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킬러' 문국현, '이명박 대운하' 직격탄
[뷰스앤뉴스] 2007년 01월 31일(수) 09:58
"시멘트보다 지식에 관심 가져야" "대운하는 국제경쟁력에 역행"
범여권 '제3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31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직격탄을 날렸다.범여권에서 '이명박 맞수'로 거론돼온 문 사장의 본격 행보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이명박 대운하는 국제경제력에 역행"
다보스 포럼 참석후 귀국한 문 사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대권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내륙운하 구상과 박근혜 전 대표의 한-중 열차페리 구상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시멘트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지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문 사장은 특히 이 전시장의 대운하 구상을 지목해 "다보스포럼에서 친디아(중국+인도) 물결에 한국이 잊혀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다"며 "국토개발 관점에서 중국이나 인도와 경쟁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자원의 낭비가 심해지고, 시간도 10년씩 걸릴 테고, 사람들을 부동산 붐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그것은 국제경쟁력에는 정반대 기능을 한다"고 구체적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세계 경제권을 이해하고 경쟁할 수 있는 지식과 문화를 갖는 게 시기적으로 절박하고 효과도 빠르다고 본다"며 "토건 중심적으로, 국토의 부를 어느 한쪽으로 몰아주기 위한 국토개발에는 한계가 있다"고 거듭 대운하 구상을 비판했다.
문 사장은 박근혜 전대표의 열차 페리 구상에 대해선 "한-중간 (열차페리) 연결은 국내 내륙운하보다는 나아 보인다"며 "우리는 산업시설이 내지가 아닌 임해공단에 있어서 바다를 이용하는 게 오히려 낫고 굳이 내륙운하를 이용할 이유가 없으며 배가 산으로 가는 건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고 호의적 평가를 했다.
그는 자신이 여권의 `제3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일단은 그쪽(정치)을 전공하신 분들이 있고 저희처럼 한 분야에서 30여년씩 한 우물을 판 분들이 그런 자격이 있는가는 서로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시민사회-친노진영 모두 호감 갖는 '이명박 킬러'
문국현 사장은 이날 '이명박 초토화'는 그가 평소 "유한킴벌리에는 육체근로자가 없다.지식근로자가 있을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지식산업 예찬론자라는 점에서 본다면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문 사장의 현재 정치적 위치를 보면 그렇게 간단치 넘길 사안이 아니다.문 사장은 연말대선때 '제3 후보' 옹립을 천명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미래구상'에 관여하고 있다.또한 노무현 대통령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시민사회와 친노진영 모두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친노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는 대조가 되는 대목이다.
이에 오래 전부터 정가에서는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이명박 전서울시장으로 결정날 경우 이 전시장에 대한 대항마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 및 친노진영이 문국현 사장을 내세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어왔다.문 사장의 경력도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1949년 서울생으로 서울대 대학원을 나왔다.지역감정에 식상해하는 수도권 표를 겨냥할 수 있다.문 사장은 또 기존의 재벌중심적 경제시스템에 비판적이다.그는 이건희 삼성회장의 "천재 한명이 수십만면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주장에도 "대기업을 다 합쳐도 1백만명을 고용 못하는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대표적 왜곡사례"라고 비판할 정도다.그는 대신 자신이 채택한 '4조2교대' 즉 하루 12시간씩 나흘 일하고 사흘은 쉬며 평생학습을 하는 방식을 동원하면, 고용을 대폭 늘리고 노동생산성도 높이는 '고용 있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대기업 CEO 출신인 이명박 전서울시장과 대척점을 이룰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바로 문사장의 이 주장에 매료돼 대통령 취임후 문사장과 자주 독대를 했으며, 문사장의 '4조2교대'의 전국적 확산을 지시해 친노인 김두관 당시 경남지사 등이 이를 도입하기도 했다.이 인연으로 문사장은 2004년 5월부터 1년여간 대통령 직속 '사람입국 신경쟁력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문 사장은 이밖에 숲가꾸기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대표적 환경운동가이자, 대인관계도 유연하기로 정평이 있는 등 여러 모로 잠재력이 있는 잠룡으로 평가되고 있다.문제는 '낮은 인지도'. 그러나 그를 잠룡으로 생각하는 측은 이명박 전시장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하면 인지도를 순식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그의 공개적인 '이명박 비판'은 그의 정치행보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정가 안팎에서 낳고 있는 것이다.향후 문사장의 일거수일투족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까닭이다.
/ 박태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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