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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27633
    작성자 : 88년식오빠
    추천 : 4/8
    조회수 : 2040
    IP : 110.8.***.35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13/07/27 23:42:43
    http://todayhumor.com/?military_27633 모바일
    스압)군대에 가면 안되는데 가야만 하는 동생들에게 하는 조언.글
    "밀게 베스트 글들 보는데 뺄수 있으면 빼라는 말 참 많이들 하시네요



    진짜 무슨 친인척중에 국회의원이나 장군이 있는 사람이 흔한 것도 아니고

    정작 본인도 빽없어서 군대 갔다온거면서 미필한테 조언이랍시고

    "내가 갔다오긴 했는데 안 갈 수 있으면 안가는게 최고야"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조언을 하세요?



    이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 생각하세요?



    진짜 순전히 가기싫은 마음만 있는 사람들말고,



    가면 안되는데 가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 될까요 과연?





    군대는 다녀오셨겠지만 군대에서 내 자리를 잡는 법은 못 배우셨나보네요

    그도 그럴것이 사지 멀쩡히 입대하셨으니 시키는 것만 하면 되는 군생활을 하셨으니 그렇겠죠





    저는



    우측 상완신경총 마비(3급사유)

    우측 이두근위축(4급사유)

    그외 어깨부터 내려오는 신경다발 다량 손실, 팔꿈치 부분부터 팔등까지 감각신경 손실(?)



    한마디로 오른쪽 어깨 신경이 죽어있습니다





    근데 웃긴게 겉으로 티가 안납니다

    고등학교때는 육상(높이뛰기)도 하고 운동도 잘했어요



    일상생활에서 자잘한 불편한 점이 있긴 하다만

    남들이 보기엔 왼손잡이도 아닌데 오른팔 힘이 약한 사람일뿐

    불편해 보이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태어날때 자궁압력을 잘 못받아서 신경이 죽었다고 부모님께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 스무살에 체대 다니다가 부상때문에 어깨가 더 안 좋아져서 운동도 접었구요
    아, 오른손으로 왼쪽 뺨을 못 만집니다 이상하게 못 만지겠네요 왼손은 되는데)









    그런데도 군대는 잘 갔다왔습니다 다치지도 않고 몸 성히 제대했습니다







    원해서 억지로 간거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전 예전 엠씨몽 사태의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렇게 생각했고 제대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발치몽 터지고 얼마 후에 병무청에 근전도 검사랑 여러가지 검사 들고 재검 받으러 갔었는데요

    담당의사가 저보고 그럽디다













    담당의사-"규정상 4급이긴 한데 넌 (4급) 못주겠다"







    나-??????????????????????????????







    규정상 4급인데 못 주겠다는 말이 이해가 안되서 항의하자



    담당의사가 직접 규정책을 펴주면서 보여줬습니다



    상완신경총의 마비-3급



    근위축-------------75%내외 3급

    -------50%이상 4급











    그리고 줄자로 오른팔 왼팔 이두 쪽을 둘러서 재더니



    "봐봐 별 차이 없지 넌 못 준다니까"







    진짜 그 자리에서 병무청이 얼마나 무식한 새끼들인지를 실감했습니다



    제가 사제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이두근'의 근위축인데

    이두,삼두,뼈까지 통째로 둘러재보고 근위축이 아니랍니다

    (실제로 근위축부분은 병무청 진단에서 3급조차 안줬습니다)





    저는 오른팔이 힘이 워낙 약해서 어렸을 때부터 힘 쓰는 일 100%를 왼팔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왼팔이 상대적으로 두껍고 근력차이도 많이 납니다



    (실제로 왼팔로 12kg아령 10번하는데 오른팔론 5kg아령으로 10번도 힘에 부쳐서 힘듭니다)



    근데 사람 몸이란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쓴다고

    오른팔 이두근을 못 쓰니까 대신에 삼두근이 발달을 많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두께가 신경안쓰면 티가 안날 정도입니다



    아무튼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이두근위축이라는 소견서가 있는데 삼두까지 재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며
    병무청 담당의사의 멍청함을 되새기며 다음 재검을 기다렸습니다



    똑같은 사유로 재검 받으려면 6개월 걸리는거 아세요?
    시간이 경과되면 상태가 나아질수 있으니 말이죠







    당시 사제병원 담당의사는 제 팔의 상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님 지금 팔 이만큼 쓰는것도 기적 of 기적임
    절대로 좋아 질순없고 더 안나빠지게 막는 수 밖에없음
    사실 막을수 있는지 없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병무청에 끊어가는 의사소견서에도 이런내용이 있었지만 읽어보지도 않더라구요






    아무튼 6개월 기다렸고 재검 받으러 가기 몇일전에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졌습니다






    담당의사는 똑같은 말만 했죠 "넌 못 준다니까?"

    MRI나 CT나 근전도 검사결과가 아닌 '줄자'로 내린 과학적인 결과의 소견서로



    전 결국 현역 입대 대상이 되었고 제일 빠른 날자에 자원입대를 했습니다








    훈련소에서 일단 몸상태에 의한 관심병사가 됐습니다
    근데 전에 체대다니면서 다나까도 이미 입에 익었고
    체대내의 군문화도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많이 안틀리더라구요 체대 다닐때 진짜 많이 맞았는데)
    조교들 사이에선 A+++급으로 대우를 받았죠



    불편한 기색 한번도 안냈고 각개전투도 똑같이 했습니다
    근데 군장은 절대 못 메게 하더라구요

    어깨신경이 죽는게 흔한게 아니다 보니까 사고 안내게 하려는듯?
    훈련소에 상점제도가 있었는데 제가 top3안에 들었음-_-v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수료를 받고 자대배치를 받았는데
    대표 향토사단인 E.D.C(Everland Defence Commander, 에버랜드 방위 사령부)로 가게 됐슴다

    그리고 흔하디 흔한 소총수로 받았습니다


    중대장에게 신고하면서 의사소견서 및 검사결과들을 보여주고 증상,병명 설명해줬는데




    1주일 후에 대대장한테 소환당했습니다


    대대장 면담이 끝난 후 중대장이랑 면담도 몇번씩 하고 중대장이 대대장실 들어가는것도 몇번 보고

    대대장 면담 일주일 후 중대장이 면담 불렀는데 2주대기 막 풀린 저한테 그럽디다











    중대장-"너 제대해라"








    나-???????????????????




    기억이 잘 안나는데 대충 당시 면담 내용이
    -솔직히 군생활하면서 너같은 증상 있는놈도 처음보고 어떻게 조치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군생활에 힘쓰는 일이 빠질 수가 없는데 넌 그게 안되고
    -대대장님이랑도 얘기 많이 했는데 너 수통 보내서 거기서
    의병(잘 모르겠습니다만 의가사가 아닌 의병이라하더군요)제대 진단 내리는게
    너도 낫고 우리도 나을 것만 같다
    -너 여기서 다쳐도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것도 없고 너도 손해고 우리도 손해다


    아무튼 자대배치 2주만에 중대장에게 제대하란 소리를 듣게 되는 황당한 상황이 됐죠














    그래서 제대했냐구요?



















    훗, 이등병이 가슴속에 전우애를 품으면 어떻게 되는줄 아십니까?










    네, 그렇죠 전 제 인생에 제일 큰 기회를 차버렸습니다

    "나 진짜 잘 할수 있다"
    "체대 다녀서 팔힘은 약해도 체력자체는 안뒤질 자신있다"
    "하느님이 오른팔을 약하게 주셨으나 어머니가 강한 왼팔을 주셨다"<-초코파이에 홀려 종교심도 박힘

    등등 제대하라는 말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거부한 다음날 대대장이 또 소환했습니다



    제대하는게 좋지 않겠냐고 중령이 구슬리는데 이등병이 철벽치는 진귀한 광경이 벌어졌죠



    그렇게 면담하다가 px병 얘기 나오고 뭔지도 모르는데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한다 그러고
    열심히 철벽치다가 갑자기 운전 얘기가 나왔죠



    당시 대대장운전병이 일병에 사회운전경력도 없는데다가 그냥 운전 자체를 못해서
    맨날 길을 잃고 새벽에 행군하는데 논두렁에 빠질뻔 하고
    연본에 회의 가는 길에 시동을 세번 꺼먹어서 빡쳐서 대대장이 직접 운전하고 가는등

    아무튼 대대장이 본인 운전병을 매우 마음에 안들어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저는 어깨 때문에 군대 자체를 늦게 들어와서 운전경력만 4년 가량..

    결국 대대장이 저보고 너 운전병 시키면 딱이겠다 하시더니



    군수과장이 '대체운전병'이란 종이를 보여주더니 연본에 집체교육을 보냈습니다

    **************************************
    부대 설명을 잠깐 하자면 향토사단이라 인원이 적어(중대가 10명 남짓)

    수송대가 연대본부에 있으며 각 예하대대로 3~4명씩 파견을 보냅니다
    대대엔 수송대가 없고 파견 운전병들만 있음

    대체 운전병이란

    전시에, 훈련시에 운전병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소총수 중에서 운전병의 역할을 할 사람의 자격증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전쟁나면 아무나 운전대 잡는거지 뭘 자격증까지 만들어;;)






    아무튼 저는 51사단으로 출장면허를 따러 갔고
    제 주특기가 소형운전병인척 하고 중형을 딴 후 부대에 복귀해 1호차 운전병이 됐습니다
    *************
    군면허는 소형2811,중형2812,대형2813 이 있는데 순차적으로 따야함(야수교 제외)
    근데 저는 1111이라 소형부터 따야하는데 2811인척 속이고(군수과장이 시킴) 2812따옴
    근데 일말때까지 주특기번호 1111











    조언 쓴다면서 삼천포로 빠져서 제 군생활이나 쳐 썼네요 죄송합니다
    이 뒤에도 더 쓰고싶지만 너무 길어지니 그만할게요

    아무튼 저처럼 군대에 가면 안되는데 가야만 되는분들
    분명히 있을겁니다 그 안타까운 동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하자면



    ☆_본인이 할 수 있는 보직을 찾아서 지원하세요(별표 밑줄 쫙)








    군 보직 생각외로 엄청나게 많습니다
    군회관이라고 군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서빙하는 보직도 있구요

    그 외에 운전병도 본인이 운전면허가 있고 힘쓰는게 힘들다면 정말 좋습니다
    장롱면허라 운전을 못한다구요? 걱정마세요 운전병 중 80%는 운전배우러 군대 가는겁니다
    (어차피 가면 욕하면서 공짜로 가르쳐줌)


    또는 다리나 무릎, 허리가 안좋아서 야외 활동이 부담스럽다구요?

    행정병 이란게 있습니다


    꼭 주변 예비역 형들에게 자기가 봤던 보직같은거 물어보시고
    병무청에서 지원할 수 있는지 여부도 꼭 확인하세요



    군대의 고생은 부대빨이 아니라 보직빨입니다



    저도 군생활동안 여러 사람 봤는데 육군최강화력이라는 20기보사도 꿀빠는 사람이 있고
    수통에 운행 나온 90kg도 넘어 보이는 뚱뚱한 해병대 병사
    시청같이 외부 회의 있어서 운행 나갈때마다
    그 장소로 여친 불러댄다던 해병대 장군운전병(아니 이 씨벌놈이?)
    (해병대 비하는 아닙니다 어디에나 꿀빠는 넘은 존재한단 소리..)




    가면 안되는데 가야만 하는 동생님들
    꼭 다치지 말고 몸 성히 제대하세요

    모쪼록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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