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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7765
    작성자 : 이럴수가
    추천 : 25
    조회수 : 2054
    IP : 220.74.***.128
    댓글 : 2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2/18 20:23:40
    원글작성시간 : 2004/02/18 19:55:48
    http://todayhumor.com/?humorbest_27765 모바일
    안슬플것 같은데.. 눈물이..;;
    대구 지하철 참사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런일이 있었다니 참 슬프네요 ㅜ.ㅜ

    추천 않해주셔도 되니깐 한번만 읽어 주고 가세요.

    중복이면 ㅈㅅ

    오늘은 한달 중 제일 기다려지는 용돈 받는 날.

    그러나 오늘이 더욱더 기다려진 까닭은 수학여행 준비로 용돈을 좀더 넉넉히

    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 손에 쥐어진 돈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3만원.

    참고서 사랴, 학용품 사랴.

    정말 3만원 가지고 무얼 하라는 건지.

    그리고 또 모레가 수학여행인데.

    나는 용돈을 적게 주는 엄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집을 나섰다.

    수학여행인데...

    평소에 쓰던 가방 가져가기도 민망하고...

    신발도 새로 사고 싶었는데...

    내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교실에 도착했다.

    내 속을 긁기라도 하듯 내 짝꿍이 용돈 넉넉히 받았다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

    고 있었다.

    "나 오늘 수학여행때 가져갈거 사러 가는데 같이안갈래?"

    한창 신나게 아이쇼핑을 즐기고 있을 때 마침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괜히 화가 나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 30분 후 다시 벨이 울렸다.

    엄마였다...

    나는 핸드폰을 꺼버리고 밧데리까지 빼버렸다.

    그리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침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괜히 화를 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신발도 그렇게 낡은 것은 아니었고 가방은 옆집 언니에게서 빌릴 수

    도 있었던 것이었다.

    집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지…’

    집에 도착했다.

    벨을 누르니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아참! 엄마가 오늘 일나가는 날이었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습관대로 텔레비전을 켰다.

    드라마가 나와야 할 시간에 뉴스가 나왔다.

    뉴스 속보였다.

    이게 웬일인가.

    내가 자주 타는 대구 지하철에 불이 난 것이다.

    어떤 남자가 지하철에 불을 냈다.

    순식간에 불이 붙어 많은 사람들이 불타 죽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고 있었다.

    ****************************************

    집에 도착했을 때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엄마는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

    았고

    텔레비전에서는 지하철 참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왔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만 이어지고 있었다.

    몇 번을 다시 걸어봐도 마찬가지였다.

    불안한 마음으로 수화기를 내리고, 꺼버렸던 핸드폰을 다시 켰다.

    문자 다섯 통이 와있었다.

    엄마가 보낸 문자도 두통이나 있었다.

    엄마가 보낸 첫 번째 문자를 열었다.

    “용돈 넉넉히 못 줘서 미안해. 쇼핑센터 들렀다가 집으로 가는 중이야. 신발하

    고 가방 샀어.”

    나는 첫 번째 문자를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두 번째 문자를 열었다.



    "미안하다.

    가방이랑 신발 못 전하겠어.

    돈까스도 해주려고 했는데...

    미안...

    내 딸아...

    사랑한다..."

    이럴수가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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