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소리에서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요 일간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형근 교사와 관련해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전화로 만난 김형근 교사는 지난 11일 김교사의 아들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편지마저 본인의 동의 없이 언론에 공개되며, 곤혹을 겪고 있어 조금은 지친 목소리였다.
하지만 김형근 교사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조선일보의 횡포를 회피하고 말았지만, 이번엔 다를 겁니다. 보호해주어야 할 부분을 짓밟았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는 그 대가를 치를 겁니다"라며, 조선일보를 향한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김형근 교사 인터뷰 전문
기자: 현재의 심경을 말씀해주세요.
김형근: 착잡합니다. 조선일보 공격은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이 적으니...
기자: 논란이 되고 있는 행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김형근: 2005년 5월 말에 열린 남녘 통일열사 추모제 전날 저녁 문화제에 학생들이 한 30분가량 아주 재밌게 행사했습니다. 그동안 통일교육 쪽에서 자기들이 뽐낼만한 재주를 마음껏 발휘하고 왔어요. 6.15 공동선언문을 공동으로 암기한다든지, 아니면 통일열차놀이를 한다든지,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함께 불렀고, 신형원씨가 불렀던 노래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부른다든지... 그리고 청소년 수련원에 가서 자고 이른 새벽부터 원래 목적인 산행을 했어요. 이것이 전부입니다.
기자: 보수 언론에서 그 행사를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형근: 아마 다시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의도이겠지요. 과거 자기들이 누렸던 권력의 전부를 갖고 싶어서요. 거기에 힘없는 교사와 학생을 희생양으로 만든 것입니다.
기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는 국정원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던데 사실인지요?
김형근: 전혀 조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에서 내사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옛날처럼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자기들의 목적에 유리하도록 계산된 의도인 것 같습니다.
기자: 기사가 보도된 이후 관촌중학교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김형근: 말할 수 없는 분노와 자기 상실감에 빠져 있습니다. 이것이 가슴이 아픕니다. 학생들의 순수한 통일의도가 어른들에 의해서 짓밟힌 것이지요.
기자: 기사에서 통일카페가 언급된 이후로 카페에도 많은 비난 글이 올라갔다던데...
김형근: 카페가 문제가 아니라 교육청, 학교, 개인 집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협박전화를 받았습니다. 요즘은 조금 덜한 편이구요. 하지만 학생들이 받고 있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기자: 지난 11일 모 신문에 아들에게 보낸 편지가 기사로 실린 것을 봤는데... 이 편지가 올라가게 된 경위와 해당 신문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신가요?
김형근: 우선 제 가족의 문제입니다. 가족의 이해와 설득이 당장 고민입니다. 저는 이를 부치지도 못하고 카페 구석 마음의 편린에 담아 두었는데 이를 공개했더군요. 가슴으로, 피눈물로 쓴 글을 조롱하고 비틀어대다니, 피도, 눈물도, 양심도 말라버린 냉혈 족속들이란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 땅의 보수라는 무리들은 하나같이 최소한의 합리성도 없이 흑과 백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지... 몇 년전 개인 편지까지 공개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조선일보 새끼 보도 매체인 데일리안의 행태에 전율을 느낍니다.
기자: 여러 시만사회단체의 보도 자료를 통해 보면 왜곡된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하고 있던데... 간단히 좀 짚어주세요.
김형근 우선 조선일보 첫 보도에서 왜곡, 날조가 되었습니다. 가장 중심적으로 왜곡된 부분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빨치산 추모제’에 참석했다고 하여 색깔을 씌운 것입니다. 추모제에 참석하지 않고, 전날 전북 사회단체에서 개최한 ‘전야제(문화제)’에 참여했습니다. 날조된 부분은 제가 이메일로 주체사상을 전파시켰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저는 무슨 주의자는 아닙니다. 다만 학생들이 통일시대 주역이 되도록 가르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마녀사냥의 그림에 저를 끼워 맞추어 대대적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 이지요.
기자: 이런 상황을 앞으로 어떤 형태로 대응할 계획이신지요?
김형근: 우선 작은 성명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모임에서 성명서를 만들어 전교조 전북지부 게시판에 올려놓는 일입니다. 비록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일입니다. 하지만 민중의 바다를 만들어 조선일보를 침몰시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조선일보의 횡포를 회피하고 말았지만, 이번엔 다를 겁니다. 보호해주어야 할 부분을 짓밟았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는 그 대가를 치를 겁니다.
기자: 까페에 들어가 보니 학생들이 이 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은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김형근: 나이 어린 제자들이 항상 마음에 걸립니다. 고발이나 여러 조치들을 생각해 보았지만 아이들과 관련된 일이라 항시 주저하고 머뭇거려집니다. 학생들은 이제 뒤로 물러섰으면 합니다. 어른들이 싸울 것이니까요. 이미 작은 성명서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잖아요.
기자: 끝으로 간단히 기사를 통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적어주세요.
김형근: 요즘 제 기도의 주제는 “주여~ 조선일보를 용서하소서”입니다. 이는 전주 언약교회 목회자와 신도들이 낸 성명서 제목인데, 용서할 수 없는 집단을 보면서 하는 말입니다.
출처 = 참소리(전라북도 인터넷 대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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