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마치고 신혼집에 입성하였다.
"오빠 컴퓨터는 어떻게 할꺼야?"
"내가 쓰던건 어머니 고스돕용으로 쓰게 두고 하나 새로 사려고"
"응 그럼 내가 사줄께"
"?? 응?"
"내가 사준다고"
이때부터 나의 고난의 시작이었다.
원래 물건을 살때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컴퓨터 살때의 고민은 하나였다.
"컴퓨터는 좋은걸 사야 오래쓴다"" 좋은건 비싸다"
이게 나의 지론인데
아내가 사준다고 했을때 나의 여태까지 생각해논 견적은 반으로 줄여야 했다.
모니터에 OS까지 포함된 견적으로 200을 잡았었는데
그걸 견적으로 보여주면 마루 쇼파가 나의 침대가 될꺼같았다.
그렇게 1주일동안 견적을 짰다.
그 일주일동안
"견적은 언제 줄거야?"를 하루에 한번씩 일주일 동안 들어야 했다.밤에 자기전에
"컴퓨터는 신성한 물품. 그리 쉽게 결정하는게 아니야! 호환성 접근성 크기 내가 사용하는 프로그램!
이 모든걸 종합해서 견적을 짜야하는 경건하고 신성한 물품이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쇼파에서 자고싶지는 않았다.
나의 견적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고 그것과 함께 내 마음도 같이 불타고 있었다.
컴게에 상주하던 지옥같던 일주일이 지나고 승부를 보기로 했다.
일단 OS가 포함된 가격을 주었다.
"오빠 이건 너무 비싸잖아 160은 너무 비싸"
'내가 여태까지 사준 가방이랑 옷이랑 이런거 저런거 하면 300은 나옽텐데'
라고 말하면 아내가 집을 나갈꺼같았다.
그래서 알았어 내가 견적을 다시 짜볼게 라고 말하고
OS를 뺀 가격을 주었다.
"음 그래도 좀 비싸긴 한데 알았어. 내 가방 내가 샀다고 생각하지 뭐"
라고 말하는 아내를 보며
그래 니껀 니가 내껀 내가 사자 라고 하고 싶지만 아내가 월급이 더 많으니 그냥 넘어가자
내무부장관의 승인이 났으니 주문을 하고 입금을 하고 업체에 전화를 했다.
"입금 확인좀 해주세요"
"이름은요?"
"**********"
"네 확인되었어요"
"얼마나 걸리나요?"
"일주일이요."
- 돈받고 입금 확인하고 3시간 뒤에 보내준다고 홈페이지에 적혀있지 않냐?
"주문이 밀렸어요"
-그럼 주문을 받지마 이 욕심쟁이들아
"알겠습니다. "
"아마 30분 있다 전화 갈꺼에요. 재고 없는 물품이랑 호환성 때문에요"
나는 앵무새처럼 알겠습니다를 말했고 입금하기 전에 이런거 저런것을 확인해야 한다는걸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전화는 다음날 왔다.
"프로4는 불량이 많아서 다른걸로 주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프로4 불량은 루머라고 공식 사이트에서 해명함.
970슈젯도 물량이 없으니 다른걸로 해주세요- 어느분이 용산에 물량 많다고 적어놨음. "
내가 일주일동안 컴게를 굴러다니면서 고생했는데 두개가 없어? 없어도 사와!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럼 뭐가 괜찮은가요" "므시나 기가바이트꺼 사용하세요. " "그래픽카드는 그럼 블랙 라벨 주세요"
이때 그만뒀어야 했다. 없어도 슈젯 찾았어야 했다. 쿠폰도 없는 갤럭시라니. 나의 크리드가! 나를 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손님이 많아서 일주일 걸려요" "좀 빨리 해주세요" "이틀 빠르게 화요일에 해 드릴꺼에요 아마 수요일에 도착하실꺼에요"
"네 잘부탁드려요"
라고 말하고는 한참을 고민하고 다시 컴게를 정독했다. 어차피 조립은 화요일이었으니
견적수정을 할 시간은 여유가있었다. 컴게를 정독하면서 새로운 가성비 마우스와 엘구백에 프로4는 앞에 sd 슬롯을
못쓴다는 말을 듣고
"나쁜 컴게인들 나는 안가르쳐 주고 다른사람들은 가르쳐 주네"를 외치며
전화하여 메인보드와 마우스를 확정지었다.
그리고 대망의 수요일 컴퓨터가 왔다는 장인어른의 카톡에
저녁에 있던 약속을 점심먹으면서 해결하고 바로 장인어른에게 달려갔다.
보라 저 자태를
내가 샀던 컴중에 유일하게 화이트이며 앞으로도 화이트는 없을것이다를 외치게 만든 엘구백 화이트
남자는 블랙이지만 신혼집에 맞춰 화이트로 해줘야지 하면서 샀는데 와이파이님은 내 속마음도 모르겠지
오픈을 하니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있다. 4년만에 보는것같다. 지난번 키보드도 이거였다.
안녕. 오랜만이야
박스를 열고보니 뭔가 이상하다. 마우스도 없고 돈도 없다.
즉시 카톡을 보내고 전화를 했다.
"마우스도 없고 돈도 없다. 차입금은 어딨나? 넣어서 보내준다면서?"
"그럴리가요. 안넣을리가 없는데요?"
"없습니다. 각종박스나 이런거 다 봤는데 없어요"
"내일 보내드릴께요"
"그럼 회사로 보내주세요"
"네 제가 연락드릴께요"
그 후 컴퓨터를 천천히 구경하였다.
구성품을 확인하고 선정리도 확인하고 윗뚜껑도 열었다 닫아보고
"자 이제 설치를 해볼까? 윈도우를 넣어야지. "
나는 당당히 외장 CD롬을 꼽았으나 컴퓨터는
나는 신형인데 왜 구형 OS를 주니? 안먹을래를 당당히 외치는 컴퓨터를 보고
다음날 회사에서 부팅 윈7 USB를 만들고 메인보드 회사에서 배포하는 프로그램까지 잘 넣어서 당당히 집에 왔으나
"샌디스크 메모리 카드는 하드야"라는 좌절을 안겨줄 뿐이었다. - 집에와서 블로그 검색하다 나온 글이었다.
이때 나의 사랑스러운 와이파이 내무부장관님이 나를 보고
"컴퓨터는 언제 되나" (이 무능력한놈아) 라고 나를 들들 볶기 시작하였다.
나는 이제 절벽이었다. 더이상 실패하거나 내일 이 컴퓨터를 부팅시키지 못하면
컴퓨터를 가지고 용산을 돌아다녀야 할 사태가 벌어질듯 했다.
그래서... 회사 CD롬을 빼왔다.
설치 배치 셋팅 까지 전부 완료한 모습이다.
2주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어제밤은 그래도 편하게 잤다.
- 옆면 아크릴을 고민한다. 게임하는데 방해되겠지만 그래도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