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 유부여징어예요
일요일 오전 소파에 누워 널브러져 있는데 신랑이 뜬금
아~ 나 손톱 케어 받고 싶다~ 울 동네에 네일하는 집 있어? 라길래
어 하나 있지~ 왜 받고 싶어?하니 받고 싶다 하대요
몇달전에 저 따라갔다 우연히 난생처음 한번 받아보더니만 좋았나봐요
신랑이 그럼서 하는 김에 같이 받자고 하길래 알았다 했죠
저는 여자지만 손발톱 꾸미는 거엔 큰 관심이 없어서 거의 노케어 상태인지라...
걍 가끔 각질이나 밀어주고 손톱 깎는 거 외엔... ㅡ,.ㅡ;;;
진짜 1년에 두세번 가량만 가끔 가서 큐티클 제거해주는 정도고요
첨엔 비싼데~ 싶다가.. 그래 뭐 오랜만에 하지 뭐 하고 전화해서 예약하고 같이 갔어요
동네지만 첨 가는 샵이었는데 직원분들 친절하시고 다들 좋았어요
제가 먼저 관리 받고 칼라 칠한 후 말리고 그 담에 신랑이 케어 받는데
물끄러미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더니만
온 김에 발도 하지 그래?
이러대요..
손이야 만원대지만(젤 말고 일반 매니큐어요)
발은 각질케어 합치면 5만원이나 하더라고요
발까지?? 하고 놀라하니까 온 김에 해~ 이러길래
비싸다고 눈짓줬더니 돈 생각말고 이쁘게 해~ 보석도 좀 박고~ 이러대요;;;
회사 여직원들은 보석도 박고 그림도 그리던데 그런 것도 하라고 이쁘게~ 돈 생각하지 말고~ 이러는데
관리해주시던 직원 분들 웃으시고ㅋㅋ 남편분 재밌으세요~ 하더라고요
저는 속으로 '저 사람이 왜 저러지??'하고 땀 삐질삐질..
암튼 그래서 얼떨결에 발까지 하기로 하고 저는 각질관리 받으러 안으로 들어간 사이에
신랑은 다 하고 정리하더니 자기 먼저 집에 가도 되겠냐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죠
나가는 거 보고 저는 발 관리 받으면서 깔깔 웃으면서 직원들이랑 수다 떨고 있었어요
근데 10분 쯤 지났나 갑자기 신랑이 가게로 슥 들어오는거예요
저는 놀라서 어? 왜왜? 이랬는데
말없이 카운터 쪽에 있던 직원한테 '이거 나눠 드세요~' 이러고 뭘 주더니 휙 나가더라고요
저는 뭐지? 뭐지?? 이러고 있는데 직원이 갑자기 어머머~ 이러더니 신랑이 주고 간 걸 들고 왔는데...
글쎄 가게 옆 카페에서 파는 티라미수 빙수를 포장해온거예요;;;
그 전에 저 손케어 받을 때 직원분이 오늘 하루종일 손님 많아서 식사도 못했다고 배고프다 했는데
마침 티비에서 누가 케이크 먹는게 나와서.. 저랑 둘이 달달한 티라미수 먹고 싶다고 두세번 그랬었거든요..
옆에서 안 듣는 척 하더니 그걸 듣고 사 온거죠
직원들이 연신 감탄하면서 남편분 넘 센스있고 자상하다고 칭찬 릴레이~
그리고 더 놀랐던 건.. 신랑이 언제 저 모르게 이미 회원권 30만원어치를 끊어놓고 갔더라고요;;;
저 잠깐 안쪽에 있던 사이에 카운터에서 회원권 끊고 갔다면서...
그럼서 카운터에다가 우리 마누라 이쁘게 잘 부탁한다 그러고 갔대요...ㅜㅜ
직원들이랑 빙수 나눠먹으면서 계속 너무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카톡으로 말하니까 으쓱~해하더니
여름인데 발 맨날 암것도 안 바르고 시커멓게 하는 거 볼 때마다 맘에 걸렸다면서
다들 하는건데 비싸서 못 하는 건가 싶어서.. 전부터 꼭 해주고 싶었었대요
그럼서 자기 손 케어는 핑계였고 실은 저를 샵으로 데려가기 위함이었다고ㅜㅜ
그냥 가서 받으라고 하면 분명 제일 싼 거 할 것 같아서 아예 회원권으로 끊었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관리 받으라고 하더라고요...ㅜㅜ
우앙... 울 신랑 왤케 이쁜 짓 퍼레이드죠~~
집에 돌아오니 재활용 분리수거해서 싹 다 버려놓고 설거지도 해놓고~~
기분 좋아서 신랑 좋아하는 보쌈 사줬어요^^
맛있게 한 상 먹고 기분 좋게 신랑 자랑 좀 해봅니당... 헤헤
오늘... 2세도 한번 가져볼까봐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