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x존x 가 맛있군요. 물론 피자입니다. 게다가 무슨무슨 프리미엄인가. 닭고기 세트도 더하여 2만4천3백?6백원!!
4조각 먹었더니 배가 든든하여 남은 피자는 내일 아침으로 먹을 생각을 하며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
왠지 여기 글쓰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하는거 같은 시원함을 느끼는군요. 매일 오프라인으로 떠들어대다가 온라인으로 떠들어보니
무엇보다 좋은건 객관적인 평가...실날한 평가..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 좋군요.
집에 아무도 음슴으로 음슴체!! 헤헤헷..
이번 제목은 <군자의 복수는 1년이 지나도 늦지않다>
본인은 이등병때 유격훈련을 뛰게 되었음.
당시에 '추진'이라는 말을 처음 배웠는데, 무슨 훈련가는데 소풍가는 마냥 PX에서 과자나 음료수 같은걸 막내 더블백에 가득 실어 가는거였음.
분과원들 각자 월급에서 얼마씩 나누어 단체 구매를 했음.
당시 병장들은 유격때 목이 많이 마를테니 음료수를 많이많이 챙겨야 한다고 분과원들을 걱정해 주었음. 개xx들...
본인도 큰 돈을 쪼개어 1.5리터 포카리를 3병 샀음. 그렇게 유격 행군이 시작됨.
지금도 걸어다니지만, 본인은 이제껏 걷는걸 좋아했음. 군시절 행군은 본인에게는 참 뜻깊은 이벤트였음.
훈련소 17사단 당시 전투화의 무게에 적응못하는 본인은 걸음걸이가 바뀌어, 무릎통증이 잦았음.
당시 우리 분과에 본인을 포함한 4또(라이)가 있었는데, 훈련소 조교들 사이에서도 유명했음.
그중에 춤을 잘추는 댄서가 하나 있었는데, 훈련도중 훈련소 상사님이 방문하셨고, 훈련장면을 보고 계셨음.
그때 훈련 분위기가 너무 삭막하다고, 잠깐 모여앉아서 노래나 춤같은거 한번 추자고 상사님이 제안하셨음. 그렇게 급하게 무대가 마련되고
당시 밴드부 보컬출신이라는 훈련병이 "자옥아"를 불렀음. 그리고 댄서의 피가 흐르는 녀석은 상사에게 달려가서 춤을 추기 시작했음.
중년의 상사는 옆에서 덩실덩실 춤을 췄는데, 옆에서 나이트 댄스를 열심히 추는 댄서 녀석이 엄지손가락을 척! 두개 척! 들더니
그대로 땅바닥으로 뒤집어 버렸음. 상사가 추는 춤이 마음에 안들었나봄. 그렇게 엄지손가락을 내리 꽂은채 상사의 얼굴앞에 흔들어대며
춤을 췄음.
그리고 그날 훈련이 끝나고 복도에 엎드려 있는 또라이 녀석을 목격할 수 있었음..우리는 그앞에서 엄지손가락을 땅으로 향해
춤을 춰 주었음. 그러다 결국 4명이 나란히 엎드려 있게 되었음..(아..이 얘길 왜했지.)
그렇게 우리 4또는 특히 친했고, 마지막 행군때 본인은 거의 막바지에 무릎통증이 도져서 걷기 힘들게 되었음.
그때 본인을 부축하고 끝까지 행군을 완주해준 녀석들이 나머지 3또였음. 그때의 훈련소의 따뜻한 추억이 매번 행군때마다 떠올라서 좋았다는
쓸데없는 말이었음. 흠. 각설하고.
유격 행군은 본인 평생에 가장 힘들었음. 음료수가 너무 많아서, 더블백에 담지 못한 나머지는 본인의 군장속에 갈무리 되었음.
(더블백은 차량으로 운반하는 체계였음)
그렇게 땀 뻘뻘 흘리며, 유격장 막사에 도착. 잠깐의 휴식동안 본인은 절실히 물이 필요했음. 수통안은 녹이 슬어서 물은 담되 마실수는 없는
물이었음. 그래도 선임들 얘기없이 함부로 음료수를 꺼낼 순 없었기에, 참고있던 찰나 병장들이 음료수를 마시자고 제안함.
그렇게 포카리 한통을 꺼내게 되었고..끝...13명 분과원 짬순으로 마시면서 내려오기 시작했음. 병장들은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만큼 마시고.
상명들은 3모금 정도. 일병들은 2모금....결국 1병을 막 단 본인의 맞선임의 순서가 되었을때 이미 반 모금 정도의 포카리가 남아있었음.
맞선임은 무척 갈등하는 얼굴로 본인을 바라봐주었음. 내 군생활중 가장 좋았던게 뭐냐면 이녀석을 맞선임으로 만난거임. 맞선임 에피소드는
후에 하고..
본인은 맞선임의 갈등하는 눈빛만으로 이미 충분했음.
나: "(속삭이며) 걍 니 마시라." (맞선임과 본인은 첫 만남에 서로를 알아보고 친구를 먹음. 선임들 앞에서는 티내지 못했지만..)
맞선임: "나도 안마실래."
옆선임: "그럼 내가!!" (꼭 이런 새퀴들이 부대에 몇놈 있음. 본인은 눈치없고 식탐많은 인간을 존중하지 않음. 특히 이런 상황에선...)
나: (병장들에게)"죄송하지만, 음료수 한병만 더 마시면 안됩니까?"
병장들: "와~~이 개념! ㅋㅋㅋㅋ"
(본인의 공포탄 사건의 후폭풍은 처음에는 본인에게 지옥을 안겨 주었음..대표적인 예가 유격때..)
일병(맞선임의 맞선임): "야이 싸가지 없는 새x야. 집에서 위아래도 안배웠냐?"
아주아주 기분이 나쁜건...본인은 22살에 군대를 왔고, 저놈은 본인보다 1살 어렸음. 어린놈에게 고작 저런 이유로 싸가지를 들으니 많이 어이가 없었음.
무엇보다. 저놈도 선임들 갈굼을 몰빵받는 동병상련인 주제에, 서로의 아픔을 나몰라라 하고 있는 저 근성...그지 근성... 그런다고 니가 받을 갈굼
나한테 몰리는거 아닌데..저놈은 이순간을 기회로 군기반장 역할을 맡아보려는 듯. 필사적이었음.ㅉㅉㅉ
나: "ㅇㅇ일병님. 죄송하지만, 제 맞선임과 저는 음료수를 못마셨습니다."
일병: "야!! 너 지금 나한테 말대꾸했냐?"
나: "말대꾸는....(퍽)"
별이 핑 돌았음. 돌아보니 병장 한명이 본인의 뒷통수에 방탄을 던졌음. 순간 그 수많은 부대원 90명 이상의 인원들 지켜보는 가운데
그런일을 당했다는게 너무나 창피했음. 순간 어리석은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맞선임이 거세게 잡아당기며 밖으로 끌고나와 줬음.
맞선임: "ㅇㅇ야. 대가리를 쓰자. 지금 보는 눈도 많고, 여기서 니가 선임때리면 넌 빼박 영창이야. 나랑 말년 같이 보내줘야지..!"
나: "어...어..미안. 나도 순간 정신줄 놓을뻔 했네. 고맙다."
당장 현장을 벗어난것 만으로도 본인이 느낀 창피함이 빠르게 가라앉는걸 느꼈음. 그래...어차피 사람들은 사람한테 관심을 크게 안두니까..
사실 창피해 하는건 나 스스로의 생각 뿐인건데..좆 될뻔했네.
본인은 그렇게 맞선임과 막사 뒤편에 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음. 그때..
"아들~~~~"
본인의 아버지 군번인 취사반 상병이었음. 공포탄 사건 이후로, 모든 선임들이 본인을 적대했음. 맞선임 포함 2 : 96명의 전쟁 구도였음.
그 중에 그래도 좋았던건 본인의 아버지 군번들(6명)은 중립을 지켜주었음. 아들에 대한 예의라나 뭐래나...ㅎㅎ
(그게 고마워서 본인은 다음해 아들 군번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아버지가 되었음)
아빠군번: "아들~~목마르지~~? 힘들지? 아부지가 취사반에서 물 떠왔다~~~!!!"
파란 바가지에 얼음이 둥둥둥~~ 떠있는 냉수.. 맞선임과 본인은 정신없이 물을 마셨음. 아마 내 군생활은 이 시기에 맞선임과 아버지들이 없었으면
일찍이 무너졌을터... 이렇게 힘든데도. 역시 인간들은 존재하는구나. 희망을 가졌음. 싸울 결의를 다졌다고 할까.
그렇게 본인은 군생활 가장 암흑기와 유격을 무사히 마쳤음. 물론 유격동안 음료수는 한방울도 못마셔봄. 본인의 월급은 공중에 날려버림.
맞선임은 미움받는 후임이 아니었기에, 음료수를 제공받을 수 있었지만, 얘도 끝까지 안먹고 버텼음.
왜냐면,, 저녁에 몰래 취사반 뒤뜰에 가면 파란 바가지에 얼음 동동 띄워진 바가지가 2개 숨겨져 있었으니까...(아부지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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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후, 유격장.
본인 상병, 맞선임 상병. 당시 선임들 상말 & 병장, 이등병 4명(1,2,3,4월). (본인은 1년 막내 생활 후, 상병때 처음 맞후임을 받음 ㅠㅠ)
본인: "아그들아~ 추진 보따리 함 풀어보아라~"
후임들: "넵~!!"
본인: "어익후~ 두당 1병씩 받거라~"
후임들: "감사합니다."
상말&병장들: "야. 한명씩 다 마시면 추진한거 금방 다떨어져."
본인: "아놔 씨X. 주는대로 쳐 드세요. 아님 옛날추억 함 되살려 볼까? 이번엔 한병까서 밑에서 부터 함 올라가줘? 똑같이 해줄까? ㅎㅎ"
상말&병장들: "....."
본인: "전 포대. 3월군번 아들들 집합."
아들들: "네 아부지."
본인: "저 뒤쪽 취사반이 니들 할부지께서 직접 담그신 눈물의 얼음물이 있던 명소다. 가서 기념식 해야지. 한잔씩 마시고 옵세."
아들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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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복수는 1년도 짧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