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빼앗은 ‘52만원’의 황당한 진실

전혜숙 전 의원, 금품제공 혐의 무죄 … "악의적 제보자의 자작극"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명숙 대표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서울 광진갑 후보로 전혜숙 전 의원을 단수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당 지도부는 정작 최종 공천 과정에서 전 전 의원에 대한 단수추천을 박탈하고 김한길 의원을 공천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전 전 의원이 지역구에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공천을 박탈한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공천권을 박탈당하자 당 대표실에서 항의농성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지만 지도부의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당시 민주당 주변에서는 "단수 추천을 했다가 박탈한 전례도 없지만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박탈하는 것은 황당하다"거나 "모 최고위원의 입김이 작용해 특정 계파를 죽이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기만 했다.

그런 전 전 의원이 4일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합의부는 이날 판결에서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장 모씨가 52만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할 무렵에 대한 진술은 믿을 수가 없다"며 "객관적인 금융거래정보 등에 비춰 검찰에 압수된 현금 52만원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돈과 동일한 돈이라는 진술은 믿을 수 없다"며 전 전 의원의 금풍제공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전 전 의원측에 따르면 재판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전 전 의원으로부터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52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장 모씨가 경찰에 제출한 돈봉투는 장씨가 자신의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가 재판 과정에서 제출받은 장씨의 금융거래정보 등을 조회한 결과, 장씨는 자신이 전 전 의원에게 받았다며 경찰에 돈봉투를 제출하던 날 오전 현금 50만원을 5만원권 10매로 인출했다가 이를 곧바로 입금한 후 1만원권 50매를 인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의 자작극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장씨의 자작극이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찰은 장씨의 금융거래정보 등에 대한 기초적인 수사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경찰 내사 과정에서 장씨가 제출한 돈봉투에서는 전 전 의원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는 등 의문투성이였다. 검찰이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만 확인했어도 전 전 의원에 대한 기소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날 무죄판결을 받은 전 전 의원은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면서도 정치권의 구태와 한심한 검찰 수사능력에 대해 화살을 돌렸다. 전 전 의원은 5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돈을 받았다고 하면 대부분 정치인이 불리하다는 사회적 통념과 경험을 악용해 경쟁 후보측을 죽이려는 악의적 제보자의 자작극임이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이런식으로 정치인을 죽이기 위해서 비슷한 범죄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자신의 공천권을 박탈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대선 기간중에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잘못된 정치권의 관행과 공천 행태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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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함을 항의하는 전혜숙을 피해 경호받으며 옆문으로 도망가는 한명숙 & 문성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