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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28102
    작성자 : Marsoa
    추천 : 30
    조회수 : 3204
    IP : 106.103.***.216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2/04/11 00:47:03
    http://todayhumor.com/?panic_28102 모바일
    경찰까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도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한~~참 지난 이야기인데 그 사건 이후로 한동안 힘들게 살았습니다.

    때는 2007년도

    출장이 잦은 회사에 근무하던 저는 전라도의 모도시에 장기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 참고로 저는 그때 집사람과 3살배기 아들이 있었습니다.

    작업인원 여러명과 함께 장기 출장을 가다보니 숙소는 여관급 모텔에 달방으로 지냈습니다.

    3달가량 한여관에서만 지냈는데, 인근의 다른 여관에 가면 숙박비도 싸고 주위에 식당가도 많다고 하여

    옮기기로 결정 했습니다.

    그런데 지내던 여관 주인어르신과 아주머니께서 무척 잘해주시던 터라 옮긴다는 이야기는 못하고 출장 복귀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야반도주 하듯 숙소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 여관에서 두달 가량 지내다가 본집 전세 계약 기간 끝날때가 다되서 잠시 출장지에서 복귀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집에 내려가려는데 하얀색 츄리닝(?) 상의 손목에 때가 묻어서 보기가 안좋길래 여관 화장실에서

    손목부분만 살짝 빨고 케리어 손잡이에 걸고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그러고 운전을 하고 집에 내려와 이사갈집을 물색하고 있는중 출장지에 남아있는 동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동료 : 000야 너 지금 어디야?
    나   : 네 집알아보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어요.
    동료 : 집에 내려 간거 확실하지?
    나   : 예.. 왜요? 무슨일 있으세요?
    동료 : 아..아니다 지금은 이야기 하기가 곤란하니까 나중에 이야기 할께.

    ...
    무슨일인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중요한게 새보금자리를 구하는 일이라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잠시후 회사 사장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사장 : 너 출장가서 무슨일 있었냐?
    나   : 아니요? 왜요?
    사장 : 아니..출장지에 남아있는 사람들 전부 경찰서 끌려가서 조사 받았다던데.
    나   : 엥? 무슨일 때문에요?
    사장 : 니가 성폭행범으로 지목됐다고 사건 발생시간에 니 행적에 대해 조사 했다더라고.
    나   : 헐.. 안그래도 아까 000씨한테 전화가 와서 이상한 소리만 하고 끊더니.. 그것때문인가보네요
    사장 : ...
    나   : 일단 알겠습니다. 제가 경찰서에 전화 해볼께요.
    사장 : 진짜 니가 그런거 아니지?
    나   : 사장님 장난하세요? 제가 뭐가 아쉬워서요?..

    그러고 저는 114에 전화해서 해당지역 경찰서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전화를 했습니다.

    안내 :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00경찰서입니다.
    나   : 아 안녕하세요 저 000라는 사람인데요 뭐 성폭행 어쩌고 저쩌고 하시던데.
    안내 : 잠시만요 강력계로 돌려드리겠습니다.
    경찰 : 예 강력계 000 경사(?) 입니다.
    나   : 안녕하세요 저 000라는 사람인데요 성폭행 ...(말끊김)
    경찰 : (말끊더니) 당신 지금 어디요?
    나   : 당신이라뇨? 그리고 저는 지금 집에 있습니다.
    경찰 : 집이 어딘데?(어쭈 반말)
    나   : 경찰이시라면서 뭘 물어보세요 주민등록상에 다 나와있는데 00시 이죠.
    경찰 : 지금 잡으러 갈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집에 딱 가만히 있으세요. 갔는데 안계시면 수배 내립니다.
           (갑자기 존댓말 ㅋ)

    어처구니도 없고, 정신도 없고, 기분도 상하고.. 와이프한테 상황설명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출장지와 집은 거리가 좀 있어서 빨리와도 3시간 걸리는 거리..

    두어시간 후에 다시 전화가 오더군요.

    경찰 : 집주면에 큰 건물 뭐가 있죠?
    나   : XXXX 대형마트 바로 옆에 살아요.
    경찰 : 괜히 집에서 알아봤자 좋을거 없으니까 도착하면 전화 할테니 조용히 나오세요.
    나   : 벌써 다 말했는데 뭘 조용히 나와요..도착하면 전화나 하세요 자고 있을테니.

    새벽 2시쯤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더군요.

    그래서 마중을 나가고 난생처음 경찰차에 올라탔습니다.

    경찰 : 솔직히 말해라. 우린 다 알고 있다.
    나   : 헐 ... 생사람을 잡아도 확실한 생사람을 잡으시네요.
    경찰 : 일단 경찰서로 가서 조사 받아야 하니까 출발하자고.
    나   : 뭐 그러시죠. 대신 무죄로 판명나면 당신들 고소 할꺼에요.
    경찰 : ㅋㅋㅋ 우리가 정확성도 없이 이 먼거리를 왔겠냐? 넌 이제 콩밥먹을 준비나 해.
    나   : ...두고보시죠.
    경찰 : 이미 집에 이야기 했다니깐 집에가서 그날 입었던 옷가지랑 신발 챙겨가자.

    그렇게 새벽에 집에 다시 들어가서 빨래 할려고 내놓은 옷가지를 챙겨서 출장지 경찰서로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도중에도 협박성 발언이 좀 있었죠.
    (등장인물이 조금 상세해집니다.)

    팀장 : 어차피 조사하면 하루 이틀안에 다 나오니까 순순히 자백해.
    나   : 아니 미치지 않고서야 내일모레 나올 결과가 있는데 지금 거짓말을 하겠어요? 난 아니라고요.
    팀장 : 아 이새끼 악질이네.. 증거가 다 있다니까 그러네..
    나   : 아니라니깐요..집사람도 있고, 애도 있고 제가 뭐하러 그런짓을 하겠어요?
    팀장 : 남자라는게 술먹으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거야.
    나   : 그럼 팀장님도 그러세요?
    팀장 : ...
    형사 : 팀장님 자꾸 아니라 그러는데 궂이 멀리까지 갈필요 있겠습니까? 가까운 지구대 가서 조사 하시죠
    (이 형사 좀 젊은 사람임.)
    팀장 : 뭐 그렇게 하지.

    이렇게 해서 사는 동네에 가까운 지구대로 가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도 궁금해서 도대체 무슨 사건이냐고 물어 봤습니다.

    사건인 즉슨,

    출장지 여관 주면 작은 개울가 다리위를 지나가던 30대후반 한 10년차 과부가 저한테 떠밀려 다리 밑으로 

    떨어져서 척추에 손상이 가서 하반신이 마비가 되었고, 떨어져 누워 있는 상태에서 성폭행을 하였다고..

    그 여성분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있고, 가해자의 처벌은 바라지 않으니 병원비만 달라고..
    (읭? 성폭행을 당했는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혹시 즐겼.....? 그냥 혼자 생각한거 ㅠㅠ)

    조사가 시작되기전 제 주민등록증을 팩스로 병원에 보내서 사진을 피해자에게 보여준다고 하더군요.

    팩스를 발송하고, 일반적은 조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뭐 인적사항, 왜 거기 갔냐, 그날 뭐했냐 등

    잠시후 가해자 분이 사진을 확인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제가 범인이 맞다고 하더군요.. 헐..

    경찰분..특히 팀장은 신이 났습니다.

    팀장 : 거봐 너 맞다자나.. 바로 수갑채워 끌고가..
    형사 : 조서 꾸미던건 마저 하고요..

    사건 발생 당일 저는 워낙 게임을 좋아하던 터라 피시방에서 손님 아이디로 모 게임 프리서버를 하고 있었고

    그때문에 행적이 묘연했고, 알리바이가 맞는지 추적도 불가능하고..

    그날 금은방 입구에 CCTV에 제가 찍혔고, 위에서 적었듯이 야반도주하듯 여관을 나갔고(숙소를 옮긴거지만),

    피가 묻었는지 상의를 빨아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가지고 갔고..

    거참 이상하게 일치 하는게 많더라고요..

    여튼

    동이 틀때까지 조서를 꾸미고 DNA 샘플 채취 하고나더니 젊은 형사가 
    "이친구 성실하게 조사도 잘 받고, 거짓말도 안하는거 같고, 인적사항도 확실하고, 도주의 우려도 없는거 같으니 일단 귀가 조치 시키고 DNA 조사 끝나고 나면 그때 호출하죠?"
    라고 하더군요.

    팀장은 알았다고 수용하고, 집까지 경찰차를 타고 바래다 줍디다..

    저는 수고 했다고 집앞에 슈퍼에 가서 비타500 한박스 사주고 먼길 가시는데 피곤하시겠다고 위로하며

    경찰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피곤해서 출근은 못하고, 곧바로 골아떨어졌죠..

    그날 저녁에 한 영화체널에서 영화를 하는데 그 원빈 나오는 어머니란 영화랑 스토리가 비슷한 외화를 하더군요.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게..아 나도 저렇게 덤탱이 쓰는게 아닐까.......

    거의 일주일 가량을 이런걱정 저런 걱정에 일도 제대로 못하고 지냈습니다.

    하도 연락이 없길래 답답해서 전화를 했죠.

    나   : 팀장님 아직 결과 안나왔어요?
    팀장 : 뭐 캥기는거 있냐? 왜이리 안달이야? 그냥 자수해
    나   : 아니 요즘 이상하게 꾸며서 덤탱이 씌우고 그런다던데 그게 걱정되지 다른건 걱정안되요!

    그러고 한달 가량 지났는데 연락이 없더군요..

    다시 전화를 했죠.

    나   : 팀장님 아직 결과 안나왔어요?
    팀장 : 범인 잡했습니다.(다시 존댓말) 000씨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다음에오시면 소주한잔 사겠습니다.
    나   : 네 ...

    이런 ㅆㅃ 처리 결과도 안알려주고 보상 뭐 이런 이야기도 안하고 소주 사준다고?

    빡치기도 하고, 열도 받았지만 그때까진 어버버한 상태라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죠..

    요즘도 그당시 사건을 알던분들과 이야기 하면 "어이~ 성폭행범~" 하고 놀립니다..

    이제는 뭐 옛추억(?)이 되서 괜찮지만..사건후 몇달간은 좀 힘들었습니다..

    좀 길었죠..






    요약

    1. 성폭행 용의자로 경찰에 끌려가 협박과 강제 자수 요구 당함.
    2. 조사후 귀가해서 맘졸이고 있는데 진범이 검거 되었음에도 통보 없음.
    3. 미안하다며 다음에 만나면 소주 사준다고함.

    뭐 그렇다고요 ㅋㅋㅋ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다면 자삭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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