게 없어요.. 그냥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학원가고.. 남는시간엔 놀고.. 에듀팟이라고 이번 저희 학년도부터 입학 사정관제에 적용되는게 있는데 함튼 그것도 부랴부랴 억지로 쓰고 졸리면 자고.
사실 한 한달전까지만해도 1학년 겨울방학이었으니까 뭔가 해볼려고 막 하고 그랬었는데 다 작심삼일이었구요. 하... 일단 이번 겨울방학에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볼려고 했는데 그것도 잘 안됐어요.. 이미 이과로 진로는 정해졌는데.. 나중에 뭐될지도 모르겠고. 아무것도 모르고 대학가서 아무학과나 들어가긴 싫고..
그런데 또 저만 그런고민 하는게 아니잖아요.. 저희 어머니는 자식이 뭔가 해볼려고는 하는데 잘 안되니까 또 안타까워서 막 도와줄려고 하는데 솔직히 딱히 도움줄만한게 없으니까 속상해 하시고, 또 제가 요즘 놀고만 있으니까 혹시 컴퓨터때문에 그런건 아닌가 하셔서 노파심에 잔소리좀 하시다가 제가 뭐라하니까 또 속상하셔서 자식놈 나중에 커서 고생하는꼴 보기 싫으시다면서 오늘 저녁에 우셨어요.. 저도 속상하고..
사실 어머니가 좀 다급하신것도 이해가 가요. 아무래도 친구나 다른 아는 어머니들한테 뭐 우리애는 이번 겨울방학에 미적분까지 끝냈느니 뭐했느니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으실수 있으시겠어요.. 그러다 집에 오셔서 제가 컴퓨터하고있는 꼴 보면 속상하시겠죠..
근데 정말 요즘 도저히 공부할맘이 안나는 이유는 제가 뭐가될지 도저히 모르겠단겁니다. 저는 이유가 확실하지 않으면 공부가 안되요. 학교다닐때는 매일매일 하루일과에 바빠서 그런거 생각하고 있을 겨를이 없었어요. 시험때되면 일단 남들이 다 보는거니까 이거 잘봐두면 좋겠지 하고 공부했었고요. 그냥 주위 사람들이랑 부모님이 공대가면 나중에 먹고살기 편하다 그래서 제 목표도 일단 공대로 정했어요. 생활기록부 취미쓰는란에 해본적도 없는 휴대폰 분해라고 써놓고.. 나중에 입학사정관들이 보라고.. 근데 지금생각해보니까 웃기네요
그런데 요즘들어 진짜 '아 이건 아닌데'란 생각이 너무드네요.. 솔직히 좋은대학 가서 공대 나오면 취직은 잘 되겠죠.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취직을 해도 제가 행복할거같지도 않고, 또 그직종에서 성공할거 같지도 않거든요. 솔직히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할수 있다면 남들보다 좀 못살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봐요.. 특히 저희 어머니요.
제가 미술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학교에서 수행평가 보고 하면 다른애들보다 월등히 잘그린다고 칭찬도 받고 해서 ' 아 내가 미술에 재능이 있나?' 했는데.. 또 전공하는애들보면 그런거 같지도 않고해서 어영부영하다가 일반고 진학하고.. 제가 어머니한테 일러스트레이터 해보고싶다고 하니까 그런건 2년제 대학 가서도 배울수있다고 하셔서 제가 " 배우고싶은거 배울수 있으면 2년제 대학 가도 상관없다! " 하니까 그건 좀더 생각해보라고..
저도 부담되죠.. 어머니가 기대 많이하시거든요.. 그래도 저 학교에서 모의고사,내신 대부분 1등급 나오고 전교 1등소리 듣고 나름 열심히 하고있으니까. 꼭 서울대 보내고 싶다고 하시네요.
근데 전 솔직히 속상하네요... 고2나되서 제가 좋아하는게 뭔지도 모르고 이지랄 하고있으니까 갑자기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뭐같기도하고.. 요즘 공부시킬거다 하는 애들 부모님 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학원 뺑뻉이 돌리잖아요? 저는 그때 맨날 밖에서 놀이터에서 놀았지만 진짜 요즘 애들은 애들같지가 않아요. 얼굴에 수심이 핀게 거의 고3이랑 맞먹더라구요. 그어린것들이 그나이에.. 불쌍하고. 다른나라에선 학원안다니고 학교에서 10시까지 야자 안시켜도 잘만 대학보내고 잘만 인재배출하는데 우리나란 왜 그게 안되는지 참 이상하네요.
아이들 기본적인 성적 수준과 지적 능력은 세계 최고라면서요? 저번에 핀란드인가? 제치고 1위 먹었단게 나라에선 막 자랑할거리겠지만 저는 솔직히 그건 아니라 생각해요. 그렇게 똑똑하고 수학과학 잘하는 아이들이 정작 "아는 직업 대봐라" 하면 30개 넘길 애가 몇명이나 있을까요?
그렇게 초등 중등부터 학원 뻉뻉이 돌릴 시간에 애들보고 수영이라던지 테니스라던지 미술이라던지 음악이라던지 단 몇개라도 시켜보면 어딘가 재능이 있는거 딱 나올텐데.. 그럼 그쪽으로 키워줬으면 지금 고등학교 야자시간 (야자도 웃기죠 야간 자율인데 강제로 시킨다는게) 에 쿨쿨 자면서 매일 6시부터 10시까지 귀중한 시간 낭비하고있는애들 훨씬 줄텐데.. 솔직히 야자시간에 자고있는애들 보면 좀 안쓰러워요. 그런애들도 어딘가 다른데 재능이 하나씩 있는애들인데..
근데 이러면 또 제가 공부하기 싫어서 책임회피로 교육정책 탓하고있는거 같기도 해요 ㅋㅋㅋ
글이 길어졌네요. 정작 고민은 안나왔는데 ㅋㅋㅋㅋ 제 고민은 요즘 정말 뭔가 해보고자 하는게 없고 제가 뭘하고싶을지 몰르겠어요. 일러스트 쪽에 관심이 있어서 조사도 조금 해봤는데 그것도 그쪽 분야에 조금 관심이 있을 뿐이지 제가 "아 이게 딱 내가 해보고싶었던거야!" 이런 느낌은 안드네요.. 게다가 이과로 진학했
구요..
긴글 읽어주셨다면 감사하구요. 어떡하면 제가 좋아하는일 찾을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저희 어머니 그걸로 안심시켜드릴수 있을까요? 오유분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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