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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68666
    작성자 : 익명의솔로
    추천 : 74
    조회수 : 8717
    IP : 211.169.***.48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4/02 08:01:07
    원글작성시간 : 2010/04/02 00:13:32
    http://todayhumor.com/?humorbest_268666 모바일
    뜻밖에 들어가게 된 그녀의 원룸 침대에서 [19금]
    그러니까 그게 언제냐면 한 3년 된 듯하다. 절대 소설을 쓰는 건 아님. 

    난 그 당시 솔로였고(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쭈욱 그냥 솔로였고) 그녀는 남친이 있었다가 그 남자 해외로 MBA 나가면서 졸지에 솔로가 되버린 돌씽 가련녀였다. 나보다 두살 위였나..
     
    우연히 같이 술자리를 하게 되었고 심하게 취한 그녀를 동네까지 바래다 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여자상사가 나를 시킨거 보면 나를 참 믿었나보다. 하기야 우리 회사에서 나를 믿었지.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순진하고 착해~ 

    그래서 뭐 늘 솔로이긴 하지만. 

    남녀관계란 자고로 뭔가 용기가 필요하고 뻥도 좀 치고 허세도 좀 부려야 엮어지는 법인데 난 그런거랑 거리가 멀었다.

    소개팅을 했을때도 솔직히 말했다. 돈 벌어놓은게 변변찮다고. 집안에 부모님도 그렇게 돈 많은 거 아니라고. 

    물론 그 말을 맨 처음 자리에서 한 건 아니고 이 여자 나에게 좀 관심있는 거 같다 싶었을 때 그러니까 두번째나 세번째 정도에서 항상 오픈했는데. 

    하지만 번번히 그 뒤로는 소식이 없다. 기분좋게 두세번 만남까지 가지고 난 다음에 말이다. ㅠㅠ

    어쨋든 나의 무능탓에 번번히 좋은 여자를 다 놓치고 그러던 차였다. 

    아참. 다시 본론으로! 그날 그러니까 그녀가 사는 동네 입구까지 가서 택시에 내려 그녀에게 들어가라고 하고 돌아설려고 했는데... 

    "여기가 어디야?" 라고 하네. 미침. 이 여자 술 좀 많이 마셨나부다.

    "엥? 여기서 내리면 된다면서요."

    "아~ 하하하하 맞다맞다 여기 우리 동네구나"

    "혼자 가실 수 있겠어요?"

    "(혀꼬부라진소리로) 나 잘몰라. 우리집 어느쪽이야 하하하하 너무 취했어" 평소에도 반말반 존댓말 반이지만 지금은 완전 반말이구나. 

    "나 참. 자기가 자기집 모르면 어떻게요"

    "이쪽으로 가면 되는데. 기억이 잘 안나.하하하하"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댄다. 머냐 필름이 왔다갔다하나부다. 

    그래서 부축을 하고 그녀가 말하는 골목으로 올라갔다. 

    "이쪽으로. 맞아 이쪽이야" 그녀가 말하는 곳으로 그녀를 부축해서 가다가 여기라며 빌라 앞에 섰다. 

    아참 그러고보니 2차 노래방에서도 내 옆에 와서 추근추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이 여자 술버릇이 좀 안좋구나했는데.

    "열쇠가 어딨지. 이거 맞나 한번 확인해 줘"

    미쳐. 부담스럽게 문까지 열어달래냐. 아무리 술이 취해도. 

    주섬주섬 문고리잡고 흔들었더니 떡하니 출입문이 열린다. "맞아요~"

    뒤에서 보고 있다가 열쇠를 받아들고 들어간다. 그러면서 뒤를 돌아 보며

    "들어와. 커피 한잔만 하고 가." 

    헉!!! 이건 아닌데... 

    난 순간 문 앞에서 한참을 멍 때렸다. 어 어 어 이건 아니지않나... 

    매사에 조심스럽고 경우에 어긋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도 그 시츄에이션에서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순간 불이 확 타오르는 걸 느꼈다. 

    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난 이 여자랑 같은 회사에 다닌다는 것 밖에는 없는데 이 시각에 내가 여기 들어간다는 의미는 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

    들어가 버렸다. 정말 본능의 힘이 얼매나 무서운 지 난 느꼈다. 

    이래서 멀쩡한 가장들이 바람도 피고 인터넷에서 채팅하다가 뛰어나가 원나잇을 즐기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난 분명히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어쨋든 지금은 그녀의 침대에 앉아 끓여오는 커피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이 상황 너무 ... 가슴 벅차다. 아마 심장이 조금이라도 약했으면 심근경색이 올만한 심각한 상황인듯하다. 

    왜 가슴이 뛸까. 난 그저 커피 한잔 마시고 가면 되는 거야. 난 이 여자의 성의를 봐서 여기 들어온 것일뿐 다른 의도는 없어. 그깟 커피 한잔 야심한 밤에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와서 얻어 먹었다고 동대문에서 묶인 채로 돌팔매 당할 일도 아니다. 마음 굳게 먹고. 커피에 집중하자. 이건 그저 평범한 커피타임일 뿐이야!

    그녀가 커피를 가져다 준다. 취했다더니 조금전까지의 취기는 간데없고 아주 정상적이다.  

    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고 방 주위를 돌아보고 있는데 그녀가 옷을 벗는다. 경악! 난 커피를 뿜어 버릴것 같은 본능적인 두려움과 함께 애써 가두어 두었던 본능이 사슬을 끊고 토해내는 분노의 울부짖음을 동시에 느낄수가 있었다. 허거거거거걱. 

    그녀는 덥다는 이유로 내가 보는 앞에서 바지와 웃옷을 벗어 벗어버리고 짧은 반바지와 간들어지는 나시티를 갈아 입는다.

    정신을 차리자. 호랭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 나갈수 있어. 일단 그녀의 당황스러운 행동은 그저 날 편하게 생각하니까 그런거야. 절대 난 경우에 어긋난 일을 도모해서는 안돼. 이 여자는 내 직장동료라구.ㅠㅠ 절대 그 어떤 일이 있어서도 안돼. 절대! 네버! 누나 옷갈아 입는 것도 많이 봤잔아. 괜찮아 임마. 아무일 아니야. 괜히 부담스럽게 느끼는 내가 구식이야. 이런 건 그저 쿨하게 생각하면 되는 거라구. 빨리 커피나 마시고 커피 감사하다는 말 잊지 말고 빨리 나가야.... 

    그 순간. 조명이 나가버린다!! ㅠㅠ 

    사이드 조명 몇개만 켜 놓고 내 쪽으로 다가온다. 오! 마이! 곳!!!!  

    그녀가 바로 옆에 앉는다. 나를 쳐다 본다. 뚫어지게.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자 순간 소름이 쫘악! 

    "여기 왜 들어왔어?"

    ".........." 후덜덜. 난 아무말 못하고 애써 침착해하며 그녀를 다시 쳐다 봤다.  

    "저... 죄송해요.. 다른 분들에게는 정말정말 비밀로 해주세요. 전 정말 다른 의도는 없었어요. 그냥.. 어쨋든 정말 죄송해요."라며 커피잔을 놓고 일어서려니까 ...

    그녀가 손쉽게 나를 잡아 앉힌다. 

    "난 그게 아니라 나 마음에 있냐구?"

    "????? 그게 무신 말씀이신지?" 난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

    "나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알지?"

    "아.. 그거.. 예.. 저도 들었어요."

    "나 사실 말은 안했는데 자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 입안에 침이 마른지는 오래다. 

    "못 느꼈어?"라며 내 어깨에 팔을 얹는다. 

    "........" 거북이마냥 손발이 몸속으로 오그라들어가는 느낌이다. 

    "나 남자친구 기다릴까 아니면 바꿔탈까?"  

    "아.... 저 아직 ... 솔직히 ... 그런 생각 .... 못해봤... "

    그녀가 나를 침대에 밀어서 눕혀 버렸다. 그녀와 엉켜버렸다. 그녀의 침대에서. ㅠㅠ  심장의 폭풍박동! 

    격투기도 아니고 그녀는 어느새 마운트 포지션을 차지하더니 그녀의 얼굴을 내 얼굴위에 갖다댔다. 

    사시가 될만한 가까운 거리까지. 

    "사귀는 거에 동의한다면 키스해 줄께."라며 그녀의 손으로 내 볼을 만진다. 

    난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를 중량감있고 느끼고 있었고 나도 술도 취했기에 정말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간 거라고 봐야 된다. 한마디로 본능은 요단강을 건너버렸다. 이성일랑 강 건너편에 남겨둔 채.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번뜩 스친다. 

    내가 8년째 짝사랑하던 그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 다가설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한 사랑.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사랑. 그녀가 떠오른 건 왤까...

    그녀는 저멀리서 나를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순간 난 그녀를 밀치고 바로 앉았다. 

    "죄송해요. 절대 비밀로 할께요. 오늘 일은 죄송합니다."하며 난 그녀의 집을 나와 버렸다. 

    본능이 99.999999%를 점령했던 도저히 빠져 나올수 없었던 그 순간에 

    난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밤하늘에 그녀가 웃는다. 

    다가설 수 없기에 

    더 간절하고 

    더 서러운

    내 사랑.

    그녀.

    당신을 사랑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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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0/04/02 00:47:04  122.32.***.48  
    [4] 2010/04/02 00:53:19  110.44.***.34  
    [5] 2010/04/02 00:53:26  121.140.***.53  J2Y
    [6] 2010/04/02 01:10:54  110.70.***.225  
    [7] 2010/04/02 01:45:49  119.70.***.217  
    [8] 2010/04/02 01:54:21  116.200.***.152  
    [9] 2010/04/02 06:37:05  59.27.***.118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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