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2 22:22:50에 오유 멘붕게시판에 처음 올렸던
이틀 후 애플게시판에 올리고 순식간에 베오베에 갔던
1개월 뒤 다시 애플게시판에 올렸지만 반응이 별로 없었던
이렇게 3개의 짧은 글을 올린지 벌써 1년하고도 2개월이 넘었네요.
빠른 후기글을 올려야 했지만 마지막 후기예고 이후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기꾼과의 짧은 합의와 이후 합의 불발로 진행된 형사 및 민사집행을 진행하느라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일단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100% 사이다는 아닙니다. 김빠진 탄산수 느낌이랄까요...
사기꾼에게 제 돈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사기꾼이 보내준 물건은 아직 그대로 제가 보관 중이고요.
하지만 현재 사기꾼은 다음 주중(2월 초)에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록되어
각종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을 예정입니다.
법원은 채무불이행자의 명부를 그의 주소지인 시·군·구·읍·면에 비치하게 하여 일반인이 열람 또는 복사할 수 있게 하고, 금융기관에도 통보하여 신용정보로 활용하게 한다. 또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서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전산망으로 조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하되, 재산조회의 결과를 강제집행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자는 처벌한다.
백과사전 상에는 이렇게 되어있네요.
그리고 저는 오유에도 가끔 올라오는 중고로운 평화나라 그곳에서 저처럼 사기를 당하시고
어떻게 사기꾼을 잡을지, 재판을 가야할 것인가 아니면 적절한 합의금을 받고 끝낼 것인가 고민하시는
오징어 여러분들을 돕고자 그 동안의 사건진행과정을 써드리고자 합니다!
2014년 10월 어느날 저는 업무용 핸드폰과 사생활용 핸드폰을 가지고 있던 중
사생활용 핸드폰(삼*네 롤리팝)이 너무 낡고 카톡도 되지 않아 중고 아이폰5를 사려고 중고나라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대략적인 시세는 16기가 기준 20중반 정도에 형성이 되어 있었고
2~3주 정도 잠복한 끝에 상태가 정말 깨끗한 A급의 아이폰6를 발견합니다.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고 본인 핸드폰의 사진이 맞는지, 그리고 별다른 이상이 없는지, 전원버튼무상교체 적용 폰이 맞는지
여러가지를 질문한 끝에 구매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구매 결정 후 그는 본인 이름으로 된 계좌번호와 편의점 택배 송장번호를
실시간으로 보내왔고 저는 230,000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렇게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갑작스러운 불행이 시작됩니다.
저는 아래 사진과 같은 깔끔한 핸드폰을 받을 거라 잔뜩 기대했습니다만..........
실제로 저에게 온 아이폰5는 판매자와 야생의 생활을 했던 것인지
실로 엄청나게 더러운 상태를 간직한 채 저에게 왔습니다.
사진과 싱크로율이라고는 액정크기와 홈버튼, 마이크와 스피커 뿐인
이 아이폰5를 수령한 저는 일단 아이폰을 부팅해보기로 합니다.
아니나다를까... 아무런 이상이 없다던 아이폰5는 특유의 녹테액정까지 발생한 상태.....
저는 정말 분노가 차오른 나머지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판매자(이하 사기꾼)는 제 핸드폰 번호를 차단을 한 것인지 신호음이 바로 끊겼고
카톡도 읽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 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사기꾼은 전화를 받고서 제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당황한 듯 전화를 바로 끊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멘탈이 붕괴됨과 동시에 현재 게시글 상단에 링크해놓은
여러 게시글을 올림과 동시에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접수를 했습니다.
또한 군대동기였던 아는동생이 사기꾼의 지역에 살며 같은 대학교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동생의 인맥을 통해 그놈의 정보를 개인적으로 캐내기도 했습니다만.. 그 대학교에는 그런 사람이 없더군요.
그렇게 새벽내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인터넷 사기에 대해 정보를 찾던 중
사이버수사대에 접수보다는 경찰서에 방문하여 접수를 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이야기에
이틀 뒤 주말근무로 쌓여있던 대체휴무를 사용해 경찰서를 방문합니다.
죄는 사기꾼이 지었지만 왠지 모르게 형사님 앞에 앉으니 쫄게되더라구요..
형사님께는 요즘 시대가 어느 땐데 그렇게 사람을 믿고 덥석 돈을 보내주냐는 꾸중도 들으며
진술서? 같은 형식적인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고 파워포인트 20장 분량으로 정리한 증거를 제출하여 경찰서를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다행이었던 것은 사기꾼이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을 사용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형사님의 말씀으로는 이런 사건의 경우 경찰에서 은행으로 조회 요청을 하고
은행계좌가 개설된 지역이 같은 지역이면 이 곳에서 하겠지만 다른 지역이라면 그 지역 경찰서로 이관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제 생활을 하던 중 제 사건이 전주 완산경찰서로 이관되었다는 경찰서의 알림문자를 받았고
1주일 정도가 흐른 후에 전주경찰서 형사님으로부터 사기꾼을 잡았다는 전화연락을 받게됩니다.(후기예고 글을 올렸던 날)
지난 글에 썼었던 것처럼 형사님 말씀으로는 사기꾼이 합의를 원한다고 했었지만
먼저 연락이 오지 않아 제가 연락을 했는데.... 정말 생각이 없는 인간인지 답답하더라고요.
그 사기꾼 놈의 말중 저를 멘붕시킨 몇가지를 말씀드리자면
1. 양심이 찔려서 경찰 소환에 응했다.
2. 예의상 23만원 돌려드리겠다.[이게 제일 어이없음. 내 돈을 내가 돌려 받는데 무슨 예의?]
3. 합의해봤자 형사재판이라 형은 받을 거고, 받아봤자 판결 안커서 그냥 몸으로 떼우겠다.(사회봉사로 대체하면 땡)
4. 지금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데 등록금 내야되서 줄 돈이 없다.
5. 보내드린 아이폰5 가지시고 23만원 받는 걸로 끝내자.
6. 원래 당신한테 안팔려다가 판건데, 괜히 팔아가지고 문제가 됐다.
7. [제가 대체휴무 및 택시비, 버스비 쓴거에 어느 정도만 해서 합의하자하니] 나도 지금 다른 지역(안산으로 추정)에 있다가
경찰 소환받고 전주에 다시 내려오느라 버스비에 택시비만 해도 엄청나게 나왔다.(나보고 어쩌라고?)
8. 원래 이사가고 번호 없애고 잠수 탈려고했다.(정말 병신같은 생각이죠? 주민등록 말소하지 않는 이상 평생 추적되는데??)
뭐 이정도 개소리를 씨부리더라고요. 합의를 자기 입장, 자기 기준에서 보려고 하길래
하도 어이가 없어서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하고 형사님께 합의불발로 말씀드리고 검찰로 넘기시라고 했습니다.
아! 그리고 형사님들은 범인을 잡으시는 분들이시지 합의를 봐주시고 그러시는 분들이 아닙니다.
저도 시간 길게 끌고 가면 귀찮아 질까 싶어서
형사님께 이놈이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고해도 다 자기 억울하다는 얘기만 하면서 합의를 안하려고 하여 도움을 요청하니
경찰은 범일을 잡을 뿐 합의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고
어이없는 말들로 반성의 의지는 쥐뿔만큼도 없는 이 사기꾼이 괘씸하여
검사님께 진정서를 보내려고 했는데
소액(23만원...)이어서 그랬던 것인지 순식간에 벌금형을 구형해서 법원으로 보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법대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 판사님께 보내는 진정서를 문자증거와 함께 보냈고
2015년 4월인가 5월쯤 전주지방법원에 전화해 사기꾼이 벌금형이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하나의 팁, 경찰서에 있는 사건은 문자가 오는데 검찰과 법원으로 간 사건을
문자로 진행상황을 알려주지 않습니다.(알려주는 건데 제가 방법을 몰라서 신청못했던 걸지도....)
아무튼 저는 틈틈히 검찰과 법원에 연락하여 사건이 어디에 지금 계류중인지 언제쯤 확정되는지 물어봤구요.
벌금형 확정과 동시에 제가 진행한 것은 민사재판입니다.
민사재판을 진행하기 위해 저는 또황금같은 대체휴무를 사용했고
2015년 6월 1일부로 또다른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소장이 접수되고 최종 판결이 난 것은 2015년 7월 17일 입니다.
사진에서 보이 듯이 중간에 보정명령이 떨어지면 보정명령등본을 가지고 사기꾼의 초본을 떼서
다시 한번 법원에 접수를 해야합니다. 그래야 최종까지 진행이 되요.
제가 이 사건 하나 때문에 대체휴무를 얼마나 쓴지 아까워 죽겠습니다..
최초 사건 발생인 11월부터 이행권고가 나기까지 대략 8~9개월 사이가 걸렸네요.
하지만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고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사기꾼에게 피해자인 저에게 돈을 주라고 법원이 명령을 내린 셈인데
사기꾼이 돈을 안주면 끝이 거든요.
그래서 저는 가압류와 강제집행을 걸려고 했지만
제가 예전에 올린 글에서 말했듯이 이 사기꾼은 굉장히 어렸습니다.
사건 당시에 20살이었으니 대한법률구조공단(사건 진행 내내 도움을 받은 기관)에서도
지금 그거 걸어봤자 사기꾼 명의로 된 재산이 하나 없어서 해봤자 시간낭비 돈낭비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니 일단은 이행권고결정이 난 후 6개월이 지나면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재 시킬 수 있으니
기다렸다가 진행하자 하셨고 며칠전 6개월이 지나 전주지방법원에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신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이제 사기꾼은 저에게 돈을 줄때까지 금융거래에 큰 불이익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마 나중에 취업을 하더라도 월급통장을 본인 명의로 가져가기가 힘들겠죠.
그리고 제가 못받고 있는 23만 원에 대해서도 2015년 7월 3일 이후(이행권고 결정본이 사기꾼에게 도달된 다음날)로
연20%의 이자가 붙고 있습니다. 언제 저에게 연락해서 돌려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꽤 짭짤하겠네요.
또... 이렇게 소송비용도 사기꾼이 부담해야합니다.
이 조항이 어떤 범위에서 적용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조항으로 송달료로 쓴 금액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뭐.. 이정도로 1년 넘게 끌어온 사건 진행결과를 정리해봤는데요...
사이다 게시판에 올만큼 강력한 탄산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나름 사기꾼 놈에게 인생의 쓴 맛을 보여줬다고 생각해 사이다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적자면
인터넷에 오유나 다른 커뮤니티 등에 중고나라 사기 당했다는 피해자 분들의 글이 꽤 있습니다.
거기에 달리는 답변을 보면 인실ㅈ을 시전하라, 합의금 톡톡히 받아내라 등 사기꾼들을 응징해야 한다는 쪽이 많은 편입니다.
제가 올린 글에도 그런 답변들이 상당 수 있었구요.
하지만 저는 그런 의견들에 대해 비추천합니다.
사기꾼들이 어느정도의 합의금을 제시하면 그냥 받고 끝내는게 마음 편합니다. 빨리 끝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진행하신다면 시간을 많이 쓸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저는 단지 그 분들의 의견뿐만이 아니라
제 성격이 저한테 피해준 사람을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라도 박살낸다라는 점이 있어 진행한 것인데
변호사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하려면 정말 시간이 많아야 합니다.
제 경우 직업상 대체휴무가 발생하는 직업인데다 대체휴무를 쉬기 하루 전에도 결재받고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어
법원서류를 접수하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중간에 오는 다시 오는 서류를 2주 내에 수정접수 하지 않으면 진행안됨)
그런 과정 중에 드는 생각은 휴가가 자유롭지 않은 직장인의 경우 이렇게 하다가 그냥 포기하겠구나 였어요.
뭐.. 제 케이스가 오래 걸린 특별한 케이스일지도 모르죠?ㅎㅎ
사기를 안당하시는게 최선이지만 혹시라도 사기를 당하시고 사기꾼을 박살 낼 생각을 가지신 분이시라면
이렇게 오래걸릴 수도 있다는 사례를 생각하시며 차분하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