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월급을 받고 자전거가 너무 힘들었던 그 때
오토바이를 타자 마음먹고
중고 50cc를 사기위해
40만원들 들고 쫄래쫄래 허름한 바이크샵에 갔다
그 곳 사장님께서 내가 가져온 금액이 40만원이란 말을 들으시곤
25만원짜리 택트, 30만원짜리 메세지, 35만원짜리 비너스를 추천해주셨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그저 비너스가 예쁘고 좋아보였다.
사장님께서 만류아닌 만류를 하셨다.
"학생. 근데 택트가 더 잘나가~ 택트가 싸면서도 더 좋은데 그래~"
하지만 나는 이미 Black&White 비너스의 감성에 꽂혀 그자리에서 사버렸다.
두번째 스쿠터 - 비너스 리미티드
한달 쯤 탔다.
우연찮게 중고나라에서 비너스가 50만원선에서 거래된 걸 보았다.
그냥저냥 있는 기스들 다 있는데도 45~50에 거래가 되고 있는 걸 보고
내 비너스 사진을 올려보았다.
적당히 45 정도에..
그런데 연락이 몇 군데서 왔다.
아~ 돈벌이가 되겠구나...
그렇게 해서 10만원을 남겨먹었다.
그리고 그 무렵 알바월급을 다시 받았다.
다시 전에 갔던 그 샵에 갔다.
사장님께서 비너스 어디갔냐고 물으셔서 나는 거짓말을 했다.
"친구가 몇 일만 빌려주라고 했는데 슬립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30만원에 사기로했어요~"
내가 봐도 순간적으로 나온 거짓말 치곤 그럴싸했다.
그리고 새로운 것 사려고 왔다고 말씀드렸다.
돈을 좀 더 넉넉히 챙겨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사장님께선 60만원에 비너스리미티드를 파시겠다고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전에 비너스는 2행정이며 이것은 4행정이다.
훨씬 조용하고 연비도 좋다... 라고 하셨다.
확실히 봉봉봉~ 거리는 소리가 조용하고 안정감있었다.
그리고 하늘색에 캐릭터가 박힌 비너스는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 후 내가 타고 나갔다.
세번째 스쿠터 - 미오50
기변의 즐거움을 만끽 하던 그 때.
뭔가 알아가기 시작했다.
비너스는 중국산.
자동차 이름을 몰랐던 어린시절.
차는 다 똑같은 줄 알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승용차를 1초만 스쳐봐도 그 승용차의 이름은 물론
연식이며 가격이며 대략 얼마정도의 값어치를 하겠구나... 정도는 아는 일반 남자 성인이었다.
그리고 그 무렵의 나는 오토바이의 값어치를 인식해 나갈 때였다.
신호대기중에 옆에 서있는 스쿠터는 100만원대이고 내꺼는 50만원.
학교 도서관에 주차시킬 때 옆에 묶어진 오토바이는 300만원대.
스쿠터에도 경보기 원격시동 온열그립핸들 전자계기판...
나에게는 벅찬 세계였다.
자동차로 치면 나의 비너스는 티코수준? 마티즈1수준?
중고나라로 가서 두번째바이크 비너스를 팔아넘겼다.
그리고 스쿠터를 아예 공부를 했다.
내 예산. 뽀대. 희소성. 성능. 연비.
모든 것을 다 봤다.
하지만 예산의 벽은 크고 높기만했다.
그러던 중 중고나라에 올라온 내가 살 수 있는 정도의 미오50.
특별한 선택지가 없던 나는 바로 구매를 했다.
그리고 이유모를 뿌듯함과 설레임을 안고 탔다.
정말 소리부터 다르더라. 느꼈다.
네번째 스쿠터 - 미오100ss
두어달쯤 미오와 놀았다.
딱히 버스비나 스쿠터기름값이나 별 차이가 없었기에
처음 구입할 때 목돈 들어간 것 이외에는 괜찮았다.
하지만 가끔 큰 도로를 이용할 때 많은 문제가 생긴다.
50cc는 도로흐름에 방해가 될 뿐이다.
자전거처럼 인도를 탈 수 없으며
차동차처럼 차도를 맘껏 달릴 수도 없다.
도로의 천덕꾸러기로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나와 똑같은 스쿠터가 자동차와 같이 달리는 것을 보았다.
그게 바로 미오100...
도로를 달려보고 싶었다.
솔직히 50cc는 약간의 경사에도 속도가 줄어든다.
평지에서 최고속도를 내봐야 자동차에겐 앞길을 막는 천덕꾸러기이다.
중고나라는 이제 내 눈에 들지 않는다.
파쏘라는 사이트를 뒤지는게 일상이었다.
싸게 나온 물건이 있었다.
게다가 미오100과 뭐가 다른진 모르겠지만 뭐가 다르다는 미오100ss
내가 생각했던 가격을 약간 상회했기에 일단 연락 후 미오50을 급처분했다.
미오50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그저 새로운 동료를 반길 생각에 들떠있었을 뿐...
그리고 구매를 하게 되었다.
다섯번째 스쿠터 - 초이노리2
미오100ss 좋다. 그런데 나는 잘 모른다.
구매 후 3일만에 나는 사고가 났다.
그리고 폐차가 되었다.
솔직히 잘나간다. 그런다 탔던 기억이 많지 않다.
내가 너무 50cc에 길들여져있어 운전미숙이었나보다.
사실 2:8로 내가 피해자였다.
등록도 안하고 보험도 안들었던 나였기에
거의 보상도 못받고 합의를 해야했다.
그런 우울한 기억을 안고 한동안 오토바이는 멀리해야만 했다.
그리고 자전거를 한참 이용하던 한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는 내 모습을 보았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담배도 안 펴봤던 사람은 담배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지만,
피던사람이 금연을 하는건 평생을 참는 일이라 하지 않던가.
나에게 있어서 스쿠터는 그런 존재 였던 것 같다.
모를땐 딴 나라 이야기였지만
타보고나니 없으면 불편 한 그것.
조심스럽게 다시 중고나라를 뒤졌다.
그리고 눈에 띄는 물건.
초이노리2.
매우 귀여운 생김새에 연비가 무려 70km/L 란다.
최고속도는 40km정도.
딱 나에게 맞다 싶었다.
사고후유증으로 오토바이를 다시 못끌줄알았는데
차라리 맥시멈이 이렇게 낮은게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귀엽고 앙증맞고 예쁜 그리고 확 튀는 그 모양.
알바월급을 또 털었다.
그리고 나름 스쿠터인 초이노리2로 자전거속도를 내며 잘 타고 다녔다.
여섯번째 스쿠터 - 비노50
초이노리2.
남자의 본능은 귀여움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다시한번 달리고싶었다.
생각보다 사고후유증이 빨리 사라진듯 하다.
정말 초이노리는 답답했다.
말 그대로 마실용이다.
아니 마실용도 그렇게 느리면 안된다.
어느순간부터 타는 것도 귀찮을 정도였다.
푼돈에 팔아넘기고 나는 다시 50cc를 생각하게 된다.
'이번엔 보험들고 등록을 꼭 하고 타야지'
다짐하며 매물을 알아보다 제대로 된 걸 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나도 중고나라나 파쏘에 판매글에서
바이크에 대해 설명되있는 단어 뜻은 다 알아듣는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50cc 스쿠터 중 甲은 비노다.
귀여운 디자인, 4스트로크, 인젝션, 수냉식.
그리고 비싼 가격...
'이왕 보험들고 등록하고 탈 건데 제대로 된 걸 사자.' 라고 생각하고
알바비를 두달을 모았다.
그리고 질렀다.
만족하고 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요즘...
빅스쿠터가 땡기는건 왜일까.
PCX, Q2... 언젠간 살거다라는 생각을 갖고
오늘도 나는 도서관에 비노를 타고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