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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답답해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 지도 모르겠다.
10년 넘도록 천리안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사이트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서식하고
올해 초부터 오유에 정착하면서 나름 애정도 생기고 참 좋은 사이트구나 하면서 재밌게 놀았다.
그런데 요즘들어 오유에 대한 정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4.11 총선까지만 해도 상황이 이지경까지는 아니었다.
적어도 이정도까지 과열되다 못해 상당수의 유저들이 광기로 휩싸여서 사리분별하지 못할 수준까지는 치닫지 않았다.
지금 베오베 게시판을 보면 수 만 명이 거의 맹목적으로 시사게에 글을 올리고 리플을 달고 추천을 먹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맹목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발언을 하거나 행동을 취하면 알바니 뭐니 하며 반동분자 취급을 해댄다.
마치 바이러스와 같아서 온세상이 저희들의 색으로 물들어야지만 그게 정의인 줄 알고 다른 색을 가진 이들을 혐오한다.
심지어 그것이 자신의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누구든지 간에. 심지어는 그런 내용을 주류로 담은 글들이
걸핏하면 추천을 100개나 받고 베오베에 오르는 것도 모자라 찬동하는 리플을 달고 앉아 있으니 제정신인 지 의문이 든다.
이들의 작태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18대 대선에서 여권이 새롭게 짠 프레임은 온국민들이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미국식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거래, 스토리를 심은 네거티브, 쇼 중심의 플레이, 지능화된 첩보전, 언론 땅따먹기, 여론과 선거의 개념 분리화...
여전히 구시대적인 선거전으로 일관하는 야권이 그래서 구태정치라는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욕을 먹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17대 대선에서 한 야권 캠프에 몸을 담은 적이 있고, 기자로서 전 정권의 청와대 대변인 등 과 같은 인사들과 접견한 적도 있다.
기자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액면가10원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그 사람이 무슨 낯으로 스스로 기자라 칭하는 지 어이가 없고
또 그런 사람의 글에 마구 추천을 눌러대는 사람들도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나도 아마추어 기자에 머물렀던 나부랭이지만, 스트레이트부터 칼럼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기사를 쓰면서
단 한번도 기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충족하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
기사는 발로 뛰어서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으로 짜깁기해서는 안 된다.
당최 이 사람의 기사를 대하는 태도를 내가 아닌 다른 기자들이 보더라도 혀를 찰 텐데, 그런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가지고
카더라식으로 글을 쓰는 포퓰리즘 의존형 기자가 어찌 저렇게 베오베에 수도 없이 등장할 수 있는 지 참 신기하다.
각설, 기자생활을 했을 당시에
소위 말하는 고위급 인사들과 이야기를 했을 때 그들이 '국민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서
얼마나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 개념 하나로 여권과 야권이 분리되어있는 상황이 얼마나 일치성을 보이는가도 알고 있다.
여론 수준을 보면, 지금의 여권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오히려 더 정확한 것 같다.
마치 양떼마냥 생각없이 풀만 뜯다가 늑대가 나타나면 부리나케 도망치고,
개가 짖으면 시선을 피하고, 주인이 여물을 주면 몰려드는 이들에게, 무슨 상식이며 문화가 통하겠는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목적성에 대한 인지를 점점 모두가 잃어가는 듯 하다.
대통령 선거를 하기 위해선 투표가 필요하고, 올바른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투표율이 올라야 하는 법이다.
다들 투표 자체에 대한 개념은 상실해가며 진흙탕 싸움, 개싸움으로 변질된 여론이
점점 투표라는 본질적인 사실과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16대에서는 15대 정권의 행정적 성과와 5년이 지나도 남아있는 IMF에 대한 분노로 대통령이 만들어졌다.
17대에서는 성장하는 경제력에 술취하듯 취한 이들의 2차 노름으로 대통령이 만들어졌다.
18대에서는 더이상 여권이 들고 나올 프레임조차 없는 이 유리한 상황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여론이 겉돌고 있다.
왜 언론을 틀어쥐었는가. 왜 여론을 조작하는가. 왜 여론의 정치에 대한 시각을 굴절시키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다만 분노와 적개심에 휩싸인 채 자신 앞에 비논리로 덤벼드는 이들을 향해 무차별적 공격을 할 뿐이고,
점점 시야가 협소해지면서 지성적인 사고를 스스로 결여시키고 있다.
애초에 가만히 놔둬도 유리했을 판세구도를 정가운데에 '배타'라는 이름의 구시대적 이데올로기로 칸을 두고 있으니,
다수의 중도지지층이 개싸움장같은 판세에서 환멸감을 느끼고 이탈을 해버리거나 들어간다 해도 1:1 비율로 섞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부시정권이 재집권을 노렸을 당시의 2004년 미국 여론상황과 매우 유사해보인다.
정치인은 지지층, 그리고 미래의 지지층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정치인에 의해 지지층의 성향이 달리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힘을 가진 여론이 대통령을 만드는 시대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그래왔는가. 지금은 얼마나 그렇게 하고 있는가.
허구헌 날 입증되지 않은 카더라정보에 홀려서 추천이나 누르고,
비논리적으로 덤벼드는 무명의 괴한들에게 진심으로 맞불을 놓고,
자신과 뜻이 일맥상통하지 않는다 하여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포용력을 잃은 채 적개심만 남은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무너진다.
문재인 후보가 점점 존 캐리와 매칭이 되어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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