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본사의 김넥슨 팀장은 오늘도 항의메일을 받는다.
-피시방 프리미엄 가격이 너무 비싸다.
-업체 차원에서 고객 유치 지원을 해줘야 하는것 아니냐?
-다른 회사는 더 좋은 서비스도 해주는데 네오플은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와 각종 이벤트를 해도 항상 되돌아오는건 사람들을 피시방에 더 오게 해달라는 업주들의 질타뿐이다.
오후 2시.
어김없이 회의가 열린다.
이번 분기의 피시방 업주들의 프리미엄 서비스 철회가 작년보다 1.8 포인트 떨어졌다고 불호령이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숨을 내쉰다.
자판기에서 싸구려 커피를 하나 뽑곤 담배를 한대 핀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세 짧아진 꽁초를 재털이에 버리곤 자신이 이끌고 있는 팀원들에게 돌아온다.
이 이상 어떻게 해야 피시방 수익을 늘릴 수 있을지 조심스레 의견들을 모아본다.
"아무래도 집에서 사용하는 프리미엄 ip에 대한 처벌강도를 올리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건 원천적인 해결방법이 못되잖아? 그보다 서비스의 질을 올리는게..."
"PC방 이벤트는 이미 더 이상 할게 없어요. 이보다 더 퍼준다면 벨런스 자체가 흔들리게 되요."
"프리미엄 서비스의 가격 할인은 어떨까요? 박리다매 형식으로 하면 전체 이득은 증가할거 같은데."
"이미 왠만한 점주들은 계약중인 상태라 가격을 낮추면 득보다 실이 많을꺼야"
언제나 했던말만 다시하는듯한 마라톤 회의.
관자놀이가 아파온다.
"저기...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해보면 어떨까요?"
"박단진씨 자세히 말씀해보세요."
입사한지 2주 된 신입사원이 조심스레 손을 들어 말문을 열자
더 이상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팀원들은 신입사원 특유의 상자에서 벗어난 사고방식을 기대하며 재촉해본다.
"이번주 대규모 패치가 있는건 다들 아시죠?"
"그럼요. 이계 통합서버 패치와 크로니클 개편등이 있죠"
"그러면 패치 후 점검을 중간중간에 끼어놓는거에요. 12시에 열린다고 공지를 띄우고 2시까지 연장 점검을 하는겁니다."
팀장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피시방에 사람들이 안갈것 아닌가요?"
"아뇨. 한번정도 연장을 한다면 사람들은 '이젠 다 패치가 끝났겠지' 싶어 피시방에 가겠죠. 그리곤 서버가 열리기 전 다시 점검을 하는겁니다."
눈치 빠른 한 팀원이 무릎을 탁 친다.
"아하, 그리곤 다시 점검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이게 마지막 패치겠지 설마 점검을 또 하겠어? 하며 피시방에서 기다린다는 말이죠?"
"그렇죠. 2시에서 4시까지 점검시간을 늘린 동안 사람들은 기다리겠죠. 하지만 서버를 열고 한 10분 뒤에 다시 점검 공지를 띄웁니다. 그리고 설마 이게 마지막이겠지, 마지막이겠지 하며 몇시간동안 피시방에서 기다리게 되겠죠."
"그렇군!"
김넥슨 팀장은 순간 이거다 싶은 표정으로 박단진 사원의 어깨를 붙잡고 외쳤다.
"그래! 박사원 말 잘했네!! 이대리! 가맹점 피시방 업주들에게 점검시간을 알려! 만약 던파 홈페이지를 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실적으로 쳐달라고!"
김넥슨 팀장은 12월 12일 패치에 기대감을 품으면서 생각했다.
'역시 신입사원의 사고방식은 굳어있지 않아서 의외의 결과를 낼 수 있는것 같네.'
2013년은 신입사원 체용을 독려하는 여러가지 행사에서 박단진 사원을 발견한게 행운인 것 같다.
그렇다.
인천 취업박람회는 여러 기업들과 연계하여 기업을 바라는 취업생 뿐 아니라
인재를 바라는 기업들까지 생각하는 쌍방의 이득을 위한 자리다.
"얏호!"
팀원들은 저무는 석양을 향해서 뛰어가며 90년대 청춘드라마의 한장면 같이 모두 팔을 활짝 벌리며 뛰어오른다.
그래! 취업박람회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