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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28657
    작성자 : 라케
    추천 : 10
    조회수 : 518
    IP : 110.35.***.35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01/28 02:22:01
    http://todayhumor.com/?pony_28657 모바일
    [단편/팬픽] 넝마와 갑옷

     

     

     

     

     

    포니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현제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지기 마련이다.

     

    지금 술집의 문 앞에 서서 바에 앉은 포니들을 살피고 있는 샤이닝 아머 또한 그런 경우였다. 물론 그가 현제 자신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가질 만큼 지대한 곤란에 빠져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도리어 포니들에게 샤이닝 아머가 자신의 삶의 방식에 불평을 늘어 놓는 다면 샤이닝 아머는 그 날 돌세례를 받아야만 할 것이다.

     

    만일 성공한 삶의 척도가 결혼과 직위, 명예, 돈 따위가 관련되어 있다면 샤이닝 아머는 그 모든 조건을 착실하게 충족시킨 포니였다. 아리따운 아내, 로열가드의 대장이라는 직위, 그에 딸린 명예와 풍족히 나오는 봉급. 분명 훌륭히 삶을 성공한 자의 표본이라고 부를 만한 포니였고, 그리고 그에 대해 샤이닝 아머는 거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샤이닝 아머의 불만은 ‘정도’에 치중되어 있었다. 자신의 삶이 너무 정도에 치우쳤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의 탈선도 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샤이닝 아머 중 정신이 미숙한 샤이닝 아머가 그리 주장하고 있었다.

     

    물론 그 정신이 미숙한 샤이닝 아머가 자제력이 부족한 포니들의 공적인 술의 힘을 빌렸다는 것은 굳이 특기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지만.

     

    여튼 샤이닝 아머는 자신이 어느 정도 탈선을 해도 될 만큼 여태까지 자신이 정도로 살아왔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었고, 대책 없이 한껏 흥분한 자신감과 이성적인 생각은 전혀 함유하지 못한 (또한 그럴 가능성도 없는) 뇌는 샤이닝 아머가 바의 구석에 앉아있는 아리따운 여성을 향해 걷게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좋은 저녁이군요.”

     

    싸구려 로맨스 작가도 혀를 내두를 쓰레기 같은 대사였고, 샤이닝 아머는 이보다 더 시적인 발언도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여성은 머리에 뇌 대신 다른 걸 넣고 다니는 취미는 없었고 그렇기에 전자의 의견에 동의를 보냈다.

     

    “바보같은 말씀이시군요.”

     

    개미도 당신보단 로맨틱 할 것이다, 라는 말을 상당히 순화시켜서 말한 여성은 그대로 몸을 돌렸고, 샤이닝 아머는 이리도 대차게 자신이 차인 적이 있던가, 하는 별 도움은 안되는 고민에 빠졌다.

     

    샤이닝 아머는 그 포니 외에도 여러 포니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리저리 차이기만 했었고, 결과적으로 테이블에 떡이 되어 앉아 술을 물 마냥 마시게 되었다. 일단, 이 꼴로 케이던스가 있는 집에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잖는가.

     

     

    달빛은 밍기적거리며 서쪽을 향해 기어갔고, 밤을 낮처럼 치는 술집에게도 약간은 늦은 시간이 되었을 무렵, 술이 자신을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샤이닝 아머에게 누군가가 다가갔다.

     

    자신을 향해 빛나던 달빛이 누군가의 인영에 가렸다는 걸 깨닫고는 샤이닝 아머는 뒤늦게 고개를 올렸고, 자신의 심장이 잠시 멈추었다고 생각했다.

     

    그곳에는 이 세상 포니가 아니라는 것을 신랄하게 표현하고 있는 여성이 서 있었다. 그 눈망울은 달을 담고 있었고 그 갈기는 세상의 꽃들을 한 대 모아 배틀로 짜낸 듯 했다. 너무나도 이질적인 모습에 샤이닝 아머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진 않는가, 라는 의문을 품었다.

     

    “샤이닝 아머.”

     

    “...... 저, 저를 아십니까?”

     

    “알다마다. 그대가 나를 폐퇴시켰잖는가.”

     

    샤이닝 아머는 순간 샤이닝 아머라는 작자에게 거대한 욕설을 뿜을 뻔했다. 이리도 아리따운 숙녀를 폐퇴시키다니! 그게 무슨 망나니 같은 짓이란 말인가! 세상에 그 보다 악랄한 자식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명예를 담아 그 샤이닝 아머라는 개자식의 목을 베어 오겠노라고 맹세하기 직전 샤이닝 아머는 자신의 이름과 그 이름의 유사성을 깨달았다.

     

    “제가 당신을 말입니까?”

     

    “그렇다.”

     

    단정짓는 여성의 말에 샤이닝 아머는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샤이닝 아머의 고주망태가 된 기억은 결코 저런 아리따운 여성은 본적이 없다고 맹세하고 있었고 자신도 그런 기억의 주장에 나름 동의하는 편이었다.

     

    “죄송합니다만, 전 당신의 성함도 모릅니다.”

     

    “크리살리스다.”

     

    “......예?”

     

    “크리살리스 여왕.”

     

    샤이닝 아머는 자신의 검이 없다는 것에 분개하지는 않았다. 술기운은 이미 빠진지 오래, 자신은 뿔로 그녀의 머리를 터뜨리기 좋은 자리에 겨누었고 그의 근육은 당장이라도 크리살리스 여왕을 향해 뛰쳐나갈 듯 씰룩였다.

     

    “배짱도 좋군, 크리살리스. 죽으러 왔나.”

     

    “멍청하군. 유니콘 근위대장. 그대가 날 진정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한번 그랬지.”

     

    “케이던스 공주의 힘 덕분이었지.”

     

    그러며 크리살리스는 두 발굽을 들어올리며 어깨를 으쓱였고, 그 의미가 분명했기에 샤이닝 아머는 당장 그녀를 향해 내뿜을 뻔한 마법의 빛들을 거두었다.

     

    “뭐야?”

     

    “오늘은 그냥 쉬러나온거다. 내가 심심할 때마다 이퀘스트리아를 거꾸러뜨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군. 나도 여가 시간이란게 있어, 유니콘 근위대장.”

     

    “체인질링의 말은 거짓말로 이루어져 있다던데.”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 둘 다 알잖아.”

     

    “난 잘 모르겠군.”

     

    “관둬. 근위대장. 그댄 날 체포할 능력도, 이유도 없어.”

     

    “능력은 해봐야 알테지만, 이유는?”

     

    “난 누구보다도 연기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지.”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샤이닝 아머는 깨달았고, 그에 얼굴을 찌푸렸다.

     

    “내가 여기서 네 목을 배어버린다면?”

     

    “그것 또한 힘들테지.”

     

    체인질링의 여왕은 자기 앞에 놓인 칵테일을 홀짝였다. 그에 샤이닝 아머는 그녀의 고독을 느꼈다고 생각했고, 그의 책임감은 그에게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용케도 술 살돈은 있나보군.”

     

    “캔틀롯은 일거리가 많은 편이지.”

     

    “일?”

     

    “모습을 변할 수 있는 우리에게 캔틀롯은 상당히 편한 구직 자리지.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근위대장. 믿기 힘들겠지만 불법적인 일은 하지 않았어.”

     

    샤이닝 아머는 그녀의 말을 생각해보고는 나름의 타당성을 느꼈다. 일단 애초에 술을 마실 거였으면 술집에 들어와서 정당한 값을 지불하지도 않았을 터였다.

     

    “믿지.”

     

    “고맙군. 한번 자신을 속인 자를 믿기도 힘든 일이었을텐데.”

     

    그녀의 말에 그 때의 일이 기억나, 잠시 샤이닝 아머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지난 일이었고, 샤이닝 아머는 뒤를 돌아보기 보다는 앞으로 나가는 것을 즐겼다.

     

    “그래서, 뭐야?”

     

    “난 그저 술을 마시러 술집에 들어온거고 그때 근위대장, 네가 보이길래 말을 건 것 뿐이다. 별 의미는 없었어.”

     

    크리살리스는 또다시 칵테일을 들이켰다. 붉은 빛이 매력적인 칵테일이었고, 샤이닝 아머는 그 칵테일과 크리살리스의 모습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렇군.”

     

    “그래.”

     

    살다보면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 할 때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어떤 무자비한 일이 일어나도 견딜 수 있고, 어떤 추잡한 것도 껴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때가 찾아오는 법인 것이다.

     

    샤이닝 아머가 그랬다. 샤이닝 아머는 고독한 눈빛으로 술이라는 이름의 냉혹한 불을 들이키는 크리살리스를 연민했다.

     

    “크리살리스.”

     

    “뭐야, 할말이 있나?”

     

    연극하나 보지 않을래?”

     

    “연극?”

     

    “이번에 새로 나온게 하나 있더군.”

     

    “...... 난 포니들의 연극 같은 건 본 적이 없는데.”

     

    “이 참에 보면 되겠네.”

     

    샤이닝 아머는 크리살리스의 발굽을 잡아 끌었고, 크리살리스는 마지못해 그의 인도를 따랐다. 두 남녀는 휘영청 밝은 달이 수줍게 빛을 보내는 길거리에 올라 극장으로 향했다.

     

     

     

     

     

     

    “왔어요, 샤이닝 아머?”

     

    케이던스는 늦은 밤까지 돌아오지 않은 샤이닝 아머를 크게 힐난하진 않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샤이닝 아머는 약간 놀랐다.

     

    “어디 갔다 왔는지 안 물어봐?”

     

    “극장 가셨잖아요?”

     

    샤이닝 아머는 자신의 피가 얼어붙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 그걸,”

     

    “이 분한테 들었거든요. 인사해요. 샤이닝 아머. 당신도 잘 아는 분이에요.”

     

    케이던스는 발굽을 들어 커튼을 가리켰고, 그곳에는 샤이닝 아머도 익숙한 얼굴이 서 있었다.

     

    “크, 크, 크, 크리살리스!”

     

    “오랜만이라고는 말 못하겠군. 좋은 아침이야, 샤이닝 아머. 그대에게도 그랬으면 좋겠군.”

     

    결코 그렇지 않았다. 샤이닝 아머는 온몸의 식은 땀이 자신을 샤워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저, 그러니까, 케이던스, 이건 말이지,”

     

    “그리고 주점 안의 아가씨들도 꼬시고 다녔다면서요?”

     

    샤이닝 아머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진 않았다. 그대로 샤이닝 아머는 대문을 박차고 뛰어나갔고 케이던스는 그를 따라 날았다. 아침부터 동네를 뛰어다니는 근위대장을 보며 마을 사람들은 점잖지 못한 농담들을 날렸고, 크리살리스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불법은 아니잖아?”

     

     

     

     

     

     

    ---------------------------------------------------------------------------------------

     

    너무 안쓰면 손이 굳을 것 같아 습작같은 느낌으로 써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 글이 구질구질하네요; (그렇다고 제 글이 애초에 구질구질 하지 않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팬픽 정리글써야하는데... 아.....

     

     

    그래서 여왕님이 최고십니다.

    라케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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