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엄청 착하고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젊었을 땐 엄청 예뻐서 아빠가 쫒아다녔었데 ㅎㅎ
아빠랑 결혼 하고 딸 셋을 낳고 나서, 주부가 되니까 살이찌면서 뚱뚱해졌습니다. 근데 나는 그런 엄마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었습니다.ㅎㅎ
그런데 내가 초등학교3 때 부터였습니다.. 우리 엄마가 이상해진건.
베란다에 혼자 나가서 몇시간 동안 마치 누가 있는 것 마냥 허공에다가 말하고, 삿대질 하고, 소리지르는 것도 수십번. 멍하니 종이에다가 이상한 말만 써놓거나 혼잣말하고, 암말도 없이 밖으로 외출하시기도 했었죠.
우리 엄마가 정신이 이상해 지면서 부터 친할머니랑 함께 살았는데 친할머니께선 이상한 종교를 믿으셨습니다.
그래서 울엄마 고친다고 아빠한테 300만원 받아가서 이상한 제단 같은 것도 사고. 암튼 그랬었죠.
초3때 나는 그게 너무 싫어서ㅋㅋ 그래서 맨날 방과후에 계단에 혼자 앉아서 집에가기 싫다고 투정부리기도 했어요ㅋㅋ
근데 그런거 아나요? 아, 내가 진짜 죽는구나. 이런느낌..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어느날 엄마가 내 목을 졸랐었습니다.
그래서 막 내가 엄마한테 왜이러냐고, 나 00이라고, 엄마 무섭워 등 소리질렀었죠. 엄마가 정신을 차렸는지 목에서 손을 떼더니 날 막 밖으로 데려가려는 거에요. 그래서 내가 컴퓨터 책상 다리잡기 싫다고, 안간다고 몇 분간 실랑이 하다가 엄마 혼자 나가서 저녁 늦게까지 안들어오셨어요.
난 아직도 그때 울 엄마 얼굴이 지워지지 않아요. 마치 평소 울 엄마가 아닌 것 같았거든요. 엄청 무서웠어요.
그리고 그때 우리집에는 '하루'라는 잡종 개를 키웠었는데 엄마가 저녁때 갑자기 은행에 가서 돈을 인출해오더니 돈다발을 들고서는 하루 앞에 냅다 절하시는 겁니다.
우리 00(조상님같아)이 하루라고, 하루 안에 00이 있다고.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그래서 아빠가 술마시고 화나서 이딴 개새끼가 00이냐고 화내면서 개 던지던 것도 기억나네요.
어쨌든 그렇게 우리 엄마는 1년 동안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정신병원에도 입원하고 그랬었는데..
내가 초등학교 4학년 10월 31일 4교시. 한자 시험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담임이 나를 부르더니 엄마가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가봐야 한다는거에요.
그땐 애들이 와 좋겠다. 라면서 얘기하길래 나는 좋은 건줄 알고 웃는 얼굴로 짐을 쌌는데. 집으로 돌아오고 나니까 병원이 어딘지도 모르고 찾아갈 돈도 없었습니다.. 학교가기는 싫고.
그래서 막 청소했어요ㅋㅋㅋ 이불도 개고 청소기도 돌리면서 ㅋㅋㅋ 근데 진짜 할게 없는겁니다.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갔는데 또 선생님이 병원으로 가라면서 보내더군요. 아니 이게 뭔일이야? 하고 또 집에 갔는데
이번에는 경찰들이 와서 너네 어머니 성함이랑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냐고 묻길래 갑자기 당황해서 아무런 생각 안났습니다.
그래서 모른다고 , 모르겠다고 하면서 울었어요. ㅠㅠ
사실 그 날 아침에 엄마랑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갑자기 아침에 창문 넘어로 뛰려고 하길래 언니들이랑 나는 필사적으로 막았었어요.
근데 울 엄마가 우리가 학교 간 세를 못참고. 이번에는 옥상에서 떨어지신거에요.
그때 우리 빌라는 4층이었는데, 앞서 말했습니다, 울 엄마 뚱뚱하다고..
울 엄마를 관에 넣을때 봐버렸습니다. 삼촌이 말렸었지만 울엄마 뇌 한 쪽이 함몰 됬었던걸.
그때 고모 품에서 엄청 울었어요. 진짜. 장례중에도 아무렇지 않게 지냈었는데.. 아빠한테 화장언제해?? 이런 질문도 하고 그때는 화장이 그런 화장인줄 몰랐거든요. 그냥 울엄마 이쁘게 해주나보다. 생각했었어요.
지금생각해 보니까 나 완전 못된 딸이네..
심지어는 내가 고딩때는 기일 완전 깜빡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자끝나고 오니까 이모들이 와있고 제사상있는거 보고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진짜 사람이 죽으면,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게 무슨 말인지 깨달았어요..
가끔씩 내 친구가 엄마짜증난다고 투덜거리고, 욕할 때 엄청부럽기도하고, 화가나기도하고...
그니까 오유님들도 부모님 살아게실 때 진짜 잘해드려요. 그리고 맨날 엄마만 챙기지 말구! 아빠도 챙겨요!
그때 학교 갔다와서 컴퓨터하지말고 엄마랑 말도하고 밖에 놀러나가고 그랬었으면 울엄만 오늘 아침에 나한테 따뜻한 밥 해줬겠지?? 있잖아요, 난 아직도 울엄마가 우울증 걸린게 내 탓이라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제 이야기입니다. ㅎㅎㅎㅎ 스압이죠? 미앙해요.. > <
그래도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실 내 쩔친도 자세한 얘긴 모르거든요. 울 가족한테도 말 안했었어요.
막상 이렇게 털어 놓고 보니까 엄청 후련하네요.
세줄요약
글쓴이의 엄마는 돌아가셨다.
지금 너무 후회된다.
그러니까 오유인들은 잘해라
두줄 요약
글쓴이의 엄마는 돌아가셨다.
지금 너무 후회된다. 그러니까 오유인들은 잘해라
한줄 요약
글쓴이의 엄마는 돌아가셨다. 지금 너무 후회된다. 그러니까 오유인들은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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