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여러분 오랫만이네요
추석 잘들 보내셨는지요
오늘도 길기만하고 보잘 것 없는 글하나 올려봅니다.^^
◈ 거제도의 단란부인
며칠전
거제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천둥오리라는 별명의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후배:형님 거제도 한 번 오시죠?
제가 거하게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신파:거제도?
거긴 주말에 낚시배나 한두번 오가고
아침이면 갈매기가 문 앞에 알을 낳고
앞 마당까지 파도가 들이치는 외로운 낙도인데다가니...
북한군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 아닌가?
혹시 자네 할아버지가 귀화한 포로였던게야?
라고 했다가..;;
후배: 졸라 무식하군요 형님!!
면적 399.84㎢, 인구 18만의
우리나라에서 제부도 담으로 큰 섬이에요.
라고 죵니 민망한 핀잔을 먹었다.
신파: 그,그래..그,근데...제부도??
후배: 아따,말꼬리 잡지 마시구요
일단 놀러오세요.
신파: 나, 배멀미하는데......
후배: 우씨..칵 선배만 아니면..-_-++
걍 차타고 오면 되요.연육교 생긴게 언젠데..
거제대교도 몰라욧!!!
신파: 음,그래..인천에서 몇시간 걸리는데?
후배: 머 얼마 안걸려요
넉넉잡고 한 8시간.....?
신파: 금세기 안엔 한번 갈께.......ㅡㅡ;
후배: 제기,,관둬요 그럼
단란주점 예약해논거 취소해야지...
신파: (엥?단란주점..*-_-*)
내가 자네한테 머라 그랬지?
후배: 금세기 안에나 한번 온다매요?
신파: 사람두 참,,
금새 간다는 얘길 잘못들었구먼..
거제도에서 보세
절대 단란주점 때문에 그러는건 아니구
자네 본지도 오래됐고..
부모님은 건강하시지?
누이동생은 시집을 갔나....
이모님은 늦둥이를 보신다데? 어쩐다데...
후배: 아,네............-_-++
암튼 그래서 거제도엘 가게되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할 때 쯤
마중나온 후배를 만나서
식사겸 가볍게 회 한접시에 소주한 잔 걸치고
밤 9시 쯤 되었을까.
후배: 형님 이제 머할까요?
신파: 머하긴...단....정해보이냐?
후배: 네 단정해보여요...코털 삐져나온거 빼면..
근데 이제 머할거냐구요..???
신파: 단.....수 같은건 안되나...거제도는
후배: 단..수가 왜되요? 거제도가...
근데 이제 머할거냐구요..???
신파: 그야 당연히 단....순한걸로...
후배: 오늘 무쟈게 단,단 거리시네요
근데 이제 머할거냐구요..???
신파: 음,,말하자면...아주 단..란한거 같은...그 머냐...
후배: ..단란 주점이요?
신파: 아니 머 꼭 거기 가잔건 아니구.....ㅡㅡ;
후배: 제길슨;; 가요 가..
신파:^^;
호기있게 앞장서가는 후배를 따라간 곳은
외관상은 단란주점의 구색을 그런대로 갖춘
'자우림' 단란주점이란 곳이었다.
가게 앞은 각종 포장마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는데
그중 피곤한 기색의 붕어빵 파는 아줌마가
이제 오늘의 장사를 접으려는듯
밀가루며 단팥이 여기저기 묻은 앞치마를
벗어서 개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고단하지만 보람된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지하인 가게에 들어서자
가게안은 전날의 취객이 흘린 맥주냄새가
진동했고 달랑 두개 뿐인 룸은
70년대 주점처럼 어설프기 짝이없었다.
마치 통닭집에 칸막이만 해놓은 것처럼....
신파: 여기가 단란주점 맞냐?
완죤 달랑주점 같은데?
후배: 싫으면 그냥 나가서
곱창에 소주나 한잔 더하든가요.
신파: 아,아냐..분위기 매우단란하네 머..
후배: 이봐 웨이타
웨이타:저,여기 웨이타 없고 제가 사장인데요?
후배: 아..네.;;사장님....ㅡ_ㅜ
우리 술좀 마셔두 되요?
주점사장: 멀로 드릴까요?
소주,맥주 다있습니다.
신파: 엥? 소주도 팔아요?
저..혹시 막걸리는요?
주점사장: 머요? 막걸리요?
단란주점에서 막걸리파는거 봤어요?
신파: 아..네..(씨앙~ 소주나 막걸리나..;;)
후배: 양주 한병하고 육포좀 주시고
아가씨좀 불러주세요.
주점사장: 야,양주하구... 육포요?? -0-;;
대구포도 아니고..노노
노가리도 아니구....육포말이죠?..
신파:(머,,머냐? 이 단란주점..;;)
양주와 육포를 시키자 놀라는 단란주점;;;의
생전 바쁜 일이라곤 없을 것 같아보이는
사장이 바쁘게 뛰어나가는 걸로 보아
이제서야 양주와 육포를 사러 나가는 게 뻔해보였고
나와 후배는 웬지모를 불안감속에서
사장이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신파: 야 후배야..아무래도 잘 못 온거 같다.
술은 그렇다치고 어디 아가씨나 있겠냐?
후배: 이런데 있는 아가씨가 더 와방입니다 형님..
신파: 그,,그럴까..? ㅡㅡa
후배: 좀 믿으세요 형님..거제도 알기를..-_-++
신파: 아,알어 제부도 담으로 큰 섬이라매..;;
후배: 말꼬리 잡지 말랬죠!!!..-_ㅡ^
대략 30분 정도 흘렀을까...
기다리다 못해 자리에서 일어날까 하던 찰나
한 여인이 살포시 룸으로 들어왔다.
양주와 육포를 쟁반에 받쳐들고..
오!!!!!
수줍은 미소에
한듯 안한듯한 화장
밀가루같이 하얀 피부.
바이올렛 색상의 기하학적인 무늬가있는 의상
놀랍게도 후배 말마따나
이런 허름한 집에 있는 아가씨가 과연 와방
은 무슨.......;;
씨뽕!!!!!!!!!!!!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악마를 보았어요!!!" 라 외치며
뛰쳐나가고 싶었다...
아담한 키에(한 150?)
통통한 팔뚝(햄머링에 어울리는..;;)
빵빵한 .............배(가슴 말구....ㅡ.ㅜ)
양주와 육포를 들고 살포시 등장한
어딘가 낯익은 인상의 사십대 중,후반의 그 아줌마...
놀랍게도 그 아줌마는 바로...
좀전에 가게 앞에서 마주쳤던
그 붕어빵 아줌마였던 것이다.....-ㅁㅡ;
(진짜다..믿으시라)
이런,젝윌슨!!
수줍은 미소는
쪽팔려서 웃는거였고
밀가루 같이 하얀 피부는
밀가루반죽이 묻어서 하얀피부였고
바이올렛색상의 기하학 무늬는
붕어빵 단팥 흘린 자국이었던 것이다...;;
으;; 되돌리기엔 모든게 늦어버렸고
그저 우리는 홀린듯 붕어빵 부인과
부어! 마셔!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배야 마시고 걍 죽자..;ㅡ.ㅜ)
낮에는 붕어빵..
밤에는 단란부인..;;
씨앙~ 머라 불러야되지?
주경야독은 아니고...;;
암튼 그 범상치않던 단란부인 누님...
붕어빵 600개 값인 양주를
어찌그리 아까운줄 모르고 잘 드시던지....ㅡ.ㅜ
그래도 육포는 별로 안좋아하시나 봐요?
붕어빵 120개 값인데.....ㅡ_ㅜ
음,,,치아가 부실하셔서 그런거였나??...............ㅡ_ㅡa
글구 다음에 거제도 또 오면 꼭 찾아뵐께요.
붕어빵 같이먹어요....
...only..붕어빵만....ㅜ_ㅡ
글쓴이: 신파
안믿어지면 같이 가보실래요? 거제도...^^;
http://cafe.daum.net/1gul1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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