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어난 일인데, 흥분해서 정신이 없음으로 음슴체를 쓰겠음.
사건의 발단은 몰피(몰래 피시방)였음.
엄마가 운동하라고 날 몰아내듯이 밖으로 내보낸거임.
동생은 덤으로 딸려나와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피시방으로 갔음.
1시간만 때우면 되니까 큐 한번정도 돌리면 되겠지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음.
나는 레벨 25. 동생은 점멸을 막 배운 12렙이었음.
이정도 렙이면 룬에 특성에.... 캐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음.
때문에 원래 주 포지션인 서폿을 버리고 미드, 아리를 픽함.
동생은 픽이 늦어서 남은 서폿을 하기위해 블크를 잡음.
익숙한 소리와 함께 게임이 시작됨. 화면에 뜬 포지션을 간단히 적자면
미드 아리(나)
봇 미포, 블크(동생)
탑 다리우스
정글 아트록스
이렇게 되어 있었음. 상대 라인업은
누누 아무무 케이틀린 레오나 트타
정글은 분명 아무무임. 근데 미드캐가 없었음. 직감적으로
'미드 트타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미드 트타
봇 케이틀린 레오나
탑 누누
정글 아무무
이런 라인업이겠지 하고 생각함.
내 예상대로 미드는 트타.
나는 도란의 검을 사서(초보적인 생각일지도.... 평타견제랑 CS를 효과적으로 챙긴다는 생각이었음) 미드에 섰음.
근데...
퍼스트 블러드.
누누가 다리우스한테 따였음.
하지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음.
걍 무덤덤하게 지나간거임. 나도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음.
일단 저 괴랄한 트타놈을 어떻게든 상대해야했음.
근데 이때 내가 다리우스한테 뭐라 안한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함.
문제는 그 다음부터 일어난거임.
점멸을 맞은것도 아니었음.
그렇다고 뭘 맞은것도 아니었음.
평타 몇대를 맞고 내 화면은 회색이 되었음.
이때 까지만 해도 난 '아, 방심했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음.
사실 동생과의 팟은 수준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밀린다는 전제를 아예 깔아두지 않았음.
하지만 연달아 2킬.... 3킬..... 연달아 6킬을 라인에서 주고나서 난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들었음.
특히 3킬.
그 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렙차가 3정도 나고, 트타가 쓸데없이 큰 지팡이를 맞춰오면서 아예 원콤보에 죽어났음.
멘탈 붕괴가 이런 말이었구나 하는걸 알았음.
난 라인을 아예 버리기로 결심했음.
트타도 미드를 밀기보다는 로밍을 가는개 낫다 생각했는지 미드 타워를 아예 밀지 않았음.
난 트타가 나타나기 전에 빠르게 어시와 킬을 먹으며 템을 맞추고 있었음. 물론 트타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크고 있었고.
누누하고 아무무는 우리한테 도발을 하기 시작했음.
반박을 하고싶지만 우리가 지고있었음. 트타가 10킬 이상을 먹었으니 절대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음.
그래서 우린 아무 말 없이 그 말을 듣고만 있었음. 사실, 여기서 발끈하면 쪽팔리니까,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나을지도 몰랐음.
한 번의 항복 제의.
하지만 두명의 팀원이 거절.
나는 어찌 할 줄 모르다가 거절 두개가 나오길래 걍 찬성을 누름.
다리우스가 욕을 했지만, 반대를 누른 두 명은 나오지 않았음.
이제 탑과 봇도 밀려버려서, 우리는한타를 하기로 했음.
하지만 번번히 트타에게 짤려나가는 팀원들.
미드 후방타워가 밀릴때까지도 우리는 아무 성과를 이뤄낼 수 없었음.
하지만 아무도 항복제의를 누르지 않았음.
트타만 아니면. 트타만 아니며니라는 말을 되뇌이면서 최대한 전략을 짜냈던거임.
첫번째 전략은 트타가 없을때 한타를 일으키는 것이었음.
거의 정답에 가까울 뻔한 전략이었음.
하지만 한타가 무르익을때에 트타는 킬딸을 치기 시작했고, 그건 트타에게 존야를 들게 해 주는 계기밖에 되지 않았음.
슬프게도 트타는 그 이후로 존야를 써서 빈번히 위기를 넘겼음. 자잘한 한타가 그렇게 끝났음.
두번째 전략은 바론낚시였음.
첫번째 전략으로 그나마 레벨을 올린 우리는 거의 만렙이었고, 하나를 짤라먹고 트타를 끌어내면 매혹과 띄우기(아트록스)등으로 트타를 잡아낼 수 있다 생각했던것 같음.
하지만 그건 다리우스의 독단때문에 실패했음.
적을 추적하는바람에 우리는 전멸당하고 만거임.
하지만 희망이라면 희망인지, 트타는 잡아놨음.
여기서 우린 미드 억제기를 잃어버렸음.
하지만 '우리'가 아닌 '나'의 관점으로, 이건 좀 이득이 있다 싶은 한타였음.
트타의 템을 본 것이었음.
아니, 트타의 '마지막 템'을 봤다 해야하나?
어쨌든. 6개의 템이 다 채워져 있는걸 보게 되었음.
방어아이템이 존야밖에 없었음.
펑펑 뛰어다니느라 피가 많이 안다는 듯 했는데, 블크의 궁에도 피가 많이 까져나가고, 내 Q애도 상당한 데미지를 입는다는걸 알게 된거임.
난 그때 생각했음. '트타만 잡자. 트타만. 트타만 잡고 죽는거다.'
마지막 템을 고민하는데, 난 무조건 주문력을 높이기 위해 존야를 샀음.
그리고 한타.
하지만.....
난 존야를 쓰기도 전에 트타한테 원콤이 나버림.
다행이 딜은 넣고 죽어서 트타를 어찌어찌 잡아냈건만, 케이틀린과 누누가 우리 나머지를 잡아버렸음.
타워상황은 이제 쌍둥이타워까지 밀릴판.
다행이 미포가 쌍둥이 타워중 하나를 지켜냈음.
누누가 계속 욕설을 챗창에 싸지르다가 한 마디를 뱉음.
'너희 이게 플래티넘의 클라스다. XXXXXX.....'
나머지는 다 욕이었음.
그런거였음. 트타는 플래티넘.
뻥일지도 몰랐음.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난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음.
'아, 내가 못한게 아니었나?'
그와 동시에, 왜인진 몰라도 플래인 트타가 왜 죽을 위기를 잘 모르는걸까 라는 생각을 해봄.
'미친. 스킬 쿨이다.'
그런거였음.
스킬 쿨이 빠지면 날라다니면서 포를 쏘고 지랄 발광을 하던 그 요들놈은 스킬 쿨이 빠지면 딜 안나오고 종잇장인 원딜이 되는 것이었음.
그와 동시에 난, 내 손을 인정해버렸음.
'어찌되었건 트타에게 한번은 죽는다.'
존야를 쓰더라도 한번은 죽고, 내가 아무리 주문력을 올려도 때리지 못하면 트타가 죽지 않는건 같았음.
그렇기 때문에 이미 '한번은 죽는다'는 가정을 한거임.
죽으면? 살아나면 됨.
난 존야를 팔아버리고 가엔을 샀음.
맞음.
한번 죽고 놈을 딴다음 한타를 재개하는거임.
아리의 궁은 괜히 이동기가 아닌거임.
추노는 자신있었음.
그리고, 가엔을 사자마자 한타가 일어났음.
한타는 우리쪽으로 우세했음.
하지만 이 사실은 트타가 없다는걸 대변해 주는 것이었음.
난 조용히 뒤에서 트타를 찾고 있었음.
부쉬쪽이었음.
트타가 로켓이 되어 튀어나왔음.
나는 그 자리를 궁을 써서 접근했음.
R E W Q 3(데파) R R !!
어떻게 이 순서의 콤보가 그리 순식간에 지나갔는지, 어떻게 매혹이 미니언을 스쳐지나가며 트타를 맞춘건지, 트타를 잡자마자 어떻게 내가 뒤쪽에서 죽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였음.
난 뒤쪽에서 죽어서 가엔을 사용, 나머지 한타 상황이 정리된 후에 일어났음.
3번(데파)와 6번(가엔)의 쿨이돌아가는걸 컬러로, 흑백이 아닌 화면으로 볼수 있다는 사실에 난 직감적으로 내가 승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그런거임.
트타만 잡으면 이긴 것이었음.
게임이 끝나고 대기화면은 챗으로 도배되었음.
주로 아무무와 누누에 대한 욕이었음.
아무무와 누누는 끝까지
'게임 폐인들. 그거에 목숨걸고 앉아있냐'
이런 소리를 함.
난 욕설을, 평소엔 하지도 않는 험한 욕을 ㅋ과 섞어서 하며,
'플레새끼 어디갔냐?'
라는 마지막 세리모니를 남겼음.
동생과 나는 진짜 농담아니고 피씨방에서 끌어 안고 미친듯이 웃어댔음.
그리고 상쾌한 마음으로 '운동'을 끝마쳤음.
지금도 흥분이 가시지를 않음.
라인킬 6데스 그 절망, 로밍을 다닐때의 초조함, 팀원 불화에 의한 당혹스러움, 한타때마다의 흥분, 그리고 승리의 쾌감.
롤 중독자들은 이런걸 저버릴수가 없어서 중독되는것 같음. 나도 그 맛이 들려버렸지만.
마무리는..... 30찍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