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원래 엽혹진 회원인데요.
엽혹진에서는 준회원이라 글을 올릴수가 없어서 오유에 가입했네요..
엽혹진에 로그인했다가 에센티님 성희롱 사건관련 글이 올라와서
순간 정말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뛰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엽혹진 유머방에 들어가보니 어떤 분이 에센티님 성적 농담, 성희롱을
모두 정리해서 올려주셨더라구요.
그걸 보고 얼마나 기가 차고 힘이 빠지던지...
저도 에센티님 관련 피해자 중 한 사람입니다.
원래 소심한 성격이라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이런 글 올리면 뭣하나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그냥 묻어두려고도 했지만
사실은 사실이니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울러 피해자 A양도 이제는 안식을 찾았으면 합니다.
엽혹진 댓글에서 보니 지금까지 나온 피해자가 12명이라고 하더군요. 저까지 13명이
되겠군요. 제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만에 하나 피해자가 더 계시다면 수치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숨기지 마시고 꼭 어떤 방법으로든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엽혹진에 올라온 글을 읽고 한참을 울면서 제가 못된 것일지는 몰라도
정말 고소하고 잘됬다는 생각도 들었고 법적으로도 처벌받았으면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도 솔직히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지금 만으로 18세이니 에센티님과 연락을 한창 하고 지내던 시기는 만 14-15세 정도
되었겠군요. 많은 글들에 올라왔다시피 저에게도 결혼하자는 둥 사랑한다는 둥 그런 얘기
다 했습니다. 메신저에서도 말을 걸면 대부분 금방 대답해주셨구요, 전화나 문자도 꽤
자주 해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몰랐을 때는 당연히 감동 받았죠. 유명한 웹툰 작가가
나같은 사람한테 잘해줬으니까요. 밤에 자기 전쯤에 전화해주셨을 때는 이불 속에서 전화를
받으면서 설레 했었습니다. 정말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것처럼 말하고 또 재밌어서
코드가 저랑 맞았구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거든요.
그런데 이제 보니 저 말고도 수십 명의 사람들한테 이미 그렇게 해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던
거였군요. 당시 사귀신다는 말이 많던 그 여자 웹툰작가님과 어떤 사이냐고 묻자 저한테는
'서로 이성으로 안보는 절친한 친구사이' 라고 했습니다. 평소 워낙 허물이 없는 친구사이라
그런 댓글놀이도 자연스레 하는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에센티님이 하시는 말씀은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워낙 말에 묘한 그런 신빙성이 있어서
믿게 되더라구요. 처음에 연락을 했을때는 예의바르고 호감가는, 제 나이를 말했는데도
존댓말을 꼬박꼬박 해주셔서 너무 믿음이 갔는데, 저보고 사진 있으면 보내달라시더라구요.
보내드렸더니 그때부터 좀 이상한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때 약 14세정도여서 모두 알아듣지는
못했습니다. 내년에 만 19세가 되는 지금에서야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네요. 제가 기억하는
성적 농담 중에서는,
제가 중2 라고 하자 '중학생이시군요... 맛있겠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때 꽤 어려서
뭐가 맛있어요? 하고 지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소름이 끼치네요.
그리고 제가 사진에서 교복이 아니라 사복 핑크색 스웨터랑 스키니진 부류의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스웨터가 너무 따뜻해 보여요.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싶다' 라는 둥 '바지가 꽤 타이트한 것
같다, 보기좋다' 라며 웃는 등의 말도 했습니다. 대화를 정말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시간이 너무 아깝고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할걸 하는 후회마저 드네요.
어린 나이였지만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싶다는 말이 쉽게 잊혀지지 않더군요. 그 뒤로는 왠지
가슴을 좀 커버하는 옷을 입게 되더라고요 이상하게. 어쨌든 그 당시에는 워낙 좀 러브러브한
분위기가 있었고 (순전히 제 입장에서만이었겠죠).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으셨으니까 큰 문제 짚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 에센티님은 정말 여성팬들의 아이돌? 비슷한 거셨거든요.
그러다가 제가 16세 되던 해 제가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걸 말씀드리자 에센티님은 완전
아쉬워 하시면서 유학 가기 전에 한번 내려올 수 없냐고 하시더라구요. 보고싶다는 말을 정말
하루에 몇 번 하셨는지... 정말 서울에서 내려갈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나이도
어리고 기차도 한번도 안타봤고 돈도 없고... 엄마한테는 뭐라고 말하지? 이런 문제들 때문에
결국 못 간다고 말씀을 드렸구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정말 따뜻하셨는데, 제가 유학을 가서
적어도 한 3년 정도는 돌아오지 않을거라고 한 순간부터 점점 소홀해지시더라구요. 말을 걸어도
시큰둥, 대충, 바쁘다는 식. 지금 생각해보니 어장관리? 같은 거였던 것 같네요.
장담하는데 제가 에센티님께 들은 농담은 저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알았으면
대화 하나하나 다 캡쳐할 걸 그랬네요. 문자도, 친구한테 온 건 다 지우고 에센티님께 받은 것만
모아서 되새김질 하듯이 종종 읽곤 했는데, 유학올 때 핸드폰 포멧하고 반납해서... 정말
이가 갈리네요.
에센티님의 반성문을 보니 더 기가 차네요. 저도 나이 많이 먹은 건 아니지만 어리신 분들 겉만
번지르르하게 교묘하게 쓴 반성문을 보니 정말 반성하는것 같나요?
저렇게 반성하는 데 이제 그만 봐주자고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차서 웃음만 납니다.
그리고.
에센티님이 올리신 글들 보니 자기는 90%-95% 인가? 그정도의 대화를 기억한다면서요?
그런데 왜 그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는걸까요?
정말 웃겨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네요.
두서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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