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입니다.
고민을 이야기함에 앞서서 간략하게 나마 저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서 저의 속에 쌓인 이야기들도 풀어보려 합니다.
현재 23살로 군제대 후 복학한지 얼마 안된 대학생입니다.
저희 형은 이제 30살로 대기업 취직해서 다니고 있고요..
나이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집안의 막둥이 입니다.
원래 부모님은 형 하나만 키우시려다가 형이 동생 낳아달라고 하도 졸라서 제가 태어 났다네요. 하하..
그래서 그런지 형은 저에게 정말 잘해주었습니다. 보통 형제 집안에서처럼 싸우는 일도 없었고,
형이 저를 때린다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형은 저에게 퍼주기만 했지요. 항상 챙겨주십니다.
물론 지금은 저도 성인이기에 저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 매번 얘기하지만.. 아무튼..
저희 형제 우애는 다른 집안형제보다 매우 돈독하다고 자부 할만 합니다.
어찌보면 저의 또 다른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서로 이것저것 다 터놓고 얘기하고요.
항상 형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말 형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객관적으로 봐서도 우리 형은 정말 잘생겼습니다. 아니 엄친아입니다. 항상 학창시절에는 여자들이 무리 지어 따라다녔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명문대 졸, 대기업 취직하니 내색은 안하지만 지금도 여자들이 줄을 못서서 안달일겁니다. 그런데 형은 혼전순결주의자 입니다. 여자들을 많이 사귀어왔다지만 지금까지 형은 동정을 지켜왔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형도 마법사네요 ㅋㅋ.
형은 한번 여자를 사귀면 길게 사귑니다. 적어도 1년이상은 교제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형이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는 사람을 우리 가족에게 얘기하고 얼마전 그 사람을 집에 데려와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 사람이 문지방을 너머 들어오는 순간 저는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녀는 이미 알다시피 저의 연을 맺은적이 있었던 옛여자친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근 3년만에 다시 만났던 것입니다.
물론 저도 형의 동생이기 때문에 여자가 주변에 있었습니다.
저는 연상의 여인을 좋아합니다. 풍만하고 도도한 그런 누님 스타일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연상과 많이 교제를 했습니다. 친구들이 오죽했으면 연상킬러라고 했을까요.
그녀는 5살 연상이었습니다. 지금은 28살. 형과는 2살차이나지요.
그런데 저는 고질병이 하나가 있습니다. 형과는 반대로 한 여자와 길게 교제를 못하는 그런 습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혼전순결주의자도 아니었고요. 저는 여지껏 이성교제를 하면서 남들이 말하는, 싸이 도배질해놓는 그런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내 감정에 있어서 무슨 결점이나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볼정도로...
그리고 저는 빤짝이에다가 껌팔이었습니다.
('빤짝'하고 잠깐만 불타오르게 좋아하는게 빤짝이, 껌에서 단물만 빨고 버리듯이 여인을 대하는 것이 껌팔이입니다.)
지금도 그런지 아닌지 저 자신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군 입대 전이나 군입대 후 지금까지 여자친구를 사귀질 않았기 때문이지요. (가장 마지막으로 사귄게 바로 그녀입니다) 하지만 군 생활 하면서 거진 2년이란 긴 시간동안 나름 숙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많은 상념에 빠졌습니다. 그 대표적인게 저의 과거 행적들에 관해서.
앞 서 얘기했듯이 저는 굵고 짧게 가는 교제를 해왔습니다.
그 말인 즉슨, 2달 내지 길어봤자 3달정도 교제를 하면서 그 사이에 잠자리를 가지고, 살정이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못가 식어버려서 헤어지는. 그런 과정을 반복해왔습니다. 그런 과정에 대해서, 저는 군대에서 생각을 하면서 우선 후회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첫경험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처음 경험하는 그 순간이기에 뇌리에 영원히 각인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첫경험이라는 것을 저를 통해 경험한 그들에게 저는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좀 더 멋지고 따뜻하고 진정 사랑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남자였으면 그녀들에게, 그리고 그녀들이 더 좋았을텐데, 하필 내가 그렇게 빼앗아버리다니.
사랑따위를 느껴보지도 못한 내가 그렇게 가져가버리다니 나를 원망하고 있진 않을까? 지금 하늘 아래 어디에선가 그렇게 가져가버린 순결에 대해서, 갈망하며 나를 증오하고 있진 않을까.
그래서 한때 악몽을 꾸며 밤잠을 설친적도 있습니다.
형이 데리고온 그여자도 저에게 희생된 그런 여자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 온 날 저는 당황하면서도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수 없었습니다.
그녀도 물론 무척이나 당황하는 듯한 기색이었지만 내색하진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형이 데려온 그녀를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형이 말하길 형도 이미 그녀의 집안에도 갔다왔으니 조만간 집안어르신들끼리 상견례를 하고
결혼에 대해 좀더 얘기하고 싶다고....
저는 어찌할지 잘모르겠습니다...
어제 그녀와 단둘이 만나서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녀는 저와 헤어지도 한동안 방황을 했답니다. 그러다 형을 만나게 되었는데 맨 처음 형을 만난 이유가 저와 닮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찌저찌하다보니 형을 사랑하게 되었고, 결혼을 하려하는데 절보니깐 아직도 다 못잊은거 같다고 합디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저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질 않습니다.. 다만 저는 형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100%로 결혼하게 될텐데....
그녀도 찝찝하고 나도 찝찝하고 죄없는 형만..
솔직히 제 마음을 얘기하자면,
저는 이 결혼 없던 얘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말로, 이성적이고 지극히 가족주의적으로만 본다면.
형이 안타깝고 형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혼전순결주의자인 형이, 이미 나에게 거쳐간 그녀와 결혼을 한다뇨...
압니다. 이런 생각 정말 씨발놈이란걸... 하지만 그동안 형과 같이 살아오면서
형의 신념을 쭉 지켜보아온 저로서, 또 남자로서의 심정을 알고 있는 형에게 거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주는건 죽어도 싫습니다.
그냥 그녀와 나의 관계를 형에게 얘기해 파토내고 싶습니다..
형은 지금 이여자 말고 더 좋은 여자를 주변에 찾고, 또 선택할 수있는
그런 능력이 됩니다...
하지만. 그건 그녀에게 두번 못을 박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그녀에게 그때 그시절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내 온몸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음들이 그녀가 결혼을 눈감아주라고 합니다.
두사람이 결혼을 하면 그녀도 조금 남아있는 저의 흔적을 마저 다 지우고 형을 좋아하겠죠.
그런 것이면 좋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희생자가 될 형과, 형수로 대해야한다면 제 마음에 남아있는 이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을 어찌해야 할까요............
어찌해야할까요.....이 결혼.....
형의 행복을 지켜줘야할까요.. 아니면 형을 속이지 않고 진실을 말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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