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갓 서른살 된 남자에요..
대학 졸업하면서 서울로 올라와 혼자 지낸지 4년에 접어드네요
처음엔 야근도 곧잘 하고, 술도 마시면서 버텨왔는데
2-3년째 접어드니 힘도 없어지고 이걸 왜하지 라는 생각에
일도 손에 안잡히고 그랬었거든요
그러는와중에 연말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의사선생님이 흉부사진을 보시더니 과거에 폐렴이나 결핵을
앓은적이 있는지 물어보시더라구요
당연히 없었으니..없다고 하니까..흠..하시더라구요
한 열흘 지나니 병원에서 검진결과가 나왔고,
즉시 내원하라더니 다시 CT사진 찍고 혈액검사하고 이것저것
하더니 활동성 폐결핵이라네요..
다니던 회사도 당분간 쉬면서 집에서 치료중입니다..
회사에선 옛날에나 걸리던 병에 걸리냐고,
혼자살아 못 먹어서 그런거라고 핀잔주더니 주말에
먹을거 잔뜩 사와서 챙겨먹고 힘 없으면 시켜먹으라고
용돈도 주시고 가시더라구요
평소에 그렇게 싫던 사람도 그땐 좀 고마웠어요
다행히 가족들은 다 외국에 있어서 전염은 안됐을거라 안심하고
있는데 왜이리..마음이 편하지가 않을까요
괜시리 눈물도 납니다..이러다가 혹시?! 하는것도 있고..
약은 아파죽겠고, 하루종일 피곤하다못해 눈이 아파요..
오줌은 맛있게 생긴 석류색깔이고.. 점점 환자가 되어가요
병원갔다오는길에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후원단체가 보여
국내, 외 소아한명씩 후원신청하니 뜨개질 세트를 주네요
시간도 많은데 모자나 만들어 보내야겠어요..
질병관리본부랑 보건소랑 어디 연구원에서 연락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해외여행할수있느냐 물으니,
출국은 금지상태라 안될거고 국내는 마스크만 쓰면
자가로는 다닐수 있다고 해서 일주일 정도 좀 다닐생각입니다
아참, 그리고 혹시 볼수도 있을것같아서..
고흥에서는 잘 지내고 있니?
시간이 많이 지났긴 했지만 같이 지냈을때 혹시나
내가 너한테 옮겼을까봐 걱정 많이 된다
문자남겼는데 읽었는지 번호가 바꼈는지 답장이 없네
염치가 없어 전화는 못 하겠고
너가 오유 하는걸 아니까 이렇게 글 쓴다
의사선생님은 그럴 확률이 거의 없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꼭 한번 시간 내서 가봐..걱정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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