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승연에게 짱돌을 던지랴 by 우필승
수없이 쏟아지는 포르노 스팸메일로 골치가 아프지만, 스팸메일은 장사가 되기 때문에 계속 보내는 것이다. 전국에 걸쳐 수도 없이 많은 사창가, 퇴폐영업을 일삼는 단란주점,노래방, 퇴폐이발소 그리고 면단위 시골마을의 티켓다방까지 여자의 성을 돈으로 사고파는 행위를 버젓이 하고 있다. 전국의 러브호텔은 교육이나 주거나 수질환경은 깡 무시하고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부킹제일을 내세우는 나이트는 이 밤도 환락을 부채질한다. 아침마다 스포츠신문은 선정적인 사진과 기사로 도배를 하고 세상은 온통 몸짱이니 얼짱이니 하면서 좀더 섹시하게 좀더 요염하게 좀더 관능적인 광고로 도배를 한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고 소비가 있으니 생산이 있는 것이다. 누드사진 몇장 찍어 돈번 연예인들이 있는 한 조금씩 더 유명한 여자 연예인들이 조금 더 노출을 확대하면서 조금씩 더 과감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승연이 잘못한거라곤 정신대를 끌어들여 몫돈 좀 제대로 벌어보려 했던 의도 밖에 없다.
겉으로는 평생 딸딸이 한번 안치고 야한 비디오 한편 안 볼것 같은 근엄한 표정 지으면서 속으로 원조교제까지 스스럼없이 하는 성에 대한 이중성과 사회적 편견이 묵인되는 이중적인 성문화가 있는 한 오늘의 사태는 재발할 것이다. 호들갑 떨일도 없다. 이승연이 정신대를 이용하지 않았어도 이승연의 누드사진은 날개돋힌 듯 팔렸을 거고,이승연과 제작진이 비난과 모욕을 감내하고 정신대 컨셉을 그대로 팔아도 누드사진은 소리소문 없이 알게 모르게 또 그렇게 팔려나갈 것이다. 관음이란 속성상 몰래 혼자 들여보고 엿보는 비밀스러운 게 아니던가.
이승연은 억울할 것이다. 제작진은 정신대를 들먹이는 컨셉마저도 대범하게 봐줄 거라고 저희들끼리 희희낙낙하면서 히트와 대박을 예감했을 것이다. 그런 기획의도가 가능한 전제는 이 땅의 왜곡된 성문화도 문제지만, 정신대이야길 자랑스럽게 떠벌여도 될 정도로 친일청산과 관련한 어떠한 법적인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법적인 건 고사하고 친일이 범죄가 되지 않고 친일이 도덕적으로도 하자가 없는 일이라는 수구기득권의 논리에 깃들여진 문화적 토양도 한몫 거들고 있을터지만...
36년이나 주권을 침탈하고 민족혼을 말살하는데 앞장 서 찬양하고 동조하고 자기 배를 불렸던 이들의 인명사전 좀 만들자는 예산이 어김없이 삭제되어도 괜찮은 나라에서 이승연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게 웃기는 일이다. 어차피 모든 게 수용되는 환경 아니었던가. 부끄럽게도 우리역사는 친일에 관하여 어떤 것도 청산하지 못했다. 솔직히 살아남기 위해 호구연명을 하기 위한 친일은 어쩔 수 없는 불행이라고 쳐도,일본에 친한 척하는게 아니라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을 이용해 호의호식하고, 민족과 백성을 등쳐먹고 찬양과 미화에 학살을 일삼았던 수구언론과 기득권세력이 존재하는 한 친일청산은 아득한 희망이다.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작업도 요원하기만 하다.
친일,호일에 관한 한 현행법은 어떤 단죄도 할 수 없다. 민족을 팔고,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를 등쳐서 빼앗은 땅들이 50년이 넘어서 주인찾기 법적 소송을 하면 아직도 매국노의 자손에게 돌아가는 부끄럽고 원통하고 억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매국노가 독립군을 제치고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게 대한민국의 법과 원칙이다. 친일인명사전 만드는 예산 5억을 삭감하는 자들이 의회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나라다. 철저하게 차떼기하고 불법과 편법을 일삼아도 또 그 넘들이 과반의 의석을 차지하는게 당연한 세상이다. 그 넘들이 법을 만들고 그런 넘들이 틀어쥐고 있는 정치,경제,사회,언론,법조,관료를 망라하는 총체적인 수구기득권의 카르텔이 60년 가까이 무너지지 않고 철옹성을 구축해왔는데 어찌 하루아침에 달라지랴.
정신대,징용,강제노역을 비롯하여 억울하게 숨져간 수많은 민초들의 원혼이 아직 편하게 눈감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다. 이승연에게 쌍년이라고 매도하는 것으로 마치 자기가 대단한 민족주의자이고 성에 관한 한 깨끗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는 척 하지마라. 냄비처럼 들끓고 냄비보다 더 빨리 식어버리고 못 본체 잊은체 하는 우리들의 속성을 고치고 변화시키지 않는 한, 제2의 제3의 이승연과 그와 유사한 사건들은 끊임없이 일어 날 것이다.
브레히트가 얘기했던가,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분노라고. 병적인 집착이 있어야만 이땅의 불의에 당당히 맞서는게 가능한 환경이다. 꼴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 무식하다고 맨땅에 헤딩하냐며 비아냥 받았던 사람들이 묵묵히 땀흘리며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꿔왔다. 밥먹고 사느라고 잊었던 문제, 밥먹고 사느라 외면했던 문제들이 우리에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했을 중요한 문제들이다. 이제 병적이지 않아도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도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한푼두푼 모으듯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를 조금씩 조금씩 발산하고 모으고 결집하는 작업을 해나가자. 힘들지만 시작하자. 제2의 정치혁명이, 제3의 의식혁명이 일어나도록 하자. 너무 잘난 척하지 말고 서로의 힘을 보태주며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자. 이승연때문에 우울했던 주말에...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