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기도 하고 누구한테 가까운 사이라면 더욱이 못털어놓을 고민이 있었습니다.
싸이 비밀 다이어리에 고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익명성을 이용해서
그냥 털어내버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욕먹을 준비하고 가식없이 씁니다.
제목: 자만심이 날 망치고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못하는게 없었어요.
맨날 어떤 일에 마음을 먹으면 절실함이 묻어났고
절실함에서 항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놓았어요.
체력도 뒷받침되어 원하는걸 이루기 위해서
날밤 몇 번 까는건 문제도 아니였어요.
너무 기고만장하고
맘속으로 항상 '내가 최고다' 라는
자만심이 넘쳐났어요.
고등학교때 너무나 많은
과장된 인정을 받아서 자만심에
대학을 너무 적은곳에 넣었어요.
뭐 당연히 만족스럽지 않았고 처음으로 실패란걸
맛봤어요. 하지만 더 강해지고 내 야망을
더 불타오르게 했어요.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길
바랐고 무조건 공부만 했어요.
1학년 1학기 4.0학점으로 미국 아이비리그중에서도 높은 대학에 넣었어요.
이번에도 기고만장했나봐요. 한 군대밖에 안넣었으니까요.
안됬어요. 난 더 강해졌어요. 2학기땐 다른곳에 넣었어요.
거기서 직접 클래스를 들으면서 그 학교 교수의 추천서까지도 받았어요.
이번엔 정치적인 이유로 우리학교 학생을 거기선 안뽑는다고
떨어트렸어요. 교수도 미안해했어요. 슬슬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위축되어갔어요.
2학년 1학기때 마지막으로 여러군대 넣었어요.
5군대 정도 넣었어요. 모두 다 좋은곳이였어요.
그중에 3군대가 되었어요.
막상 되고나니 허무했어요.
막상 대학 붙고나니 졸업하고난 뒤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생각해놓은거 없다가 당연히 떠오르는건 취업뿐이였어요.
그래서 취직 잘되는 학교로 골라서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빠가 사업을 하세요.
존경하시고 내 롤 모델이였던 할아버지께서도
우리나라 3대 기업의 창립회장이셨어요.
그래서 항상 꿈이 대기업에 취직하려던 한국 친구들을 보면
"왜?" 내지는 "인생의 목표가 고작 취직이였냐"고 또 물었어요.
우리 할아버지께서 이바지하시고 몸담아시고 키운 기업
그런 대기업에.. 남이 세운 남 회사에 들어가려고
아둥바둥거리고 그런 모습들이 이해가 안갔었어요.
참 한심했죠.
아무튼 그런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앨리트라는 소리를 듣게 된대요.
그리고 대기업 들어갔다고 엘리트라는
칭호를 받고 좋아하는 애들을 보며
속으로 좀 비웃었어요.
난 항상 '우리 할아버지께선 니들이
그렇게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의 창립일원이셨다'
라는 위험한 잠재의식이 잡혀있었나봐요.
이제는 그 회사 주식은 커녕
관련된 사람 몇 명밖에 모르는
허울밖에 없는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대학 와서 지금 내 입장이
취직하려고 발버둥치는 내 입장이 너무 한심스러운거에요.
취직하려던 사람을 전혀 이해를 못하다가..
한심한듯 속으로 비웃다가..
대학을 취직위주로 생각하고 와버렸고
나도 모르게 취직을 생각하게 되어버리다니..
내가 왜 좋은 대학 오려고 했는지 너무나 허무해졌어요.
인생조차 허무했고 돈이라면 이미 있을만큼 있는데
왜 그렇게 행복을 놓치면서까지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없애면서까지
공부를 해왔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 했고
취직을 하려는지 너무나 후회가 됬어요.
어느날 부터 절실함 마져도 없어졌어요.
여태까지 내가 자만해왔던것 때문에 덫에 걸리고 말았어요.
열심히 살아온게 왜 그래왔는지 모르겠는거에요.
방황이 시작됬어요..
집안교육 특히 돈쓰는거에서 엄격하게 자라왔는데
흥청망청 쓰고, 술마시고..
속의 공허함을 돈으로 풀기 시작했어요.
내가 내가 아니게 되었어요.
겉으론 막 즐거운척 순간의 웃음과 행복을
억지로 찾아다녔어요.
하지만 속은 매일 텅텅 비었있었어요.
내 자만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어요.
이렇게 살다간 하루가 멀다하고
허울마져도 날라가고 집안마저
말아먹고 남에게 듣는건
내가 집안 말아먹었다라는 비난뿐일꺼에요.
두려워요.
애초에 누구나 그렇듯 가진게 있건 없건
결국엔 허울뿐인 인생이였어요.
결국엔 남들과 똑같은..
인간.인생.이였을 것을.
속이 너무 텅텅 비었어요.
답답해요.
밤에 혼자 술먹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날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누가 좀 날 좀 안아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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