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반말체입니다][깁니다][스포][지름 조장]
조금의 스포도 원치 않으시는분은 뒤로가기!
소감
72시간 플레이 하면서 유일하게 지루했던 구간은 이게 반복퀘스트인줄도 모르고 계속 수행한
망할 얼굴마담 흑형의 무한 정착민 셔틀질 뿐.... 모두 해방시킬때까지 계속하는줄 알았으나
갔던데 자꾸 또 가라며 똑같은 퀘스트를 주는걸 보고 "아 이게 반복퀘구나" 깨닫고 흑형을 죽이고 싶었으나
에센셜이며 동료 NPC라 죽이는데 실패하고 분풀이로 최전방 오지에 박아넣고 벽으로 막아버리는것에 그침.
말끝마다 사령관 사령관 하며 존대하는 척하지만 실제론 셔틀짓이나 시키며 정작 공물과 감사는 지가 다 받음.
패잔병 거렁뱅이에서 커먼웰스 최대 자경대 집단 NO.2까지 벼락출세한 희대의 운빨인물. 아니 사실상 NO.1 일지도...(제너럴 안습)
가비 욕만하게되네...
게임을 하면서 정말 탐험이 재미있었음. 아 역시 베데스다 게임이구나 싶게 폭삭 망해버린
커먼웰스 지역의 구현이라던가 인간이 죽음을 맞게되는 순간의 세세한 설정이나 배치까지
유머러스 하면서도 슬프기도 한 인간들의 삶과 삶이었던 흔적들의 구현은 정말 칭찬하고싶음.
분위기와 사운드도 역시 일품. 이번 폴아웃이 "폴아웃 : 더 호러"라는 평가가 어울리게
더욱 카와이 해진 구울찡들과 안면강타 야오과이, 찢발찢발 데스클로 등등 세밀해진 그래픽에 맞춰
적들도 디테일 해져서 매우 무섭다. 특히 문지방 넘어갈때 구울이 까꿍! 하면 정말 심장이 쫄깃해진다.
배고파서 들개고기구이 해먹으려고 사냥중인데 난데없이 야오과이가 나타나서 뒤통수를 갈기질 않나... 갑툭튀겜
반면 특유의 버그, 퀘스트 꼬임은 아 정말 베데스다 게임이구나 싶게 여전하다.
모션은 남들이 욕하긴 하는데 이정도면 뭐... 3인칭에서 달리다가 방향바꾸면 잠깐 멈추는 세심한면을 보면
그래도 모션 부분의 개선의지를 보여주는것 같아 딱히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어차피 다들 1인칭으로 하잖아....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버그와 퀘스트 꼬임. 자유도를 메인으로한 게임이라 여기저기 찌라시 받듯 받아대는
퀘스트들인지라 꼬이는건 불가항력이라 쳐도 버그는 정말 답이없다. 버그픽스가 빨리 나오길...
게임 내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소감은 이정도. 이제 외적인 부분을 말해보자면,
일단 시스템을 갈아버리면서까지 대화를 퇴화시킨게 과연 잘한일인가 의아하다.
RPG의 핵심이자 꽃은 대화이며 폴아웃이란 게임의 정체성은 "폴아웃"이라는 이름에 동봉된
퍽, 카르마, 스킬, 스페셜 시스템과 그것을 기반한 다양한 대화, 문제해결 루트와 주인공 육성의 자유다.
그러나 폴아웃 4는 이것을 모두 버렸다. 대신 그 큰 구멍에 생존게임에선 흔해빠진 무기 개조 시스템과
이제는 더이상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그저 강한 데미지, 많은 피통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는 난도질당한 퍽 시스템 밖에 남지 않았다.
개조라고 해봐야 개조 선택의 자유따윈 없는 제일 아래 강한 파츠를 향한 노가다와 레벨업만이 있는
개조중에서도 가장 저급한 형식상의 개조만 들어섰다. 아무 자유도 특징도 재미도 없는 데미지만을 위한 개조....
폴아웃의 정체성이라고 할수있는 대화 시스템을 갈아 엎을거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개조는
정말 특출나게 특별하고 재밌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일정확률로 머리를 홈런으로 날리는 기능이 퍽이 아닌 모드로 나왔어야 하며
이와 비슷하게 특이한 기능이나 능력들이 모드 파츠로 나와 개조 재미를 더했어야했다.
예를들어 호두까기 골프채, 적을 바로 먹을수 있는 구이로 만드는 화염방사기, 실명 다트, 뾱뾱이 총,
뿅망치, 접착 폭탄 발사기, 기절 망치, 아니면 속성별 데미지를 증감 가능하게 열어주는 기능 등등 유머러스하면서도 특이한 개조들.
개조라는 시스템은 정성을 들이면 들인만큼 재미가 생기는 시스템인데 폴아웃은 그냥 대충 형식적으로 때려박은 수준.
최소한 폴아웃 2까지 있었던 사타구니(!)를 VATS로 공격하는거라도 구현했더라면 재미있었을것을...
뭐 이렇듯 단점이 너무 확연하지만 그렇다고 폴아웃이 재미 없다는건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이 단점이라는 부분이야 폴아웃을 전작부터 즐겨온 올드 유저 이야기지
처음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주 재미있고 매력적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가진 게임이다.
많은 부분을 포기한 폴아웃 4 이지만 그래도 감탄하는 부분은 연출이 점점 발전한다는점.
자유도를 얻었으나 불가항력으로 따라오는 폴아웃 스카이림 특유의 밍숭맹숭함과 루즈함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게 보인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부쩍 늘어나고 지문도 길어진 음성대사 지원.
이 "음성지원"이 양날의 칼인게 주인공의 색채를 더욱 짙게 하고 플레이어와 심정을 확실히 공유하는 장점이 있지만
어른들의 사정상 음성지원시 기존 폴아웃의 특징을 살리며 수많은 대화지문을 만들기 어렵게 된다.
또한 음성대화 덕분에 1인칭에서 1.5인칭? 정도로 주인공에게서 반발자국 물러난 느낌이다. (내가 하긴하는데 나는 아닌 느낌)
전체적으로 세기말 분위기와 문명 재건, 철학적인 주제를 게임에 잘 녹아들게 했으나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 텔링은 살짝 엉성하고 번갯불에 콩볶듯이 진행되어 많이 아쉽다.
하지만 3편처럼 절대 선 브라더 후드, 절대 악 엔클레이브
뉴베가스처럼 절대 악 시저 vs NCR과 통수의 배달부
라는 어찌보면 단순하고 간단한 구도에서
각각 진영들의 명암을 잘 보여주고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이나
"신스"라는 매개를 통해 AI에 관련된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것이 새롭다. (무슨 선택을 하든 기분이 찝찝하다.)
짧게 쓸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진듯하네요;;
결론은 폴아웃은 제 값어치를 한다는 겁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10점만점에 8.5점 주고싶습니다.
향후 DLC가 얼마나 게임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는가에 따라서 9점도 10점도 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민하시는분은 지체없이 지르세요. 아깝지 않습니다.
마무리는 진짜 유일한 생존자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