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odayhumor.com/?military_28007 이것땜에 또 닉넴털렷네요 허허허 전에 장기하랑 셀카찍은거 올렸다가 온 사람들이 제 닉 다 알아서 맨날 놀렸는데...
휴.
저는 스물한 살 파릇파릇한 대학교 2학년생입니다. 이제서야 친구들이 하나둘 군대로 들어가고있죠. ㅠㅠ
이상하게 제 주변에는 공익이랑 면제가 많고, 군대 간 사람들도 그냥 육군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알티나 공군, 의경으로 많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면회 갈 일이 별로 없었어요(학교는 서울인데 공군들은 저 남쪽으로 내려가니까... 의경은 면회 안 가도 잘 나오던데ㅋㅋㅋㅋㅋ 알티는 맨날보고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제가 뭐 고무신 할 일도 없는 사람이고^^.... 뭐 오유에 글 쓸 정도면 말 다했죠...
그러다가 올해 초 입대한 선배를 만나러 가기로 했습니다. 중학교 때 동아리 선배인데, 어쩌다 보니 아직까지도 잘 연락하고 지냈거든요. 편지도 한달에 한두 번쯤 보내고. (작년 말, 입대 몇 주 전에 저를 만나서는 보은을 받는데(전에 먹여준게 많음) 치킨에 소주를 시키더니 자기 혼자 쭉쭉 따라서 소주 한 병 혼자 다 먹고 치킨 한 마리로는 성이 안 차던지 한 마리를 더 시켜서 먹더라구요. 그날 난생 처음으로 1인1닭 해봄;)
여튼 가기로 했습니다.
우선 가기 전날에 군인들이 좋아한다는 외쿡과자 두어 개 사두고, 어차피 가서 뭐 시켜먹을거니까 많이는 안 샀어요. 음식물 못 들고 들어간다고도 하고.
군인아저씨가 있는 흰말부대는 저어기 북쪽에 있더라구요. 풍산역에서 택시 타고 '성0동 백마신병교육대로 가주세요' (무슨동이더라 기억이 안나네요;) 라고 하면 된대요. 난생 처음으로 경의선 타봤는데 사람도 없고 쾌적하고.. 사실 추웠음. 한시간에 한두 대 오는 것만 아니었으면 내렸다가 다시 탔을 것 같았어요...
아저씨가 오기 전에 떡볶이랑 순대좀 사다 달라고 했는데 일요일이라서 분식집 하나도 안 열었더라구요.
택시아저씨가 상가 있는 쪽으로 돌면서 분식집 문 연 데 있나 찾아봤는데 하나도 안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좀 돌아서 가다보니까 택시비 5200원 나왔어요. 기본요금에서 삼사백원 더 나오기는 개뿔 기본요금 두배나왔구만
택시에서 내려서 보니... 군부대가 있었어요... 구닌도 있었어요....... 우와..... 구닌이다.........
넋 놓고 보고있다가 부대 앞으로 가서 저기요 군인면회왔는데요 하니까 저기 가서 신분증 주고 방문증 받으면 된대요.
누구 면회오셨어요? 하길래 '김ㅇㅇ 일병이요' 하니까 노트 같은 데 쓰고 신분증 받아서 방문증 주더라구요.
그러고 산책 가능한 지역(PX랑 연못이랑 뭔 집같은거 하나 있는데 거기까지) 알려주고, 화장실 위치 알려주고 좀만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집(면회소? 뭐라그러지?)에 들어갔는데 뭔 꾸진 민속촌처럼 꾸며놨더라구요. 근데 아무도 없고 구닌은 언제 나오는지도 모르고 심심해서 우선 방문증 들고 셀카 찍음)
셀카찍고 놀다보니까 구닌아저씨가 나와서 하하호호 얘기하고 놀았어요.
11시에 뭔 귀찮은 행사 있는데 그것만 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9~10시 사이에 와달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10시 반에 도착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열심히 간거예요... 학기중에도 자고 있을 시간인 7시 반에 일어났는데....
그러고 피자 시켜먹음.
라지 한 판 제 돈으로 시켰는데 저 두조각 먹는 동안 구닌아저씨가 6조각 먹었어요. 군인 위장은 짱짱큰가봐요 저번에도 2닭 시켜서 1.3마리는 먹더니.
저희 말고는 면회 온 게 딱 한 팀 더 있었는데 딱봐도 커플이더라구요? 저희가 빨리 사라져서 자기들끼리 다정하게 놀고 싶었겠지만 저희는 물론 허용하지 않았죠:) 제가 열시 반에 와서 놀다가 네시쯤에 갔는데, 가져간 과자나 피자박스를 하나도 안 치우고 나갔거든요. 선배한테 '아저씨가 치우실거예요?' 하니까 자기가 치우고 한참 있다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참, 면회 간 김에 처음으로 px도 봤어요. 우리동네 슈퍼보다 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 붕어싸만코랑 통통한 아이스크림(엔초같이 생긴건데 두 배 정도 큼) 두개 샀는데 천이백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X 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 사실 부대 입구에서 면회하는 곳까지는 구닌아저씨들이 잘 안보였었거든요? 근데 PX 가는길에 진짜 무지막지하게 구닌이 많은거예요...
이런 광경(?)을 처음 봐서 우와... 하고 보고 있으니까 구닌아저씨가 그러더라구요.
"아, 쟤넨 아직 군인 아냐."
"? 그럼 뭐예요?"
"훈련병."
?
그리고 PX 가는 길에 연못 하나가 있더라구요. 꽤 커요. 심지어 주변에 돌로 장식도 되어 있었음.
전역할 때 저기에 빠뜨리는 게 행사래요.
"저걸 다 누가 만들었겠냐..."
"군인이요?"
"...어..."
놀다보니 벌써 4시. 사실 제가 여행다녀온 다다음날에 바로 간 거라 피곤해서 좀 일찍 나왔어요 ㅎㅎ
그 동네 콜택시(1588-1382. 아까 탄 택시아저씨가 무지 친절해서 그 동네 차 안 다닌다고 콜 불러야 할 거라고 말해주셨어요) 불러서 풍산역 가서 집으로 왔어요 ㅎㅎ
집에 와서 밥 먹고 쓰러지듯 잠들어서 오늘 11시에 일어남
ㅎㅎ
...
여튼 구닌아저씨들 항상 감사해요
지난달 말에 입대한 친구 주소떴던데 편지쓰러가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