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말씀드리지만 전 마블 영화의 팬이긴 하나 원작에 대한 이해는 그리 깊지 않습니다.. 원작에 대한 제 얕은 지식은 대부분 검색과 부실한 조사에 의존한 것임을 밝혀둡니다.ㅠㅠ
##또한 이 글은 현재까지 발표된 캡틴아메리카(이하 캡아)1,2편과 어벤저스, MCU에 속한 일부 작품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캡아 시리즈를 제외한 다른 작품들에 대한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1. 캡틴 아메리카란?
캡틴 아메리카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맞서던 미국의 선전용 캐릭터로 시작을 했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국의 이상을 상징하는 영웅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물론 첫 시작은 '미국 짱짱맨'을 상징했던 것이 맞고, 한때는 반공 히어로 흉내를 낸 흑역사도 있다고는 하지만(지금은 그게 캡틴 본인이 아니고 캡틴이 북극에 동면된 동안 누군가의 사칭이었다는 설정으로 바뀌었다네요.) 지금은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바른 길, 미국의 이상, 정의와 자유를 상징하는 포지션이 되었습니다. 이름도 그렇고 성조기 코스츔도 그렇고 너무 미국적인 이미지라 미국의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영웅이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지만, 지금의 캡틴은 오히려 미국 정부가 어긋난 길로 나아갈때 맞서 싸우며 바른길로 인도하려드는 이상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오히려 미국의 현실과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쪽은 아이언맨이 맡고 있죠. 유명한 이벤트인 시빌워에서 영웅들끼리 편을 갈라 싸울때 양쪽 진영을 각각 아이언맨과 캡틴이 이끌며 서로 맞섭니다)
영화를 통해 익히 아시는바와 같이 캡틴은 성조기를 모티브로 한 코스츔과, 어떠한 충격도 다 반사해내는 비브라늄으로 만들어진 원형 방패를 사용하는 슈퍼솔져 영웅입니다.(코스츔과 마찬가지로 성조기가 모티브인 별이 그려진 원형 방패는 캡틴의 상징이기도 하죠)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 방패를 자신의 주요 장비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상'을 상징한다는 정체성이 잘 드러나죠.(물론 그 방패로 악당들을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패기는 하지만요...) 번개를 쏴대는 신이라거나 화가 나면 탈지구급 파워를 뿜어내는 녹색괴물, 하늘을 날아다니며 온갖 첨단무기를 발사하는 강철갑옷에 비해 다소 소박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영웅이지만(일반 인간보다 강력한 힘과 지치지 않는 체력 등) 캡틴의 진짜 능력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정의감에 있습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어벤저스를 이끄는 '캡틴'다운 면모가 캡틴의 매력이자 능력이죠.
마블 히어로 중 최고참급에 속하는 영웅이지만(가장 첫 영웅은 아닙니다.) 그 한계도 명확한 편이죠.(너무 강한 미국색, 2차대전 당시 홍보용으로 탄생했다는 것에 대한 태생적 한계, 상대적으로 낮은 능력치, 너무 정석대로의 정의를 상징해 심심한 캐릭터 등) 하지만 슈퍼 히어로의 교과서와도 같은 정의감으로 히어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 역할을 해줍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빌런들을 상대했으나 주적은 역시 히드라 계열 빌런들입니다. 특히나 레드 스컬은 캡틴과 가장 대척점에 존재하는 대표적 맞적수이죠.
사이드킥(히어로를 옆에서 돕는 동료를 말합니다. 유명한 사이드킥으로는 DC쪽 영웅 배트맨의 동료인 로빈을 들 수 있죠) 버키 역시 유명한데 여러 인물들이 버키의 역할을 맡았으나 MCU쪽의 버키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2. MCU에서의 캡틴 아메리카
원작에서와 같이 성조기 코스츔을 입고 나오긴 합니다만 비늘갑옷 설정은 지워졌습니다. 어느정도의 방탄 능력이 있다는 듯 하나 작 중 총과 칼에 뚫리는 모습을 보면 그리 뛰어난 성능은 아닌 듯 합니다. 촌스러운 성조기 코스츔을 입는 설정을 자연스레 풀어내기 위해 엄청 공을 들였는데요, 사실 첫 단독작품인 퍼스트 어벤저(이하 캡아1 혹은 퍼벤저)은 이 설정을 영화 팬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슈퍼솔져 프로젝트가 실패함에 따라(실험작인 스티브 로저스는 대성공해 캡틴 아메리카로 다시 태어나지만 에이브러햄 에스카인 박사가 살해당함으로 인해 양산에 실패했으니 프로젝트 자체는 실패한 것이죠) 전시채권 판매용 공연과 홍보영화 촬영에 동원됩니다. 미국 만세를 외치는 듯한 키치적인 코스츔이 바로 이때 만들어 진 것이며 이 상징성을 이어가기 위해 쭉 착용하게 된 것으로 설정되죠. 영화 내에서 이 과정이 무척 설득력있게(그리고 매우 센스있는 연출로) 그려지고 있어서 퍼벤저를 본 관객들은 캡틴의 코스츔이 성조기 모티브라는 것에 대해 별 거부감은 없는 편이죠.
또한 MCU에서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부친인 하워드 스타크와 서로 아는 사이로 나옵니다. 자신의 발명품을 군에 납품하는 군수업자였던 하워드가 캡틴의 코스츔과 비브라늄 방패를 제작해 주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죠. 훗날 쉴드의 전신이 되는 미국 전략과학부 SSR 멤버들과도 친숙하며 자신의 특공대 하울링 코만도스를 이끌어 나치의 히드라를 물리칩니다.(군인 출신으로 그 스스로 특공대를 이끌던 경험을 살려 어벤저스 팀에서도 전술적인 지시를 캡틴이 내리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버키 역시 원래부터 절친인 제임스 반즈였다는 설정으로 바뀌게 되는데, 다만 그가 사망한 줄 알았다가 윈터솔져로 되돌아 온다는 점만은 같습니다. 여러 동료들이 있었으나 70여년간의 동면을 거치고 돌아온 동안 대부분을 잃게 되죠.
하워드 스타크는 교통사고로(이에 대해서는 아래 캡아2 항목에서 따로 설명하겠습니다) 사망, 하울링 코만도스 멤버들 역시 모두 사망, SSR을 이끌던 체스터 필립스 대령(타미 리 존스가 열연했죠) 역시 당연히 사망, 절친 버키 반즈는 히드라의 박사 아르님 졸라를 납치하는 작전 중 기차에서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망 처리, SSR의 주요 멤버이자 연인이었던 페기 카터는 몸을 못 가눌 정도의 할머니가 되어 정신마저 오락가락 하는 상황이니 가뜩이나 급격한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캡틴을 더 외롭게 만듭니다.
퍼벤저에서는 캡틴의 과거 활약을 보여주지만 현대로 넘어온 이후엔 캡틴이 겪는 혼란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 됩니다. 어벤저스에선 그 점이 개그 코드로 간간히 사용된 정도지만 캡아2에선 작품을 이끄는 주요 갈등요소로 부각되죠.
MCU내에서의 캡틴의 역할은 원작에서와 같이 어벤저스를 이끄는 중심, 리더라는 점 외에도 모든 영웅 중 쉴드와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진 인물로 나옵니다. 쉴드의 역사 그 자체와 함께하죠. 그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후 SSR이 모태가 되어 쉴드로 창설되고, 동면에서 부활 후에는 쉴드 소속으로 작전을 펼치며(캡아2에서 나온 바로는 비밀 인가 레벨 8로 나옵니다. 꽤 높죠... 근데도 캡틴에게 콜슨 생존 소식을 안 알랴준 닉 퓨리는 진짜 개객ㄲ..), 캡아2에서 쉴드에 벌어진 엄청난 격변 역시 캡틴이 주도했습니다.
그를 슈퍼히어로로 만들어준 슈퍼솔져 프로젝트를 흉내내기 위한 아류작들이 여러 히어로와 빌런들의 탄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점(헐크의 감마선 실험과 어보미네이션의 탄생, 리더 떡밥, 아이언맨3의 익스트리미스도 강화 병사 제작을 위한 프로젝트였죠) 또한 MCU내에서 캡틴의 존재는 매우 중요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MCU 최고의 인기 영웅이자 그 인기를 바탕으로 MCU 프로젝트가 가능하게 만들어준 영웅이 아이언맨이라면, MCU세계관 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영웅은 캡틴이란 이야기죠(아이언맨이 밥 벌어다 캡틴 떠먹이는 모양새...) 퍼벤저의 심심한 평가와 심심한 흥행, 어벤저스에서 날고 기는 영웅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이미지로 저평가를 받아왔으나 캡아2가 작품성과 완성도 면에서 어마어마한 작품으로 나와줌으로 인해 제 위상을 찾았다고 볼 수 있죠.
3.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저
원 제목은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저 이지만 당시 한창 반미감정이 세계적으로 일던 시기인데다 미국 외 지역에서 인지도도 떨어지는 영웅의 첫 작품인데 괜한 반감을 일으키면 안된다는 판단 하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선 부제를 영화 제목으로 택해 개봉했습니다. ('퍼스트 어벤져'가 개봉명이지만 외국어 표기법에 따르면 어벤저가 맞다고 하네요. 그래서 전 퍼벤저, 어벤저스로 표기토록 하겠습니다)
캡틴의 탄생과 유례에 대한 스토리를 풀고 있는 본 작품은 MCU내 각 영웅들의 이야기, 심지어는 같은 영웅에 관한 단독영화 시리즈 내에서의 각각의 영화들조차도 서로 다른 장르로의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마블스튜디오의 계획에 따라 속편인 캡아2와는 장르 자체가 다른 영화입니다.
전쟁영화와 고전적 히어로물(90년대 풍 만화 원작 히어로물) 느낌을 살려 복고풍이 물씬 나는 모양새로 만들어졌죠. 액션도 심심하고 너무 전형적인 영웅물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평가도 흥행도 시원찮은 작품이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로 따지면 못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마블 스튜디오가 직접 제작하는 MCU연작들 특유의 위트있는 연출 센스도 여전하죠. 군에 징집되고 싶어 안달난 스티브 로저스가 징집 홍보용으로 벽에 그려진 병사 그림의 거울로 된 얼굴 부분에 자신을 비춰보는데 키가 작아서(ㅠㅠ) 얼굴 윗부분만 빼꼼 비춰 보이는 장면 등등 센스 넘치는 연출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다만 화끈한 액션도 없고 밋밋한 스토리 진행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참패하며 많은 팬들이 별로라는 평을 내리고 있죠...
로켓티어라던가 뭐 그런.. 90년대 올드한 느낌의 히어로물 생각하고 부담없이 보다보면 나름 쏠쏠한 재미는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페이즈1에서 어벤저스로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의 작품이기도 하구요. 캡아2 역시 전작인 이 작품을 필히 선 감상해야 100% 즐길 수 있습니다.
시대배경이 2차대전 당시라 다른 작품들과는 연관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사실 MCU 세계관 전체로 이어지는 여러 떡밥들이 많이 숨어 있습니다. 또한 캡틴이 쉴드와 가장 연관이 많은 영웅이라 말씀드린 것 처럼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이하 에오쉴)과의 접점도 많이 나옵니다. 본 작에서 전사 처리된 캡틴의 절친 버키 반스가 에오쉴의 쉴드 아카데미에 있는 '순직한 요원 추모비'에 기록되어 있다거나(엄밀히 따지면 제임스 버키 반즈는 쉴드 요원은 아니지만 전신인 SSR 소속이니..) 에오쉴에 나오는 콜슨의 애마 '롤라'(닉 퓨리가 콜슨에게 줬죠)의 프로토 타입, 혹은 실험작이 본작의 엑스포에서 하워드 스타크에 의해 소개되죠.(같은 차종도 아니고 이 둘의 연관점이 공식 설정으로 나온 것은 없으나 아마도 하워드 스타크가 훗날 이러한 반중력 기술로 '하늘을 나는 빨간 자동차'를 완성 한 것이 쉴드를 통해 닉퓨리 손에 흘러들어간 것 아닌가... 추정됩니다) 캡틴이 이끄는 특공대 하울링 코만도스 멤버의 손자도 에오쉴에 나옵니다. 이 부분은 에오쉴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나중에 에오쉴에 관한 글에서 적도록 할게요.
위에서 말한 것 처럼 토니 스타크의 부친 하워드 스타크가 본 작에서도 등장합니다. 아이언맨2에서 등장한 모습과는 달리 젊은 시절 모습으로 나오죠. 이 부분은 좀 여러모로 애매한 설정이긴 한데요, 2000년대 후반의 토니 스타크의 모습과, 70년대 스타크 엑스포 홍보 영상에 나온 하워드/ 토니 부자의 모습, 2차대전 당시인 40년대 초중반의 하워드 스타크의 모습들을 생각해보면... 이들 부자의 나이 차가 너무 크게 난다는 점이 설정구멍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다만 70년대 엑스포에서 살짝 나온 토니의 나이대를 고려해보면 아이언맨 당시의 토니 나이가 대략 추정되고, 퍼벤저에서의 하워드가 2~30대라 본다면 그냥 늦게 본 아들 정도로 합의 볼 수도 있긴 합니다... 돈 많잖아요. 이 양반들.. 아이언맨2에서의 중후한 중노년 모습과는 달리 여기서는 토니처럼 여자에게 껄떡대는 바람둥이 기질을 보여줍니다.(토니의 성격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란 걸 알 수 있죠.. 그래도 시대가 시대인지라 아들보다는 약간 더 점잖은 편입니다. 아니면 토니가 청출어람이거나..)
SSR의 체스터 대령과 페기 카터 요원, 하워드 스타크는 전후 쉴드 창설에 힘을 보태며, 페기 카터는 캡틴과 연인 사이(까지는 좀 애매하고 썸남썸녀?...)였으나 캡틴 실종 후 캡틴이 첫 활약시 구출한 인원 중 누군가와 결혼해 잘 살다 늙어가게 됩니다. MCU연작들이 DVD, 블루레이 등 2차 매체로 나올때 포함되는 부가 영상 중에 '마블 원샷'이라고 MCU 세계관 속 여러 잡다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단편 영상들이 있습니다.(마블 원샷에 관해서는 나중에 따로 묶어 다루겠습니다) 이 중에 이 분을 주인공으로 한 '에이전트 카터'란 것도 있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마블이 동명의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찌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이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페이즈1 주요 사건들의 원인이자 오딘의 보물이자 어벤저스 3부작 최종 흑막 타노스의 인피니트 잼 중 하나인 테서렉트가 본 작품의 중요 아이템으로 등장합니다. 히드라의 레드 스컬이 이걸 이용해 오버 테크놀러지 무기들을 개발하다 최후 역시 이것에 의해 어디론가 날려가며 끝장이 나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선 캡틴이 레드 스컬을 물리친 이후 폭격기와 함께 그린란드 빙하 위로 추락하는데, 추락 전에 테서렉트는 비행기 바닥을 뚫고 먼저 떨어져버립니다. 그로 인해 하워드 스타크가 캡틴을 찾기 위해 테서렉트 에너지를 추적해 바닷속을 수색했으나 테서렉트만 되찾고 캡틴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죠. 그리고 이 물건으로 뭔가 음모를 꾸미던 쉴드는 어벤저스에서 외계 침공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MCU 세계관 여러 곳과 연관이 많은 작품이지만 그건 다른 작품들 이야기 할때 또 추가하도록 할게요.
메인 빌런은 레드 스컬과 히드라이며 원작의 (히드라 소속) 유명 빌런 중 아르님 졸라도 나옵니다. 힘없고 비굴한 캐릭터로 나와 원작 팬들이 실망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 양반이 안 죽고 쉴드에 생포된 것 때문에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레드 스컬은.. 그 명성에 비해 그리 큰 임팩트를 남기진 못합니다. 휴고 위빙이란 명 배우를 쓰긴 했으나 카리스마가 넘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전형적인 악당 캐릭터에 머무르죠.(진짜 이런 점까지 복고풍이 좔좔..)
스티브 로저스를 슈퍼 솔져로 만들어준 슈퍼 솔져 세럼과 비타선의 제작자 에스카인 박사가 독일측 스파이인 하인츠 크루거에 의해 살해되는 점은 원작과 같다고 합니다. 다만 이 슈퍼 솔져 제작 과정에도 하워드 스타크가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옵니다(이 부자는 안 끼는데가 없어..) 하워드의 성격은 아들 토니와 비슷한듯 하나 약간 더 애국이나 희생과 같은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듯한 모습입니다. 뼛속까지 개인주의로 가득찬 아들과는 살짝 다른 모습인 점이 재미있죠.
영화 중반, 슈퍼솔져 프로젝트가 프로토타입 단 한명만을 남긴채 양산에 실패하자 스티브 로저스를 '캡틴 아메리카'란 이름 하에 전시 채권 판매 홍보용 캐릭터로 활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때의 뮤지컬 장면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라 꼽을 수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웅의 설정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축약해서 보여주며 이 키치적 복장의 영웅을 관객들로 하여금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사실 이게 이 영화의 진짜 목적이라고 볼 수 있죠.
영화의 마무리는 70여년간 냉동되었다 깨어난 캡틴이 SSR 대신 쉴드, 명확한 악과 악당들을 상대하던 것 대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시대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짧게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2편으로 이어져 캡아2:윈터솔져의 주된 주제가 되죠.
퍼벤저의 주제는 심플합니다. 큰 힘은 어떻게 사용하느냐, 누가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죠. 피험자의 본성을 더 강화시키는 특성을 가진 슈퍼솔져 세럼의 특징은, 원래 악당이었던 요한 슈미츠를 레드스컬로, 원래 정의감에 넘쳤던 스티브 로저스를 캡틴 아메리카로 각각 더 강화시켜 버립니다. 어찌 본다면 '거봐 이렇게 강한 힘은 우리 정의의 편인 미국짱짱맨이 가져야 해'라는 미 패권주의로 볼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퍼벤저 내에서의 미국은 절대 악에 맞서 자유를 수호하는 (상상 속) 이상적 미국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뭐, 실제론 2차 대전 당시 미국도 선한 편이라고 볼 수는 없는 이들이었으나 어쨌거나 미국민들의 상상 속 이상적인 미국의 모습을 투영하기에는 그나마 비스므리하다고 보이나 봅니다. 나치와 맞서 싸우는 입장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소박한 주제가 2편으로 이어져 완성됩니다. 퍼벤저는 단독 작품으로 따지자면 주제마저도 심심한 작품이 되지만 후속편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매우 훌륭하게 해놓은 덕분에 캡아2가 명작으로 탄생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죠.
이 작품에서의 활약을 통해 MCU내에서 캡틴은 미국의 전쟁 영웅으로 미국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는 인물이 됩니다.(캡아2에서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캡틴 특별관 안에 캡틴의 복귀에 대해 엘리스 대통령이 남긴 코멘트를 봐도 알 수 있죠)
4.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이하 내용에는 캡아2에 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절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이 작품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왔네요. MCU 단독 작품 중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자, 어벤저스와 함께 마블 스튜디오가 MCU 세계관 안에서 이뤄낸 가장 훌륭한 업적으로 불릴만한 영화입니다. 일각에선 다크나이트와 함께 영화판에서 히어로물 장르가 이뤄낸 최고의 성과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요.
올드하고 심심했던 1편과는 달리 2편은 현대적 감각이 넘쳐 흐릅니다. 액션씬은 정교하고 화려하며 관객의 흥분을 매우 세심하게 조정해 터뜨립니다. 스토리텔링 역시 (다소 복잡하고 MCU 세계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으면 따라가기 벅찰 수는 있으나) 짜임새 있고 참신하며 웅장하기까지 합니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다들 개성이 넘치고 매력을 뽐내며 서로 충돌해 예측 불허의 드라마를 만들어 냅니다.
먼저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 아실만한 스포일러를 뿌리자면, 쉴드가 히드라에 의해 잠식된 내용이죠. 이 영화는 캡틴이 쉴드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전작에서 70년 만에 깨어난 캡틴은 너무나 빠르게 발전해온 과학기술들과 사회 구조,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따라가지 못할 뿐더러 명확한 적과 악당이 있던 시대와는 달리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파악하기 힘든 현대의 시대 속에 혼란을 겪습니다. 힘을 합쳐 악과 싸우던 동료들은 캡틴을 홀로 두고 모두 죽거나 늙어버렸고, 새로운 상관과 동료들은 그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이죠. 닉 퓨리와 로마노프 요원(블랙 위도우) 이들은 상호간에 신뢰도 없고 어떤 신념을 가졌는지도 불분명합니다. 게다가 자신이 소속되어 명령을 따르던 거대 조직은 자신이 수호하던 가치와 정 반대되는 일을 꾸미고 있습니다. 캡틴은 여전히 꺾이지 않는 정의감과 신념과 희생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의무를 다하려고 하지만 자신이 과연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감에 빠져들죠.
그러나 은퇴까지도 생각하던 캡틴 앞에서 닉 퓨리가 습격당해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남긴채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죽은 줄 알았던 친구는 적으로 나타나고, 몸 담았던 쉴드는 히드라에 잠식당해 세계를 정복할 야심을 드러냅니다. 영화는 이 과정 속에서 캡틴이 드디어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그려내죠. 자신이 수호하는 가치를 위해 조직에, 나라에, 세계에 반기를 들며 혼자서라도 일어서는 포기를 모르는 히어로, 그게 바로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이니까요. 혼란이나 의혹, 회의를 모두 떨쳐내고 나 혼자라도 정의의 길을 가고 말겠다는 캡틴의 결심을 묵직하게 밀어붙이는 연출이 엄청나게 센 강도의 액션 시퀀스들과 매우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캡틴이 뛰고 구르며 몸으로 직접 펼치는 육탄 공세가 본 작품의 액션을 구성하는 주된 요소인 이유가 여기 있죠. 어차피 별 능력 없이 몸으로 치고받는 캡틴의 특성이 세상 전체와 맞서더라도 우직하게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는 구식 영웅의 정체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겁니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웅의 정체성과 매력을, 캡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유의 액션과 버무려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낸 것이죠. 그리고 이걸 다시 MCU세계관 내에서 그간 쉴드가 쌓아온 어떤 이미지, 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초거대 첩보 기관이란 이미지를 비틀어 악으로 설정하면서 캡틴과 맞서게 만든 구조로 긴박감을 더해줬구요.(이건 그간 MCU 연작들을 보며 쉴드에 대해 친숙해진 팬들일 수록 더 크게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더불어 1편에서 올드하게 그려져 흘러간 추억의 악당들 쯤으로 생각했던 히드라가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위협적인 적으로 다시 부활합니다.(머리 하나를 자르면 두개가 그 자리에 생겨난다는 모토 그대로 말이죠)
캡틴 이외 다른 캐릭터들 역시 자신이 가진 매력을 더 증폭시킵니다. 블랙 위도우는 세계 최고의 첩보능력을 가진 스파이 히어로 답게 그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 캡틴과 대립각을 이룹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결국 캡틴과 불안정한, 묘한 우정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멋지게 그려져있죠. 닉 퓨리 역시 그 누구도, 자기 부하들조차 믿지 않고 뒤에서 음모를 꾸미며 모든 것을 장기말로 여기는 그 악독함이 이 작품에서 더욱 상세하게 표현되어집니다. 쉴드 국장답게 본인의 액션시퀀스에서 국장자리 딱지치기로 얻은게 아니란 걸 증명해주죠. 역시나 영화 후반부 쉴드를 포기하는 문제로 캡틴과 대립하다 결국 캡틴의 주장에 따르며 동료가 되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선 거대 첩보 조직의 비밀스런 수장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악을 처단하는 심판자의 한명으로 거듭나는 모습도 나오죠.
또한, 아무래도 액션 면에서 약점을 보일 수 있는 캡틴의 한계를 보완해주기 위해 마블의 여러 영웅들 중 팔콘이 선택되었습니다. 파병 경험이 있는 군인 출신으로 같은 입장의 이들에게 외상후 스트레스 상담치료 역을 맡던 그가 혼란을 겪는 캡틴에게 도움을 주며 동료가 되는 식으로 자연스런 설정을 했습니다. 캡틴이 할 수 없는 공중전을 팔콘이 대신해 주는 역할이죠. 파병과 그로 인한 상처를 입은 군인 출신 인물이 '미국의 이상'을 따라 자신의 할 일을 하러 나선다...는 점에서 다소 진부한 캐릭터 추가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팔콘이 보여주는 공중전의 매력이 이 점을 상쇄시켜 줍니다. 최종 액션시퀀스에서의 활약은 4D관람 관객들에게 특히나 큰 호평을 받았죠.
메인 빌런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열연한 알렉산더 피어스 쉴드 사무총장과 히드라, 그리고 그들의 사주를 받은 윈터솔져가 나옵니다. 그러나 이들이 여러모로 큰 활약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캡틴이 맞서는 진정한 적은 쉴드가 상징하는 세계 그 자체이죠. 히드라에 잠식당해 어긋난 길로 가는 쉴드의 모습은, 테러에 대한 공포가 미국을 잠식해가며 공포와 통제를 바탕으로 미국이 전체주의에 먹혀가는 것에 대한 비유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정작 메인 빌런들이 뭔가 큰 비중을 보여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긴장감과 압박감을 선사하는 이유죠.
물론 그렇다해서 이들 빌런들이 존재감이 없는 수준은 아닙니다. 알렉산더 피어스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그려져있고(죽기 직전 '하일 하이드라' 요 한마디 남기는 것이 인상깊게 남을 정도로요) 윈터솔져가 캡틴과 함께 만들어내는 격투씬은 정말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죠.
전작에서 부실하게 나와 팬들의 실망을 샀던 아르님 졸라 역시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괴기스런 모습으로 이 모든 사건의 흑막임을 드러내는데요, 하워드 스타크의 교통사고도 히드라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밝히는 등 쉴드 타락의 주범이죠.
MCU팬들에게 익숙한 제스퍼 시트웰 요원마저 히드라로 밝혀지며 충격을 안겨줬는데, 그간 마블 원 샷이나 에오쉴 등에서 친숙한 대머리 아저씨로 자리잡았던 이 양반의 배신은 '쉴드 내에서 히드라는 여러분의 가족, 친구, 연인일 수도 있습니다'라는 점을 관객들에게 한방에 주입시킨 장치였죠. (여담으로 원작에서도 나왔던 인물이라는데.. MCU에선 오리지널 캐릭터인 필 콜슨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기어이 배신자에 사망처리까지...ㅠㅠ) 시트웰 요원이 (아이언맨2의 그) 스턴 상원의원과 포옹하며 귓속말로 '하일 하이드라'를 속삭이는 장면은 큰 임팩트를 남기며 팬들 사이에 온갖 패러디를 양산시키기도 했습니다.
쉴드의 붕괴는 향후 MCU 세계관의 작품들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작품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이야 별나라 이야기니까 쉴드에 관한 내용이 얼마나 나오겠냐만은, 내년 봄의 어벤저스2: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저스2)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죠. 어벤저스1에서 영웅들을 소집하고 뭉치게 만들어 백업해줬던 쉴드가 어벤저스2에선 없습니다. 어떤 구심점을 가지고 이들 개성과 고집이 넘쳐흐르는 영웅들을 모을 것인지부터가 난관이겠죠. 악당들에 대해 조직적 백업 없이 이제 영웅들의 힘만으로 맞서야 합니다. 영웅들 간에 서로 치고받는 역할극이 강화될 수 밖에 없을것 같네요.
또, 당장 지금 방영중인 에오쉴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드라마 제목부터가 에이전트 오브 쉴드인데 쉴드가 사라졌으니.. 주인공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것은 둘째치고 히드라로 인한 내홍으로 난리가 났죠. 캡아2에서야 영웅들의 이야기이니 쉴드의 붕괴가 웅장하고 장엄하게 그려졌지, 당장 평범한 일반인 출신의 일선 요원들의 경우엔 처절한 내란과 생존을 위한 사투가 될 수 밖에 없다보니.. 캡아2와의 크로스 이후 에오쉴은 짠한 느낌과 긴장감 속에 보게 되었죠.(상세한 내용은 에오쉴 항목에서 다루겠습니다...불쌍한 콜슨 아저씨.. 불쌍한 스카이 ㅠㅠ)
그야말로 MCU세계관 안에서 대격변이 일어난 격인데요, 이는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MCU연작들을 쭉 보아온 팬들이라면 쉴드에게 그간 쌓인 신뢰가 무너지는 충격과, 쉴드에게 느껴온 위압감이 적으로 돌아선 것에 대한 긴장감, 친밀하게 느껴지게 된 쉴드가 붕괴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모두 뒤섞인 오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바로 이 느낌이 에오쉴에서는 더 진하게 와닿게 됩니다. 에오쉴 드라마 후반부가 캡아2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캡아2에도 여러 숨겨진 요소가 들어있는데요, 캡틴의 옆집 간호사 에이전트 13은 원작에선 샤론 카터라고 합니다. 익숙한 성이죠? 원작에선 페기 카터의 조카이자 캡틴과 썸씽이 있는 인물이라는데 영화에선 성 없이 샤론이란 이름만 나왔다는군요. 원작과 같은 설정으로 갈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나름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와 쉴드 붕괴 후 CIA로 갈아탄 후일담까지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후속작에도 당연히 나올듯 합니다.
UFC 격투선수 조르주 생 피에르가 연기해 초반 화려한 격투씬을 보여준 배트록 역시 원작에서 나온 빌런이라고 합니다. 또한 스트라이커 팀을 이끌며 초반 캡틴과 함께 싸우다 히드라로서의 정체를 드러내는 브록 럼로우는 큰 부상을 입고 생존한 것으로 나오는데요, 후속작에서 빌런화 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아마도 원작의 크로스본즈라는 말이 많은데... 크로스본즈는 시빌워 이벤트 이후 캡틴을 암살해 죽여버린 빌런입니다ㄷㄷㄷ) 쿠키 영상에서 바론 본 스트러커가 나와 치타우리 셉터를 연구하며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를 자신들이 만들어낸 인공 능력자라 밝히는데요, 원작에선 히드라의 수장이자 A.I.M(아이언맨 3의 그 집단)과도 연계된 거물 빌런이라 하는군요. MCU에서의 정확한 설정은 아직 공개된 것이 없으나 일단 히드라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어벤저스가 전세계의 히드라 조직을 찾아 돌아다니는 동안 다른 큰 뭔가를 꾸미겠다고 나서는 것으로 봐선 어디까지 설정을 확장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벤저스2가 강력한 빌런인 울트론에 관한 내용인데 거기에 퀵실버/스칼렛 위치를 이끌고 개입한다는 점, 그리고 어벤저스3부작의 진짜 흑막이 타노스라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본 스트러커가 단순히 히드라에만 연계된 악당은 아닐 가능성도 농후합니다.(일부에선 어벤저스1편을 두고 치타우리가 쳐들어와 '다된 밥'에 재를 뿌리려 드는데 쉴드 내에 숨어있던 히드라는 뭘 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팬들도 있는데, 만약 바론 본 스트러커가 타노스와 뭔가 연계가 있으며 히드라를 단순히 이용하고 버릴 패로 생각했다면 말이 맞아떨어지죠. 히드라도 치타우리도 타노스의 계획 하에 묶인다면요..물론 이것도 가설일 뿐이지만..)
윈터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은 마블과 총 9편의 출연 계약을 맺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캡틴 역의 크리스 에반스가 6편 계약(캡아 3부작+어벤저스 3부작)인데 말이죠. 물론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역에 무척 만족하고 있고 우선 6편 계약 후 추가 계약을 할 수도 있는 문제긴 합니다만(그리고 크리스 에반스는 토르2에 카메오로 출연했죠.. 그것도 포함해 카운트 할지는 모르겠지만) 윈터솔져가 캡틴보다 계약이 더 길다는 점을 들어 향후 전개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원작에서도 히어로 측으로 전향한 윈터솔져 버키가 캡틴 사후 그 자리를 이어받는 내용이 있는데요, MCU에서도 캡틴이 훗날 사망하게 되고 버키가 뒤를 이어 2대째 캡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하는 팬들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매력적인 윈터솔져를 한동안 계속 볼 수 있긴 하겠네요.
닉 퓨리의 또다른 수하 마리아 힐도 이번 작에서 맹활약을 합니다. 이 분은 쉴드 붕괴 후 스타크 인더스트리에 면접을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에오쉴 (1편에 등장한데 이어) 후반부에 재등장할 때 이에 대한 후일담이 나옵니다. 팬들을 많이 거느린 캐릭터이지만... 에오쉴에서의 모습은 호불호가 좀 갈릴거 같네요.(역시나 에오쉴 항목에서 다시 설명합니다)
닉퓨리가 윈터솔져의 습격을 받았을때 탈출용으로 사용한 차 뚜껑과 길바닥을 동시에 뚫어버린 토치(가칭)가 쉴드의 비밀장비로 살짝 나옵니다. 마리아 힐이 캡틴 일행을 구조할때 다시한번 나오는데요, 이 장비를 누가 만들었으며 이름이 뭔지에 대한 설정이 (역시) 에오쉴에 살짝 나옵니다. 제작해서 납품했는데 표준 장비로 채택은 못되었다고 하는데 '꼭 이런 건 높으신 양반들이 몇개 꼬불쳐서 쓰더라'는 농담이 나오죠(.....)
프로젝트 인사이트를 위한 신형 헬리캐리어에 토니 스타크가 제공한 기술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토니 스타크 혹은 아이언맨의 이름이 여러번 거론(만) 됩니다. 몸값 제일 비싼 토니를 카메오 출연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프로젝트 인사이트가 히드라의 적으로 설정해 제거하려는 목록들이 나올때도 떡밥이 무수하게 쏟아집니다. 일단 토니 스타크와 엘리스 대통령(아이언맨3에서의 그 대통령)이 나오는건 당연하고, 브루스 배너의 이름도 나옵니다. 마리아 힐도 포함되구요(닉 퓨리는 사망했으니 미포함이겠죠... 이 양반, 프로젝트 인사이트 저지 작전이 실패했다해도 본인은 폭격 안 맞았겠네요...괜히 밉상.. 뭐 물론 알렉산더 피어스 앞에 등장하긴 했으니 안 죽은건 들켰겠지만ㅋㅋ) 시트웰이 캡틴의 협박에 줄줄 읊어내려간 리스트 중에 '아이오와 주의 학생', '카이로의 기자'란 말이 있는데 각각 마블 코믹스 원작의 모 영웅들에 대한 언급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마블이 하는 짓인데 이런 중요한 장면에 의미없는 대사를 넣었을리는 없고 확실히 원작 히어로 캐릭터 중 누군가를 지칭한 것은 맞다고 보이네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해당 캐릭터의 영화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더구나 일부러 애매하게 말한 것을 봐도 말이죠..) 그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팬들간의 의견도 분분합니다. 전자는 런어웨이즈, 후자는 문나이트가 아닌가 하는 말들이 있네요. 이들과 달리 직접적으로 이름이 거론된 캐릭터도 있습니다. 스티브 스트레인지...죠. 마블 세계관의 먼치킨 마법사이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불리우는 닥터 스트레인지 본인입니다. 이 양반은 페이즈3에서 이미 영화화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 조깅씬에서 캡틴이 뒤쳐진 시대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첩에다 꼭 해야할 일, 봐야 할 것들을 메모해둔 장면이 지나가는데요, 이 수첩에 적혀 있는 내용물이 개봉된 나라에 따라 버전을 조금씩 달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성 팍, 올드 보이 등이 적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두유노 김치?) 영어로 적혀 있어서 생각없이 지나치면 못봅니다..
첫 액션 시퀀스인 레무리아 스타 배 탈환 작전에 관해서는 거기 시트웰 요원이 잡혀있는 것을 보고 아는 사람 나온것을 반긴 팬들도 있을텐데요, 그 양반 배신 때리는 것에 대한 충격을 받은 후에 에오쉴을 보신다면 해당 내용과 깨알같이 이어져있는 뭔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에오쉴 후반부는 정말 캡아2랑 여러모로 엮여 있어요..)
이 외에도 사소한 이스터에그들이 수두룩 합니다만 저 역시 원작에 대해서는 이해가 높지 않기에..다는 찾을 수 없네요ㅠㅠ 총평하자면, 페이즈2의 지금까지 나온 작품들 중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명작이며 캡틴 아메리카라는 조금은 소외받던(...) 영웅의 진짜 매력을 팬들에게 제대로 어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방에 전세 역전을 해서 캡틴이 왜 어벤저스의 리더여야 하는지를 증명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죠. 일각에선 어벤저스2보다 그 이후 계획된 캡아3가 더 기대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요..(DC계 슈퍼맨 차기작과 같은 날짜에 개봉일을 맞췄습니다. 최고 인기 프랜차이즈 아이언맨 시리즈가 아니라 캡아3로요! 이제 물이 오를대로 오른 캡아 시리즈에 대한 마블의 자신감을 옅볼 수 있죠. ...물론 아이언맨 트릴로지는 일단 마무리되어 차기작 계획이 없다는게 문제지만..)
전작의 클래식한 느낌의 히어로물과 전쟁영화를 섞은 장르변주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고전적인 정치스릴러와 에스피오나지 장르(첩보 장르 중에서도 70년대 특정 작품군을 의미하는 하위장르)를 융합하고 본 시리즈 풍의 실감나는 액션을 추가한 장르적 실험을 했는데, 이 역시 대성공이라 볼 수 있죠. 이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게, 방대한 원작을 베이스로 만들어지기에 원작의 특정 인물들을 알고 있는 팬이라면 대충 캐릭터 이름만 들어도 마치 '김배신' '이동료' '박여친' 이렇게 읽히는 느낌일테니 반전 요소나 숨겨진 음모 같은게 예측 가능해지는 첩보물로서의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난점을 모두 뚫고 충격적이고 참신한 스토리를 짜낸 점이 정말 교활하죠.(사실 원작 팬들이 보기에는 몇몇 캐릭터의 이름만 들어도 '아 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놈이구나' 파악당하는 상황이 날 수도 있는데, 전작들에서 차근차근 쌓아온 것들을 터뜨려 이미 알고 있는 것일지라도 관객의 감흥을 이끌어낸다거나 원작 캐릭터의 재해석을 교묘하게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잘 피해갔죠. 세상에나, 쉴드 요원들 입에서 하일 하이드라라니..)
주제의식 면에서도 액션 면에서도 연출 면에서도 캐릭터를 잘 살려내는 측면에서도, 그리고 MCU세계관 내에서의 징검다리 역할로서도 모든 면에서 MCU 연작들 중 최상급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더불어 페이즈2 들어서서 아이언맨3-토르2에서부터 이어져온 '전작보다 훨씬 더 영화 잘만드는' 마블의 능력을 보여줬죠.
다음번에는 토르에 관한 이야기.. 만약 지면이 남으면 헐크도 떨이로 같이 묶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완전 길어졌네요. 캡틴이 그만큼 MCU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영웅이라.. 두편으로 나눠 적을까 하다 이왕 쉬는 날이니 그냥 쭉 내달렸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ㅠㅠ 쉬는 날 오후를 다 날렸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